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_심사평] 더 다양한 비정규 노동자의 목소리가 기록되길

by 센터 posted Feb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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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경, 안미선, 이시백  심사위원

 

 

2022년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에 응모한 작품은 총 26편이었다. 전반적으로 문장력이나 표현력이 안정되고 향상된 수준을 보였으나 현장 노동자들의 더 다양한 목소리가 앞으로도 기록되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대상 수상작인 ‘당신과 나의 노동은 같은 무게’는 쿠팡 신선 물류센터 계약직 노동자의 가혹한 노동 환경과 일방적인 고용체계를 구체적이며 현장감 있게 담아낸 글이다.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 환경과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억압적인 노동 조건을 세밀하고 현실감 있게 잘 드러내었다. 문장도 안정적이고 과장이 없이 명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글쓴이의 노동 현실의 기록과 함께 노동 조건과 작업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가능할지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차별과 소외에서 벗어날 그날을 꿈꾸며’는 공기업의 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와 노동 환경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수기로서 앞으로 좀 더 경험과 감정을 드러내면 깊은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고객센터 상담사 경험의 기록은 사회적 공론화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상 수상작인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에서 공예를 가르치는 방과 후 강사로서 코로나를 통해 드러난 특수고용직 노동의 취약함을 구체적 일화와 사례를 통해 진정성 있게 담아내었다. 노조의 역할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개인적인 고민을 보여주면서 코로나 팬데믹에서 더 열악한 현실에 처한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를 잘 그려내 보였다.

 

우수상 수상작 ‘고독한 사장님들’은 에어컨 설치, 콜센터, 방송국, 백화점, 화장품 샵, 데이터 라벨링 등 비정규 노동자로 일하며 겪은 고충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불안정한 노동 조건에 대해 차분하고 안정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담아낸 글이다. 끊임없이 일하며 살아온 노동의 시간이 비정규 노동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는 전망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수상 수상작 ‘차별에 맞서 싸워온 나를 응원한다’는 돌봄 교사의 불안정한 처우를 드러내고 고용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 활동을 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방과 후 돌봄교실 교사들이 8시간 전담제를 위해 노조를 조직하고 투쟁에 나서 긴 싸움 끝에 전일제 근무체계를 이룬 과정을 담았다. 노동자로서 어려운 상황에서 싸워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찾은 이들의 꿋꿋한 의지가 담겨 있다. 잘 정돈된 문장으로 기술되었고, 노동에 대한 관점과 시선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수상작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노동과 노동자의 가치를 질문하는 새로운 소재의 글도 눈에 띄었다. 새로 등장하는 일터와 은폐된 노동 현실 속에서 주목할 만한 비정규 노동의 현실들도 기록되고 있다. 앞으로 노동의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자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다양한 기록들이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이번 수기 공모에서 주목할 점은 새로운 직종들이 출현하고 있으며 이것이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의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노동자들의 글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기 가운데에 노동자들 간에 벌어지는 차별과 위계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글들도 적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을 서열화하고 분화하여 노동의 본질을 훼손하면서 노동자들끼리의 연대를 저지하는 현실을 읽어낼 수 있었다. 노동의 위기가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모멸감에 더해 전체 사회의 인간성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인간다움을 지키는 이 노동자들의 수기가 질주하는 사회의 속도를 멈추게 할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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