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눈 가짜인 아빠는
한 번도 진짜인 적 없었다고
어디에도 오래 있을 수 없었지
하나의 눈으로는 아무것도 오래할 수 없었대
그땐 그랬대
아빠가 하는 일은
입구와 출구를 지키는 것
입구와 출구에서 어디로도 가지 않는 것
입구와 출구가 겹쳐진 공간을 오래 보는 것
낙엽을 조금 늦게 쓸었다고
쫓겨났다 아빠는
술주정 받아주지 않았다고 부녀회장한테 인사하지 않았다고 점심을 너무 오래 먹었다고 세차를 대신 해주지 않았다고 택배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휴가를 썼다고 함부로 몸이 아팠다고
쫓겨났다 아빠는
내겐 진짜였던 아빠는 어디선가 늘 가짜로 늙었다
다른 걸 지키다가 자신을 지키지 못했으므로
그러니까 당신들이 말해봐
천국의 입구와 출구를 지키는 사람은
천국이 허락한 사람인지 천국을 허락하는 사람인지
아빠의 왼쪽으로, 자꾸만 왼쪽으로 숨는
세계의 절반을 멀쩡한 당신들이 왜 볼 수가 없는 건지
최현우 시인
1989년 서울 출생.
201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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