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다 실비식당 뒷마당
개밥그릇 덮으며 눈 내린다
인천역 화물열차의
검은 지붕 위에 하얀 눈 내린다
바다로 나가는 북성포구길
마저 지우며 인천항 8부두에
함박눈 내린다
하늘과 땅 사이 너와 나 사이
모든 경계를 지우며 온종일 눈 내린다
사람이 길을 버리고
길이 사람을 버리는 저녁
흰 눈을 고봉으로 퍼먹은 저녁이
하얗게 어두워지고 있다
이권 시인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 철도 노동자였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집으로 《아버지의 마술》, 《꽃꿈을 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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