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노동문제를 담아내다] 영화 〈카트〉, 감독과 당사자가 만나다

by 센터 posted Jan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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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트〉가 전태일 열사 기일이자 수능 시험일인 11월 13일 개봉되었다. 비정규노동자의 투쟁을 전면적으로 다룬 첫 상업영화이자 2007년 홈에버 월드컵점 파업 농성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특히 비정규노동자 중에서도 마트의 여성 노동자 문제를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연급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가슴 절절한 드라마가 어우러져 영화 자체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나 관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센터에서는 〈카트〉 개봉과 관련하여 영화를 만든 부지영 감독과 〈카트〉의 배경이 된 실제 이랜드-홈에버 투쟁 당사자들의 좌담회를 마련해 보았다. 영화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뒷이야기, 실제 투쟁 당시의 상황과 몇몇 뒷담화(?)들이 이어지면서 때론 즐겁고 때론 가슴 아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리|김남수 센터 편집부장







〈카트〉개봉의 의미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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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바쁘신데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지영 감독님은 이전에도 인터뷰를 많이 하셨겠지만 오늘은 이경옥 처장님과 홍윤경 부장님 와 계시니까 편하게 말씀 나누시면 좋을 거 같아요.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영화 후일담 포함해서요.일단 공통의 관심사부터 얘기 나눠 보시죠. 관객 수가 굉장히 중요할 거 같은데요. 손익 분기점이?


부지영: 한 155만이라고 하는 거 같더라고요. 마케팅 비용까지 최대로 잡으면 170만 정도가 될 거고요.


이경옥: 저는 지난 주말까지 100만 정도 들었으면 마음이 좀 놓였을 텐데 그렇게 안 돼서 상당히 불안하더라고요.


이남신: 저희는 될 줄 알았거든요. 첫날 10만이 넘어서면서, 나는 정말 두 주면 100만 넘겠구나 생각했어요.


부지영: 사실 그런 홍보를 계속 해 오던 사람들이 판단하면 그런 기대가 있었을 거예요. 아무래도 언론에서 기사를 많이 냈고 붐이 좀 있었기 때문에. 인지도는 어느 정도 있었다고 다들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선호도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특히 2, 30대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거 같아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면 이들이 너무 힘든 현실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2, 30대가 영화를 데이트하면서 주로 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 영화 보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들이 생각할 때 〈카트〉는 그런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영화가 아닌가.


이경옥: 진짜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영화로 보는 순간 더 힘들어 지거나, 영화를 볼 시간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당사자들의 영화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시기적으로 여성들은 김장철인데다가 결혼식도 많고. 어제가 마트 의무 휴일날이었어. 그래서 이 조합원들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조합원들 모임조차도 안 나왔어요. 결혼식에 다들 가고 김장하고 있더라고요.


부지영: 또 그런 것도 있겠죠. 시간대도 너무 밤이거나 하면 집안에서 살림하시는 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이니까.


이남신: 그럼 초기 관람객은 엑소 디오 팬들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군요.


부지영: 그리고 또 부부 가족 단위로 오시는 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거든요. 오히려 보신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세요. 일단 보면 좋아하시는데 그 선택까지 가기가 힘든 거죠. 아까 2, 30대 이야기를 한 게 이분들이 이 영화로 더 힘들어 질 거라 생각하는데 전 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연령층이 개별적인 삶들을 살아가잖아요. 스펙 쌓거나 취업 준비하고, 회사를 다녀도 말단이라 굉장히 힘든 삶을 사시는 분들일 텐데 이 영화를 보면 나 혼자만이 아니었구나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할 텐데. 그냥 이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보고 나면 오히려 따뜻함도 있을 수 있고,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면 뭔가 되기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될 수도 있겠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어려운 현실을 다룬 영화,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이경옥: 저는 어제 조합원들이랑 봤는데 조합원 남편이 투쟁할 때 어떻게 싸웠는지 궁금하다고 같이 보러 오셨어요. 괜찮은 분이더군요. 아, 이해하게 됐다 하면서. 조조영화를 봤는데 영화 끝나고 아침식사로 설렁탕을 싹 다 사 주셔서 잘 먹고 헤어졌죠. 어쨌든 잘 지원을 해 주셨던 남편들이 부인들이 어떻게 싸웠는지 보러 와야 하는데 어제는 한 분만 데려왔고 대부분 남편한테 얘기도 안 꺼냈다고 하더라고요.


