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내가 유난히 시큼했다 뜨거운 여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2011년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꽃 한 송이 말라가고 있었다 태풍이 불어 휘청거리는 크레인 위에서 꽃은 제 몸을 뜯어먹고 몹시도 흔들려 낙화 직전이었다 꽃잎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줄기는 말라비틀어질 무렵 난쟁이꽃들이 꽃잎을 떼어 엮은 다리를 타고 꽃은 현세로 내려왔다 형형색색 수천 송이 난쟁이꽃들이 물을 주고 그늘을 만들고 목숨을 나누었다 다시 꽃봉오리가 쑤욱 올라왔다 찬란하게 삶을 태우고 물들어가는 꽃 한 송이보다 작은 난쟁이꽃들이 모여 거대한 꽃밭을 이루었다 나비도 벌들도 날아들었다 흙으로 강으로 스며들어 더 척박한 곳에 뿌리를 뻗고 또 다른 꽃을 피울,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작은 난쟁이꽃들의 반란 찰나에 낙원이 지나가신다
글|시인 김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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