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고용과 노동 탄압의 온상, 통신사 비정규직] 통신사 비정규직, 족쇄를 끊고 당당하게 나서다_통신사 비정규직 인터뷰 2부

by 센터 posted Jul 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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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삼성전자서비스·케이블방송에 이어 거대 통신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거대 통신사들의 위장도급과 협력업체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두 통신사의 비정규직 노동 실태에 대한 자료를 실은 데 이어 온갖 편법과 착취가 난무하는 통신사 비정규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자 센터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1부에서는 SK브로드밴드 지회장 세 분을 모셔서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2부에서는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경상현 지부장님을 모셔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석자

경상현(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지부장)

진행 및 정리

이남신(센터소장·이사)

김남수(센터 편집부장)



이남신: 통신 비정규직 지부는 올해 상반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비정규직 당사자 투쟁 및 조직화 사례인데요, 지부장님이 통신 일을 하게 된 계기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어딘지 먼저 말씀해주시죠.


경상현: 저는 지금 중랑, 동대문, 노원, 구리를 망라하는 LG QLC하는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LC는 한글 자판으로 치면 빛이 되는데요, 빚을 많이 지면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센터장이 얘길 많이 하고 있구요.(웃음) 통신 일을 한 지는 10여년 됐는데요, 처음에는 나중에 LG로 병합된 파워콤에서 일을 시작했고 SK에서도 짧지만 일했고 케이블방송인 씨앤앰에서도 일하기도 했고 KT에서도 일했어요. 모든 통신사에 다 발을 좀 담갔다고 할 수 있어요. 대우가 안 좋거나 차감이 많거나 해서 인간적인 대우를 못 받으니까 다른 데로 쉽게 옮기게 되죠.


이남신: 통신 관련해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에 다 다니셨네요.


경상현: 통신 바닥이 이런 곳이구나 많이 느꼈죠. 개통 업무 관련해선 웬만큼 다 알고 있어요.


이남신: 이력으로 보면 노조 하기가 쉽진 않았을 텐데,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경상현: 제가 이렇게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돈을 얼마만큼 벌고 안 벌고를 떠나서 내가 번 돈에 대해서 차감을 하고 내가 부당하게 당했던 걸 회사 측이나 누구한테도 얘기할 수 없다는 거죠. 가족도 있고 가정도 꾸리고 나이도 있는데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구한테 손을 벌릴 수 있을까. 노조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게 다친 동료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일하다 떨어져서 머리를 다쳐 꿰맸기 때문에 보름을 쉬어야 하는데도 일하러 나오는 거죠. 일주일만 쉬고 건 by 건이니까 하루하루 벌어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하니까 절뚝절뚝거리면서 나오더라고요. 동료들이 많지만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도 없고 해결할 힘도 없고. 동료들은 한탄만 들어줄 뿐이에요.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죠. 보상해 달라 해도 회사 측은 그럴 수 없다, 네가 선례가 돼 다른 사람도 해줘야 거니까 안 된다는 거죠.


인터뷰2_1.jpg



이남신: 최소한 공상 처리도 안 해줬나요?


경상현: 도급계약서 썼으니 너는 우리 직원도 아니고 개인사업자니 알아서 해라, 우리랑 관계없는 거다 항상 이런 식이죠. 처음에 노조를 만들기 전에 작년 4월에 회사가 일방적으로 4대보험을 뺐는데 그때 이렇게 얘기했죠. 회사가 결정한 일이니 4대보험을 빼겠다, 회사가 정한 거니까 따라라, 4대보험 필요하다고 했더니 딴 데 가라고 해요. 이러니까 회사가 뭘 요구하면 입을 닫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 누군가가 바른 소리를 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뭔가를 만들어보자 하고 ‘한사랑’이라고 이름 지은 모임을 만들었어요. 친목 도모를 위해서 중랑구에 있는 AS와 개통 기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였어요. 누가 바른 소리를 하면 서로 거들자, 뭐가 무서워서 바른 소리를 하는데 모른 척 하냐, 그러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냐, 조금이라도 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어요. 겉으론 친목 도모였지만 실제로는 사측에 대응하기 위한 모임이었죠. 15명 정도가 모였어요. 근데 모임이 유지가 되려면 과정이 좀 힘들잖아요. 모여도 별로네 할 수도 있으니까 튼튼하게 모임을 만들었죠. 그러면서 사람이 다치는 일이 생기고 또 같은 동료였다가 팀장이 돼 악랄해진 사람 때문에 다들 치를 떨었죠. 씨앤앰과 티브로드에 노조가 있는 걸 아니까 노조를 우리도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 했죠. 네가 나서라, 이렇게 서로 떠넘기기도 했죠. 그러다 11월경에 한 기사가 통합진보당 사무실에 설치하러 갔다가 서울일반노조 소개를 받은 거예요. 저랑 세 명이 함께 서울일반노조를 찾아갔어요. 만나 얘길 들어봤는데 어이구 이게 쉬운 게 아니구나 느꼈죠. 우리는 노조 만들겠습니다 이러면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이럴 줄 알았는데 주체가 중요하다, 주체가 움직여야 도와줄 수 있다 이러니까. 노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셋이 나와서 노조를 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죠. 결국 어차피 시작한 거 해보자, 되든 안 되든 가보자, 세 명이서 매주 한 번씩 서울일반노조와 만나 교육도 받고 했죠.