부지영: 저희 영화에도 그런 게 있잖아요. 가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여성들의 투쟁.그런데 언론에서 인터뷰를 할 때 그런 부분에 대해서 편견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왜 남자들은 이 모양으로 찌질하게 아니면 되게 나쁘게 그런 거냐는. 그런데 실제 그렇지 않나요?


일동: 실제 그래요. 더 하죠.


부지영: 사실 이분들을 투쟁 현장에서 끌고 가지만 않았다 뿐이지 우리 영화 속에서. 상상할 수 있을 정도만 여지를 남겨 놓잖아요. 금족령 내렸다는 둥 돈 벌어오라는 둥. 이런 것들에 대해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너무 이분법적으로,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이렇고, 그렇게 그린 거 같다는 식으로 얘길 하시는데. 사실 나름 다 조사도 하고 해서 만든 건데요.

변정윤: 남자들이 많이 봐야겠네요. 그 안에 여성들의 솔직한 감정들이 보이잖아요. 같이 살아도 남자들 잘 몰라.


부지영: 이런 거 같아요. 비정규직을 다루긴 했지만 여성 노동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이제까지 남성 노동자들이 싸우던 방식에만 익숙하잖아요. 여성 노동자들 싸움의 이면을 잘 몰랐는데 그걸 잘 알게 해 주었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이남신: 문득 떠오르는 게 이 영화는 2014년 판 〈파업전야〉라고도 이야기하는데, 어떻든 〈파업전야〉와 〈카트〉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이 몇 개가 있는 거 같아요. 시대적 변화도 있지만 남성 대 여성, 제조업 대 서비스, 정규직 대 비정규직. 그런데 사실은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이 지금은 업종으로 보면 다 서비스업으로 옮아 온 상황이어서, 비정규직 영화라는 측면보다 여성 영화라는 측면이 더 강조되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만든 감독님 같은 경우는 - 비정규직과 여성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 어느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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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영: 저는 따로 떼어 놓고 다루려고 하지 않았어요. 제가 전에 작업했던 영화 〈상생〉에서 보자면, 만약 이 영화가 비정규직 남성 노동자들을 다루는 영화였다면 제가 굳이 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여성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은 서비스 노동의 감정노동의 측면, 돌봄노동, 청소 같은 집에서 하는 노동의 연장선상에서 일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게 관리직인 남성 노동자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안타까웠어요. 저도 집안에서 살림하지만 이거 돈으로 누가 환산해 주지 않잖아요. 주부들은 그냥 집안에서 살림하는 사람, 서포트 해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밖에 나와서도 비슷한 일을 했을 때 여기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항상 있었고, 우리 영화에서 보면 “아줌마들이 해 봤자지.” 같은 되게 여성 비하적인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남성 노동자들이. 그 분들이 노동이 없으면 이루어 질 수 없는 일들이 굉장히 많은 건데 그 가치는 인정해 주지 않고. 그래서 저는 비정규직과 여성 노동 문제를 떼어 놓으려고 생각은 안 했으나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사회의 시선들이 있고 또 여성 투쟁이 굉장히 특별했잖아요. 점거하면서. 그것이 제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남성 노동자들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점거했을 때.

이남신: 남성 노동자 투쟁 같았으면 아마 《우리들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같은 책이 나오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원래 오늘 월드컵 지부에 있던 조합원님들 통화해서 오시라 했더니 아무도 안 오신다고 하더라고요. 부담스럽다고. 그때 돌이키는 것도마음이 힘들고.

