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by 센터 posted Apr 23,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Files

밀양1.jpg

 

 

밀양밀양 하고 입안에 되뇌기만 해도

미량미량 부드러운 햇살이 온몸을 소곤소곤 감싸던 밀양 간다

언제였더라, 영남루에 올라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게도 부러워했던 

그런 진한 풍경을 더듬으며 밀양 간다

동그랗게 동그랗게 서로 몸을 의지하며

정겹게 흐르는 밀양강
 
그런 강 같은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밀양 간다

76만 5천 볼트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이 날벼락처럼 떨어지고부터

밀양강으로 햇살이 떼로 몰려왔다

흔적 없이 사라진 자리마다 

무성한 소문들만 둥둥 떠다닌다는 밀양에 간다

밀주교를 지나 남천교를 빠져나가면서도

내 기억의 눈부셨던 햇살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밀양, 지난여름 가혹한 시간을 견디느라

산이며 들이며 강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밀양

나 오늘 밀양 간다

 

글|시인 최상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 이사 理事 file 센터 2024.03.14 19
58 낮게 허밍으로 file 센터 2023.12.01 19
57 빙점 아래 file 센터 2022.12.23 30
56 어느 쓸쓸한 주점에서 file 센터 2024.01.17 31
55 평화야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file 센터 2023.04.27 31
54 사카라 file 센터 2023.07.03 34
53 그렇게라도 짖어보는 것이다 file 센터 2022.08.29 37
52 통화기록 file 센터 2022.10.31 40
51 레이어 file 센터 2023.09.11 43
50 짐승의 시간 file 센터 2022.04.25 48
49 조리사는 계속 모집되고 file 센터 2023.02.27 51
48 초심 file 센터 2022.06.27 53
47 뒷맛 file 센터 2022.02.24 59
46 주름의 노래 file 센터 2021.10.27 89
45 리어카를 구원하라 file 센터 2021.12.23 92
44 공범 file 센터 2021.08.25 93
43 봄날, 그럼에도 file 센터 2021.06.23 165
42 건너지 못하는 인사 file 센터 2021.04.26 166
41 흘역吃逆 file 센터 2021.02.26 188
40 우기의 나라 file 센터 2020.10.22 36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