글|박목우
초생달이 뜰 무렵
아픈 이들의 가슴이 칼날에 베인다
파릇파릇한 호랑가시나무의 가시처럼
날이 선 희망을 견디기 어려워,
자진하는 생(生)
몸이 아픈 말 불가능한 사랑
상처마다 번지는 어질머리
낮술에 취해
붉어지는 눈가,
왜 어떤 희망은 절망이 되는가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는
해일처럼 덮치는 지난 기억들,
눈물과 절규와 그리고 때로 웃음과 웃음
아직 살아내야 할 날들이
무거운 중력으로 발길을 붙들고
그 힘으로 견뎌내었던 날들 지났는데
갑작스레 가벼워진 발걸음이
지상을 떠나게 하는구나
설움에 겨워 저 푸른 하늘을 마주보지 못하겠구나
세상의 끝, 지켜내야 할 것을 지켜내느라
무릎이 꺾이고 피멍 든 세월을 보냈는데
서럽다, 원통하다, 소리치면
이제 들어줄 귀 있는데
끝내 당신께서는 가셨다
네가 내게 준 것 시린 희망이니
나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라며
물구나무 선 말씀으로 가셨다
나무가 되셨다
뿌리를 푸른 하늘에 두고 잎을 땅에 틔우는 우주목처럼,
달은 점점 둥글어지고
밤은 점점 짧아진다
한낮이 길어지는, 동지 지나, 겨울,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