부지영: 맞아요. 사실 제가 이 영화 만들 때 몇 분께 “다음에도 이런 싸움이 있다면 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을 했었어요. 무례하지만. 그런데 아무도 안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굉장히 힘드셨구나 했죠. 1년 넘는 투쟁이 쉬울 수가 없죠. 당연히. 그래서 더 끝까지 투쟁하고 복직하신 분들이 있었던 게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남신: 〈카트〉에서도 복직한 노동자와 바깥에 남아 싸우고 있는 노동자가 함께 카트를 미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끝나긴 하는데. 한편으로는 우리 활동가들, 연대 단위나 간부들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없다’는 항의를 하죠. 여성 조합원들만 있고. 가장 중요한 기획을 하고 구속도 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고생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활동가들하고 남성들은 유령이 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들은 적도 있었는데, 그런 아쉬움을 갖는 사람들이 있죠.


부지영: 이 사건을 생각해 보면 만든 사람의 시선에 따라서 정말 여러 가지 영화를 만들 수가 있을 거예요. 웹툰 ‘송곳’만 보더라도 위원장님의 육사 시절, 까르푸 시절을 다 다루고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희는 이 사건을 평범한 비정규직 계산원이었다가 노조를 만들고 파업도 하게 된 인물. 그런 분이 끝까지 싸운다면 그 이야기가 어떨까, 그거에 착안을 했죠. 제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그 지점이 왜 더 좋다고 생각했냐면 늘 우리가 언론에서 노동운동이나 노조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저는 굉장히 짜증나던 사람이었어요. 뭔가 굉장히 이상한 색깔을 입히고, 그들을 찍는 이미지 자체도 그렇고. 투쟁을 한다고 했을 때도 회사 측의 보도 자료를 받아서 쓰고. 그 프레임이 왜 생기냐는 생각을 해 보면 어떤 경로가 있어요. 일단 조직화 된 단체라는 거예요. 저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조직화 된 단체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딱 그렇게 사람들의 생각이 간다는 거죠. 저 단체는 이런 단체란 식으로. 민주노총이든 노동당이든 정의당이든. 그런 데가 움직이면 딱 씌우는 색깔론 있잖아요. 그걸 깨는 걸 영화에서 못 하더라도 그걸 없애는 건 할 수 있잖아요. 이걸 좀 걷어 내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다면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도 쉽고. 어쨌든 전략적으로 선택한 부분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상업영화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거 같고. 또 이 사람들의 이야기로 집중력 있게 가려면 쳐내야 할 건 쳐내야 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때 함께 했던 연대 세력이나 민주노총이나 다 안 보이게 된 거죠. 또 한 가지는 이 싸움으로 시작한 영화지만 끝날 때도 이 싸움이 생각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그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사건 자체가 오래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건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는 고유한 자신들의 경험이잖아요. 어떻게 보자면 비정규직 노동 역사에도 길이 남을 사건이고. 이걸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로 환원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에서도 그걸 의식했던 거고. 그런 차이들이 있는 거 같아요. 이걸 겪으셨던 분들은. 이랜드-홈에버 사건을 다룬 영화라고 말하는 거랑 이게 모티브, 동기가 됐던 영화라고 말하는 거랑 어감의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 데서 부담을 느끼는 거죠. 이걸 굉장히 비슷하게 만들어 주길 원하셨던 분들도 계시구나. 이분들에겐 고유한 경험의 부분이기 때문에 공공재가 되진 않았지만 가능하면 이걸 이젠 비정규직 노동 투쟁 역사에 공공재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이 투쟁을 전범 삼아 끝까지 싸워서 본인들이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을 얻어내고 그런 중요한 사례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영화도 그러기를 원했던 거고요. 좀 더 보편화 된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던 거고요.


이남신: 그런 면에선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이 들고요. 관람객 수만 좀 더 들면.