이남신: 지금은  희망연대노조로 와 있는데요.


경상현: 구리에 있는 한 조합원이 자기가 씨앤앰과 티브로드에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희망연대노조를 만나게 됐죠. 만나 얘길 들었는데 희망연대노조는 명확한 계획이 있었어요. 막막했던 뭔가가 이거다 싶더라고요. 희망연대노조는 경험이 있었던 거예요. 그때 저희는 되는 것도 없고 그래서 와해될 분위기였어요. 그때 무엇보다 잘리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어요. 조합원들도 그런 질문을 제일 많이 해요. 근데 희망연대노조에서 정확한 답변이 나왔어요.


이남신: 뭐라고 얘기했나요?


경상현: 우리가 원하는 답변이 나왔어요. 조합 활동 열심히 할 수 있게 잘리셔라, 그 월급은 우리가 책임진다, 잘리시면 우리는 더 좋다, 잘리는 사람이 있으면 노조 활동하기 더 좋다, 근데 요즘은 센터장들이 자르질 않는다, 이렇게 얘길하는 거예요. 우리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원하는 답변이 나온 거예요. 이렇게 답변이 나오니까 우리 고민이 해결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아~ 공감하고 함께 하자 했던 거죠. 이런 계획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이미 희망연대노조는 SK를 조직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노조 설명회도 다시 하고, 모인 사람들의 불만도 잠재우면서 저희들은 가까운 센터에서부터 조직 활동을 계속한 거죠. 계속 만나면서 한두 사람씩 더 데려오고 이러면서 여기까지 온 거죠.


이남신: 일을 하는 엔지니어들에게 LG에서 이건 꼭 해결해야 된다는 절박한 요구들이 있었을 텐데요 뭐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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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현: 강요죠 강요. 일방적인 강요. 지금이야 노동 시간이라고 얘길 하지만 그때야 당연히 해야 했던 거고 조금이라도 불만을 가지면 불이익이 오니까 일할 수밖에 없고. 나는 너무 힘들어 그러면 그럼 쭉 쉬시던가요 이런 식이니까요. 내가 멈추고 싶다고 얘길 해도 하던 거 계속하시지 지역 빼시던가요 이렇게 얘길 하니까요. 사람이 일하는 기계죠. 하다못해 ‘말을 쳐먹어야지 개 돼지도 아니고’ 이런 문자도 받아야 되고, 아니면 월급날 어디 차감 하나 안 하나 봅시다 협박성도 있고. 가장 큰 게 내가 번 돈에 대해서 차감을 한다는 거죠. 내가 땀 흘려 번 돈을 차감하는 건 착취잖아요. 원청이 정한 어떤 지표를 맞추지 못했다는 거 때문에 차감한다는 게 LG나 SK나 가장 큰 문제일 거예요. 예를 들어 저희는 고객에게 가면 10점을 맞아야 해요. 9점이 하나라도 나오면 0점이 돼요. 그래서 올백을 맞아야 돼요. 제가 한달 동안 많게는 고객을 2백여 명을 만나는데 그 모든 고객들한테 만점을 받아야 돼요. 랜덤으로 들어가긴 하지만 누구한테 들어갈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고객에게 구걸하고 나와야 하는 거예요. 전화 오시면 10점 만점 주십시오, 9점 주시면 제 월급 깎입니다 호소해요. 지금이야 노조 만들어서 불법인 줄 아는 거지만, 지금까지 일했을 때는 불만이 있어도 여기서 밥 벌어서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하니까. 가장 싫었던 건 차감, 그 다음엔 강요, 영업 강요나 늦은 근무시간 강요, 일요일 추가 근무 강요. 이런 걸 거부할 수 없다는 게 가장 문제죠.


이남신: LG도 전국적 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직화 흐름은 어떤가요?


