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밀양 하고 입안에 되뇌기만 해도
미량미량 부드러운 햇살이 온몸을 소곤소곤 감싸던 밀양 간다
언제였더라, 영남루에 올라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게도 부러워했던
그런 진한 풍경을 더듬으며 밀양 간다
동그랗게 동그랗게 서로 몸을 의지하며
정겹게 흐르는 밀양강
그런 강 같은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밀양 간다
76만 5천 볼트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이 날벼락처럼 떨어지고부터
밀양강으로 햇살이 떼로 몰려왔다
흔적 없이 사라진 자리마다
무성한 소문들만 둥둥 떠다닌다는 밀양에 간다
밀주교를 지나 남천교를 빠져나가면서도
내 기억의 눈부셨던 햇살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밀양, 지난여름 가혹한 시간을 견디느라
산이며 들이며 강이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밀양
나 오늘 밀양 간다
글|시인 최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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