홍윤경: 저는 처음에 감독님이 개봉하기 한 달 전인가? 〈한겨레신문〉에 처음 났을 때 거기 타이틀이 이렇게 났거든요. 이게 이랜드 투쟁만 가지고 만든 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안 본 상태에서 기사를 봤을 때 이건 전체 비정규직의 문제를 다룬 영화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고 영화를 보니까 정작 너무 비슷한 거예요. 그 기사를 봤을 땐 비슷한 장면들이 별로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영화를 봤을 땐 생각보다 비슷한 장면이 많이 나왔어요. 그런 부분에서 이랜드 투쟁이 모든 비정규 투쟁에 환원이 돼야 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영화가 단지 마트의 판매직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청소노동자 문제나 아르바이트 문제가 나왔던 부분들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민주노총이나 〈한겨레신문〉에 하종강 선생님이 쓰신 거 보셨죠. 그 글에 나온 의미는 제가 느끼기에 이랜드 투쟁뿐만이 아니라 사실 모든 투쟁에 정경섭 씨 같은 분들이, 정경섭 씨 같은 경우는 21일 동안 같이 파업하고 끌려가셨던 거 아시죠? 그런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그런 부분들이 완전히 제외됐다는 점에 섭섭한 게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저는 이 영화가 평범한 사람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하면 투쟁할 수 있고 이게 남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소시민이라면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여준 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데, 마찬가지로 민주노총 조합원이든 지역주민이든 이 문제에 함께 싸울 수 있고, 그렇게 함께 싸우는 것이 결국 힘이 된다는 것도 좀 보여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걸 정말 실제처럼 보여주긴 힘들지만 조금 더 몇 장면을 추가하면 그런 점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는 거예요.

부지영: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은데 마지막에 얘기하신 거는 영화가 두 시간 안쪽으로 만들어 지잖아요. 사실 시나리오에는 다양한 버전들이 있어요. 심지어는 그런 것도 넣고 싶었어요. 전경들이 이들에게 말 한마디 하고 가는 경우도 있었잖아요. 전경들이 상명하복의 시스템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얼굴로 서 있는데 그 분들한테도 다 마음이 있잖아요. 그런 것도 저는 보여주고 싶었고. 그리고 다른 사업장 여성 노동자들이 오셔서 연대하는 장면도 넣었었어요. 몽타주에. 그런데 그런 것들이 불가피하게 시나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 빠지게 되요. 그런 게 사람들에게 산만하게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말씀하신 의도나 내용들은 좋으나 이것들을 제대로 넣으려면 한두 신(scene)을 넣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상급 단체들이나 연대 세력들이 캐릭터로서 역할 하는 장면을 넣으려면 과정이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한계라면 한계고 성과라면 성과인데, 여성 노동이나 비정규직 노동에 대해서 〈파업전야〉 이후에 상업영화 안에서 제기했다는 게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근데 거기에 머물러 있다는 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24년이 지났지만 이제까지 노동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상업영화로 다뤄본 적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노동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 굉장히 제한이 돼 있다는 겁니다. 네러티브조차도. 어떻게 보자면 이 영화는 〈파업전야〉와 아주 비슷해요. 여성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투쟁의 흐름은 거의 똑같아요. 노동운동 안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잖아요. 다방면에. 이런 분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영화들이 만들어 져야 하는 거예요. 중요한 역할로서. 근데 이 영화에서 그걸 다 담아내기에는 24년 동안의 흐름 속에 있던 영화인 거고 그 안에 들어있는 또 다른 층위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는 지금 화급한 이슈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일단 여성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평범한 노동자들의 이야기, 이게 지금 가장 급선무의 이야깃거리인 거고 그 나머지 이야기들은 다른 시선과 캐릭터로 담아져야 한다는 거예요. 영화 속에.


이경옥: 〈카트〉를 보고 내심 그때를 생각하고 기억했던 분들은 “그래. 그 투쟁이 실전이 더 영화 같았지.”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어제 같이 본 조합원들도 1/10도 표현 안 됐어, 그 이상일 지도 몰라, 그렇지만 이 영화가 갖는 의미는 굉장히 크고 앞으로 제2의, 제3의 〈카트〉가 나오길 정말 바라고 열심히 영화를 봐야 한다고 이야길 했거든요. 연대하신 동지들도 그런 생각을 하실 텐데 저희가 첫술에 배부를 순 없잖아요.