경상현: 서울 전 지역은 100% 돼 있고요, 그 중 조직력이 아직 튼튼하지 못한 곳이 30%  정도 돼요. 한 센터가 여러 개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센터 사장은 같은데 법인만 틀린 경우가 있기도 하고 해서 센터 수를 계산하기가 애매한데, 전국의 센터 수는 77개로 알고 있어요. 지방은 4월 달까지 조직화가 부진하다가 5월 달부터 전주, 광주까지 잘 진행되고 있어요.


이남신: LG도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표적 사례를 말씀해주세요.


경상현: 대표적인 사례로 일감 안 주는 건 흔하죠. 일감을 어떻게 안 주냐면 몰래 직원을 뽑아서 센터로 출근을 안 시켜요. 이 사람한테 일을 다 주고 노조 간부에겐 변경 건 같은 돈 안 되는 건을 오전에 하나, 오후 6시에 하나 꽂아놓고 하루 종일 대기시키는 거죠. 센터 계약기간 만료가 5월에서 7월 달까지인데 그렇게 되면 폐업하겠다, 너희랑 일 안하겠다 그런 것도 있고. 그 다음에 원래는 자기 업무가 아닌데 다른 업무로 돌려버리는 거예요. A/S인데 개통까지 하게 하는 거예요. 멀티 기사로 돌려서 기사들끼리 불만을 갖게 하는 거죠.


이남신: SK와 부당노동행위 유형이 흡사하네요?


경상현: 네. 거의 SK가 했던 걸 따라 해요. 경총을 앞세우는 것도 그렇고요. 노조 간부들 무시하고, 산재 처리 안 해주고 있구요. 그리고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구분지어요. 조합원들에게 니들이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출퇴근 시간 정확히 지켜라 해놓고 비조합원에게는 그렇게 안 해요. 다 똑같이 한다고 해놓고 확인해보면 조합원한테만 그러는 거죠. 이런 저런 차별을 두는 거죠.


이남신: 1남 1녀를 둔 가장이신데 돈도 벌어야 하고 고민이 있었을 텐데 노조 지부장을 어떻게 결심하게 됐어요?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요?


경상현: 아내는 뭔지 잘 모르는데(웃음) 이해를 해 주죠. 부모님은 걱정이 많으시죠. 안 했으면 하고 바라죠. 근데 하고 싶다 안 하고 싶다를 떠나서, 어떻게든 만들어져 진행하고 있는데, 전진하고 있는 여기서 나서서 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예요. 내가 이 정도 조직을 하고 지부장은 자질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좋겠다고 사석에서 동료들에게는 얘길 하죠. 저도 부담스럽고 저도 처음 하다 보니까. 그런데 공개적인 석상에선 그렇게 얘기할 수 없는 거거든요. 여러 사람이 이 정도 함께 의기투합해 여기까지 왔는데 난 못 하겠어 그런 모습을 보여주긴 싫었어요. 누가 앞에서 총대를 메주는 사람이 있어야 믿어주고 따라주고 믿음이 생긴다 생각했죠.


김남수: 활동하면서 집에 갖다드리는 돈도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을 텐데요.


경상현: 조직이라는 게 사람을 만나 밥 사야 되고 커피 사야 되고 술 사야 되는데 이게 감당이 안 되요. 분담도 했는데 문제가 뭐냐면 사람을 불렀는데 또 오라 그래, 그럼 만원씩 걷자 그러면 안 가 이런 사람도 생기고. 조직하다 보면 돈에 다 관련된 거예요. 너 이것 좀 해 그러면 나 이것 하면 돈 많이 못 버는데 그러죠. 건 by 건이니까 시간을 내버리면 일을 못하잖아요. 구체적으로 성과가 보이는 게 아니니까 내가 이 사람들한테 강요를 할 수가 없어요. 이게 정말 카드 값이 장난이 아니에요. 그 동안 벌었던 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버텼던 건데 진행되다 보니까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죠.


이남신: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요.(일동 웃음)


경상현: 맞아요. 노조를 만들었다고 얘길 했죠. 아내가 사람 만나는지 바람피우는지 어떻게 아냐고 하면서도 믿어주니까 고마웠죠. 그래도 희망연대노조에선 1인당 만원씩 조직비가 나와서 큰 도움이 됐어요. 제가 불러냈는데 밥 한 끼라도 대접하면서 노조 얘길 해야 하는데, 그게 여러 군데가 되다 보면 사람 만나는 게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부담스럽잖아요. 다행히 희망연대 노조는 비용을 청구하라고 해서 고마웠어요.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아예 돈도 잘 못 벌면서 돈을 쓰니까, 카드 값이 워낙 많이 나오니까, 월급이 반에 반 토막이 났죠. 워낙 금액이 적으니까 아내가 입금한 거야 안 한 거야 묻기도 하고. 지부장이란 타이틀 때문에 안 쓸 수도 없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면 비용을 청구하지만 비공식적인 만남일 땐 그럴 수도 없고. 또 여직원들 조직한다고 자주 만났는데 좀 더 비싼 걸 사줘야 하니까(웃음) 더 많이 들어요. 아무 생각 없이 쓰긴 했는데 요즘은 카드를 끊어버릴까 생각도 들어요.


