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by 센터 posted Mar 14, 2016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아버지가 깨셨다 출근하니? 뜨거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바싹 말랐다 오늘도 늦을 거 같아요 가는 내내 뒤를 돌아봤다 나는 반대편 출구로 나와서 골목을 쏘다녔다
아버지는 가양동 현장에서 일하셨다 오함마로 벽을 부수는 일 따위를 하셨다 그런 일 같은 건 늘 바닥을 보는 거나 마찬가지 세상에는 벽이 많았고 아버지는 쉴 틈이 없었다
아버지께 당신의 귀가 시간을 여쭤본 이유는 날이 추워진 탓이었다 골목은 언젠가 막다른 길로 이어졌고 나는 아버지보다 늦어야 했다 아버지는 내가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 하셨다
배를 곯다 집에 들어가 현관문을 보며 밥을 먹었다 어쩐 일이니? 라고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외근이라고 말씀드리면 믿으실까? 거짓말은 아니니까 나는 체하지 않도록 누런 밥알을 오래 씹었다
최지인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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