부지영: 직접 싸우셨던 당사자 분들이니까 같이 도와주셨던 연대 세력에 대한 배려를 하실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제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시사회 끝나고 제 주변에 정경섭 씨라든가 예전 민노당 당원들에게 물어봤어요. 거기(실제 투쟁 현장) 가셨던 분들. 이건 어떻게 생각하냐, 당신이 안 나오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전혀 자기는 상관없다고. 이분들이 주인공인데 왜 우리가 나오냐. 그 분들이 전체를 대표하는 건 아니지만 두세 분한테 여쭤봤었거든요. 저는그래도 다행이다 이분들이 이런 얘길 해 주셔서. 그런데 당사자 분들은 그 분들에게 힘을 받았기 때문에 또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이경옥: 하종강 선생이 쓴 칼럼에 나와 있어요. 민주노총이 안 보이고 뭐 그런 얘기가 들어 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갖는 의미가 있다 그런 논평을 하더라고요.


부지영: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민주노총에서 영화를 만들어야 해요. 이 소재 자체가 금기시 되는 소재로 있을 게 아니에요. 24년 만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언론에서 난리를 하잖아요. 상업영화에서 이런 걸 만들었대. 결국 이것 때문에 영화가 안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오히려. 이걸 너무 이슈화시키는 바람에. 사실은 그렇게 볼 것도 아닌데. 이런 이야기가 너무 없다는 거잖아요.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 건데. 다양하게 만들어진 영화가 있었다면 저희 영화는 관심을 덜 받았을 거예요. 그런 영화가 너무 없다 보니 소재 측면에서 과한 관심을 받았다는 거죠.


이남신: 이게 최초의 비정규노동자 투쟁을 다룬 상업영화라고 하는 부분에서 주목도 받았고 그 자체로 의미도 있는 거 같아요. 개봉관에 걸렸다는 자체가. 저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시점을 평범한 여성 노동자 관점에서 투쟁의 일상을 풀어간 것도 신선했단 생각이 들고요, 저도 사실은 《우리들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를 보면서 새롭게 알았거든요. 저는 몰랐어요. 조합원들의 생각을. 특히 남성이니까 더욱 그랬겠지만. 그것은 르포 작가들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접근 안 했을 겁니다. 활동가들이었으면 평가 중심으로 접근했겠죠. 이 싸움의 의미에 대해서. 그럼 일상이 거의 배제돼 버렸을 거예요. 그 책 자체도 독특한, 이게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책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저는 주인공을 선희, 혜미 이런 평범한 유통 여성 노동자들 중심으로 구성한 것은굉장히 바람직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조직 노동의 역할은 별도의 문제 같아요. 그건 달리 본인들의 문제의식을 담아 기획하는 게 필요할 거 같단 생각이 들고요. 감독님 이력을 보니 제주에서 태어나셨더군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감수성이 예민한 부분이 제주에서 자라면서 그런 부분도 있으실 거 같고. 그런 게 〈카트〉와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경옥: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심재명 대표님도 여성이고 감독님도 여성이고 프로듀서까지 여성이신데. 어떤 분들은 이래요. 정지영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어쨌든 심재명 대표께서 부지영 감독을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남신: 제가 금방 생각난 게, 우리 농성할 때 두 분(이경옥 전 부위원장, 홍윤경 전 사무국장)이 2선으로 나가 계셨어요. 저랑 김경욱 위원장님은 구속되는 걸로 생각하고. 그런데 우리 조합원들이 아우성을 친 거예요. 위원장하고 수석부위원장하고는 같이 못 있겠다. 너무 바쁘니까 정신이 없었던 데다가 여성이 말할 수 있는 고충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얘기를 못 하는 거예요. 고부 갈등을 얘기하겠어요, 남편과의 갈등을 얘기하겠어요? 그러니까 폭발 직전까지 와서 할 수 없이 다시 오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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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옥: 빨리 들어와라, 왜 여성간부들이 하나도 없냐. 사무국장은 민주노총에서 실무를 봐야 하니까 일 보고. 월드컵 지부 만들었던 경험도 있고 그 조합원들과 가깝다 보니까 그러면 내가 들어가겠다 하고, 점거농성장에 수배령이 떨어져서 아주 위험한데도 도망을 나왔어요. 첩보 작전처럼 겨우 들어갔는데 난리도 아닌 거예요. 자기들 개개인의 얘기들을 하면서 이분들(김경욱 위원장,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그런 거에 아랑곳 않고 자기들 일만 하고. 사실 그럴 틈이 없었죠. 김경욱 위원장 같은 경우 여성들에게 살갑고 그런 게 없어요.


