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교육] 평등사회노동교육원-‘교육 대상’이 아닌 ‘학습 주체’인 노동자

by 센터 posted Apr 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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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사무국장



노동자를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의 주체’로!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설립은 ‘허물어져가는 1987년 노동체제를 딛고 자주적, 민주적, 변혁적 노동 운동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설립 준비 기간 동안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노동교육론 세미나’ 등을 통해 두 가지 원칙을 수립할 수 있었다. ‘노동자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의 주체로 본다’는 원칙, 그리고 ‘노동 교육을 세포 분열 식으로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는 원칙이 그것들이다.


오늘날 노동 운동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들 한다. 노동 교육 측면에서 보자면, 위기의 가장 심각한 모습은 활동가 집단의 재생산이 단절되어버린 데서 찾을 수 있다. 활동가 집단의 지속적 확대 재생산 없이는 노동 운동의 지속가능성도 기대할 수 없다.

노동 운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우선 노동자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의 주체’로 다시 세워야 한다. 특히 활동가 양성 강화 교육에 있어서는 이 원칙이 엄격하게 준수되어야 한다. 학습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 실천의 주체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능동적으로 학습하지 못하는 사람, 선전 선동을 통하여 수동적으로 동원되는 사람의 실천은 실은 ‘무늬만 실천’에 다름 아니다. 이런 실천은 위력을 발휘할 수도 없고 지속될 수도 없다.


노동자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 노동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촉발할 수 있고 토론과 실습을 유발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과 교재 교안이 있어야 한다. 둘째, 학습 모임을 조직하고 진행할 수 있는 노동자 안내 강사가 있어야 한다.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바로 이런 프로그램과 교재 교안을 개발하고 노동자 안내 강사를 양성하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자 한다. 우리는 ‘새로운 노동 교육’,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전문 강사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노동 교육’을 촉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진행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과 교재 교안을 개발하여 노동자 안내 강사에게 제공해주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6.기초교육.jpg

활동가 기초과정 학습 모습(@평등사회노동교육원)


학습 모임의 세포 분열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의 ‘활동가 기초과정’은 주 1회 기준 3개월 과정(기본 12강+하루교육+1박 2일 수련회)으로 구성되어 있고, ‘활동가 중급과정’은 주 1회 기준 6개월 과정(기본 23강+1박 2일 수련회 3회)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의 교육론과 방법론을 가장 선명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은 노동자 안내 강사이다. 기초과정과 중급과정은 노동자 안내 강사가 외부 강사의 도움 없이 혼자서 기본강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방식대로 한다면 12명에서 23명의 외부 강사들이 수행하는 몫을 단 한 사람의 노동자 안내 강사가 소화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권위 있는 유명 강사’로부터 ‘노동자 안내 강사’로 발상을 전환하는 것은 활동가 집단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외부 강사에게 의존하는 교육은 확대 재생산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외부 강사들이 확대 재생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 강사일수록 확대 재생산되기 어렵다. 그들이 권위를 부여받고 있는 것도 실은 그들이 확대 재생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에 반하여 노동자 안내 강사는 얼마든지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학습과 훈련을 통하여 얼마든지 세포 분열할 수 있다. 열 사람, 백 사람, 천 사람의 노동자 안내 강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의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강의식·주입식 방식을 거부하고 참여식·토론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방법론을 오늘날 우리나라 노동 교육의 일각에서 유행처럼 도입하고 있는 이른바 ‘참여식·토론식 기법’ 정도로 이해한다면 매우 큰 오해이다. 참여식·토론식 기법이 노동자들을 학습의 주체로 세울 수 있는 하나의 효과적인 기법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기법’을 ‘방법’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외부 강사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참여식·토론식 기법은 실은 노동자들을 ‘무늬만 학습 주체’로 만들고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을 학습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는 외부 강사에게 의존하고 있는 오늘날의 노동 교육 시스템 자체를 허물어야 한다. 노동자 안내 강사에게 학습 모임 진행을 맡기는 우리 방법은 노동자들을 ‘학습의 주체’로 세우려는 고민과 고심의 산물이다. 노동자 학습 모임의 세포 분열과 활동가 집단의 확대 재생산의 열쇠도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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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기초과정 강사단 역량 강화 교육(@평등사회노동교육원)


실천을 통한 검증


2011년에 창립한 이래 2015년 말까지 ‘활동가 기초과정’을 학습한 모임의 수는 전국적으로 모두 97개이며, 참가한 수강생은 1,109명이다. 한 학습팀의 인원이 15명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2015년부터 시작한 ‘활동가 중급과정’은 시험 진행한 학습팀을 제외하면 모임의 수는 3개이며, 참가한 수강생은 30명이다.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외부 지원 없이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학습에 참여했던 수강생들이 교육의 취지에 동의하면서 회원으로 가입하여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 하겠다.


‘활동가 기초과정’을 가동시키면서 평등사회노동교육원은 ‘안내 강사 훈련’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강사 훈련 프로그램은 3~4회 하루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115명의 노동자 안내 강사를 배출했다. 또한 ‘활동가 중급과정’은 10명의 노동자 안내 강사를 배출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6년부터는 ‘노동 운동 리더십 길라잡이’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 운동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는 학습팀을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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