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은 간다

by 센터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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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경식 쉼표하나 2기 회원



복날 보양식으로 양반님 네들은 민어탕을 자시고 상것들은 개장국을 먹었다지? 예전에야 양반이나 포수가 아니라면 단백질 먹을거리가 좀 귀했겠냐구? 알을 낳는 닭도 귀한 몸이었을테고 소나 돼지고기는 엄두도 못 냈겠지? 그래서 동네에 돌아다니는, 누가 임자랄 것도 없는 개 한 마리 잡아서 마을 큰 나무 밑에 솥 걸어 나물 잔뜩 넣고 장 풀어 삶아서 어른이고 아이고 모여서 여윈 속을 채웠을거야. 소고기를 그렇게 끓인 음식을 육개장이라고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개장국이 먼저지 싶어.


언젠가 세기의 섹스심벌이라는 프랑스의 어떤 여배우가 개고기 먹는 한국 사람을 아주 야만인 취급을 한 적이 있어. 다른 문화를 가진 이국의 식습관을 가지고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도 깔때기로 사료를 목구멍에 강제로 밀어 넣어 간비대증이 걸리게 해서 먹는 푸아그라나 살아있는 원숭이의 뇌를 퍼먹거나 하는 것은 정말 못된 짓이겠지.


어쨌거나 예전의 백성들에게 보양식이라는 건 섹스를 위한 음식이 아니라 노동을 위한 음식이었던 거지. 삼복 같은 걸 속절이라고 해. 설, 추석 말고도 달마다 명절이 있어서 한참 더울 이맘때의 명절이 유두절이야. 하루 종일은 못 놀아도 아침나절에 노동하고 더운 낮에는 계곡에서 탁족하며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지. 일요일이 따로 없던 시절에는 명절이나 보름마다 있는 절기가 공일이나 반공일 아니었겠냐고. 한참 더울 철에 그나마 복날이 있어서 음식 나누며 땀을 들였겠지. 속절도 없이 더운 한철을 견딘다면 얼마나 고단했겠어.


아아 복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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