부지영: 그런데 굉장히 여성 노동자들이 신뢰하고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이경옥: 좋아하긴 했죠. 그런데 다가가면서 먼저 1대 1로 말을 섞는 분은 아니었어요. 자기한테 너무 관심 갖지 말라고 얘기해요. 왕자병 환자도 아니고. 밤에 퇴근하고 노동자들이 위원장한테 문자 넣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발 밤 10시 이후에는 문자 좀 넣지 말라고 해요. 조합원들이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그럼 조합원들이 우리한테 얘길 해요. 위원장이 이래도 되는 거냐고. 그럼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해요. 본인이 착각 속에 빠진 거 같으니까.(웃음) 어쨌든 부인이 있고 그런 상태에서 조합원들이 자꾸 문자 보내는 게 부담스럽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이남신: 농성장에 24시간 있어도 실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는 거예요. 저는 그 간극이 되게 큰 거 같아요. 저는 나중에 책을 보고 알았어요. 조합원들이 정말 아파하는 게 뭐였는지. 세세한 것들을 잘 몰랐죠. 관심은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데 있으니까.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나서 너무 죄송한 거예요.


부지영: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 사회적인 모든 영역을 포함해서 - 노동운동의 영역에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잘 섞여야 할 거란 생각이 드는 게 상대적으로 강한 측면이 있잖아요. 여성이 강한 부분이 있고 남성이 강한 부분이 있고. 저는 이 책을 보면서 감성이 정말 많이 느껴졌어요. 관계가 유사 가족처럼 변화되어 가는 점들이 있잖아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남성 노동자들은 군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리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서열화 돼 있고. 그런데 여성 커뮤니티는 서열화가 아니라 굉장히 횡적이에요. 누가 리더를 막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빼는 측면이 강하죠.


이남신: 두 분과 조합원의 관계하고 위원장님이나 저랑 조합원의 관계하고 많이 달라요.


부지영: 그래서 저는 그런 측면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거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엔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투쟁 안에서 복작복작 하거나 서로 알아가고 유대감이 생기고 이런 게 없었고. 오히려 시나리오를 각색하면서 이런 건 꼭 넣어야겠다고 한 게 ‘우리잖아’라고 말씀하신 그 부분들인 거예요. 아마 제가 여성 감독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반드시 넣어야 된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사무국장님이 우리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보셨는데 ‘우리잖아’라고 느낀 건 다 그런 장면인 거예요. 점거하면서 이분들이 어떻게 생활하셨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이 경험이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겠다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영화 속에 많이 넣으려고 했었고.


이경옥: 우리는 그 ‘해방구’란 말이 되게 어색한데, 그게 우리 일터고 소중한 데인데도 점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럼에도 정말 재미있게 서로를 알아가는 그런 자리여서 우리는 510 파업이 갈 수 있었던 건 21일간의 그 공간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항상 얘기하거든요.