이남신: 올해 이건 하나만큼은 해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성과로 남기고 싶은 게 있다면?


경상현: 제가 생각하는 노동조합은 직장 내 생활을 활기 있는 모습으로 만들었으면 해요. 저희는 회사에서 모임을 가질 수 없는 구조예요. 일요일도 누군 나오고 누군 쉬고, 또 다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들 취미 생활을 할 수가 없잖아요. 저는 모든 조합원들이 다 같이 모여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직장다운 곳이라는 건 노동시간 이런 것보다는 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구가 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만나고. 아무리 오랜 친구가 있어도 내가 결혼식 하고 돌잔치 할 때 제일 많이 오는 게 직장동료들이거든요. 직장동료가 가장 친한 거 같거든요. 저는 크게 보진 않고요, 임금 인상 이런 것보다는 내 직장인 QLC의 모든 직원들이 단합대회 이런 걸로 우리끼리 1박 2일 다 같이 놀러갔다 오는 거예요. 회사가 주최하는 데 가는 건 싫어해요. 회사가 비용은 때지만 우리끼리 만들어서 우리끼리 뭔가를 한다는 거 그게 중요해요. 직장 내 내근직과 AS, 개통 기사들이 부담 없이 함께 스키장을 가든, 캠핑을 가든, 가족끼리 그런 거. 저는 조합이라는 게 내 시간을 만들겠다고 시작했는데 내 시간이 없거든요. 아내한테 4월 달만 고생하면 돼 했는데 그게 참. 올해 모든 조합원들이 잘 돼서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단합대회를 가는 거. 일에 구애받지 않고 떠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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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임금 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도 중요하지만 사람답게 일하고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는 지부장님의 말씀이 민주노조의 핵심적인 내용 아닌가 싶네요. 9월경 합법 쟁의 요건을 갖춘다는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의 조직화나 투쟁 계획을 말씀해주시죠.


경상현: 서울은 조직화가 됐지만 내실을 다지는 단계고요, 지방 같은 경우는 지부에서 업무 때문에 나가기 어려워 본조에서 주로 역할하고 있어요. 차후에라도 저는 시간을 내서 지방과 소통을 많이 하고 싶어요. 노조에 관한 걸 많이 얘기한다기보다는 사람 대 사람 관계로 편하게 얘길 많이 해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걸 하면서 같은 업종이고 같은 일을 하고 같은 LG 옷을 입고 있어도 마주쳐도 정말 인사를 안 해요. 지방 쪽은 거의 볼 일도 없고 강북처럼 가까운 곳에서 일하더라도 전화 한 통 할 일이 없어요. 근데 이렇게 하면서 형을 만나고 동생들을 만나고, 이렇게 만나면서 고민도 듣고 얘기하고, 그분들이 저희 말을 믿고 따라주고 저희도 그분들을 믿고 밀어주는 모습들, 이런 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남신: 올해 과반수 조직화 자신 있나요?


경상현: 서울은 됐으니까 문제가 없는데요, 지방 쪽은 SK는 열악한데 LG가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좋은 곳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솔직히 지방 쪽은 제가 직접 가봐야 분위기를 아는데 가보질 못하니까 잘 모르겠어요.


이남신: 서울 전체 조직화가 돼 있는 만큼 전국 조직화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거라 봅니다. 지부장님이 대표자이자 노조 간부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었다면요.


경상현: 보람 있었던 일이라기 보단 아까도 얘기했듯이 형, 동생들을 많이 만났다는 거. 뭐가 보람 있다 하기엔 딱히 이룩하거나 성공해서 조합원들에게 큰 웃음을 준 게 없어서 보람이라고 정의하기엔 그런 것 같고요. 제가 느끼는 건 나와 같은 생각, 나와 같은 느낌을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구나 하는 게 좋았어요.


이남신: 우문현답을 해주셨네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나 투쟁 관련해 역할을 요청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경상현: 제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센터도 저희를 많이 알려주셔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힘이 되는 거니까요. 어떻게든 저희를 대변해주시고 저희를 널리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솔직히 얘기하자면 제가 아직도 잘 몰라요. 이런 분야가 있었다는 것도 이걸 하면서 알게 된 거지. 제가 처하니까 알게 된 거죠.

이남신: 바쁘신데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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