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하는 엄마 노동하는 삼촌

by 센터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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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근로자의 날이라서 쉬고
엄마는 노동자의 날이라서 쉬고


삼촌은 회사 안 가서 좋다고 하고
엄마는 회사 잘릴 것 같다고 하고


삼촌은 굴뚝이 있었다는 옛날 목욕탕 이야기를 하고
엄마는 굴뚝에 여전히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삼촌은 누나 일 아니니까 그런 일에 신경 쓰지 말라 하고
엄마는 내 일 될 수 있으니까 관심 가져야 한다고 하고


난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이나 노동자의 날이나 상관없다
엄마나 삼촌이나 저런 소리 안 하고
삼촌이나 엄마나 잘릴 걱정 없이
편안히 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시끄러워 죽겠다


유현아.jpg 유현아 시인

2006년 제15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아무나 회사원, 그밖에 여러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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