부지영: 정확하게 그 대목이었어요. 이분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싸울 수 있었던 건 그때 점거의 경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장면은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이걸 찍으면서도, 저희 남편이 촬영했잖아요. 그 사람이 얘기하는 거예요. 이거 남의 영업장을 이렇게 지저분하게,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드는 장면을 보여주면 관객들이 볼 때 딱 기분 나쁠 거 같다고. 관객들의 시선은 고용주나 고객의 시선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되게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게 굉장히 좋았는데. 이 공간을 그들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게 정말 좋았는데. 일터가 이렇게 바뀌는 거.


홍윤경: 오히려 파업 농성장을 생각하면, 쌍용차든 현대차든 보면 공장에서 남성들이 쇠파이프 들고 이런 모습이 훨씬 무섭죠. 바리케이드 치고. 보통 국민들은 파업 하면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파업 농성장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고 놀이터가 될 수도 있고 같이 밥을 나눠 먹는 공동체의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저는 이런 면을 보여준 게 파업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을 훨씬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겠다, 이렇게 생각해요.

부지영: 그렇게 보시면 너무 다행이지요. 그런데 남자의 시선에서 바로 그렇게 얘기하는 거 보고 닥쳐 그러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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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윤: 남자의 시선이라기보다는 저는 그 투쟁 당시 적극적으로 연대하지는 못했지만 경험했던 분들보다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어서 그 지점에 대한 걱정이 살짝 들었어요. 일반 시민들이 이 영화를 볼 때 그렇게 하는 거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에요.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보는 데 불편해지지는 않을까. 사람들은 별 거 아닌 거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거든요.


이남신: 굳이 논리적 맥락을 따지자면 혜미가 지적했듯이 먼저 불법을 저지른 당사자가 있는데. 상식으로 보면 우리 생활에서 보면 원인 제공자가 먼저 비난을 받고 책임져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 파업도 예를 들어 불법파업이면 다르죠. 아무 절차도 안 거치고 마구잡이로 했다면. 그런데 그게 아니고 해고를 당했고 그 해고가 불법이고 부당 해고라는 게 분명해진 조건에서 노조를 만들고 한 거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 측에 화를 내야 되는 지점인데.


변정윤: 그러니까 그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지점이 안타까운 거예요. 물론 제가 영화를 만들더라도 그런 사람들의 시선 하나하나를 다 신경 쓰면서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거 같긴 해요. 저도 여성 사업장에서 일하고 투쟁하면서 느꼈던 건데, 남성들이 다가갈 수 없는 것들은 그렇게 해방구에서 밤낮으로 얘기되잖아요. 전 그게 투쟁이 끝까지 갈 수 있었던 힘이지 않았을까 생각되더라고요. 그런데 남성들은 그런 거 딱 빼고 되게 의리적이잖아요.


부지영: 또 그런 거 있잖아요. 여자들이 수다 떨면서 강해지는.


이경옥: 수다가 해소도 되고 단결의 힘도 되고 모아지는 힘이 되는 거여서.


부지영: 서로 시어머니 욕도 하면서 ‘아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하구나’ 하는 공감대가 확 생기잖아요. 그럼 남자들이 술 마시면서 생기는 그런 거 이상으로 끈끈해지는 게 있는데.


이경옥: 영화에서 사 측이 그러잖아요. 김강우가 선전물 돌릴 때. 누가 배후 조종하느냐고. 실제로도 회사가 그런 얘기 했었거든요. 오히려 국민들에게 보내는 선전물을 회사가 만들어서. 어쩜 그걸 그렇게 똑같이 만들어서 하셨는지. 근데 그러기도 하죠. 이 나이 먹은 여성들이 저렇게 할 수 있는 건 분명히 배후 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을. 그런데 배후 세력이 아니라 우리 조합원들은 회사가 말도 안 듣고 교섭도 잘 안 나오다 보니까 부당 해고를 해도 복직을 시키지 않는 걸 보고 조합원들이 이제 점거뿐이다, 일시적으로 들어가서 매장 점거를 했다가 나왔지만 영업은 계속 되고 그래서 계속 고강도 투쟁만 얘기했어요. 그래서 저는 나중에 다시 〈카트〉를 밀고 나가는 것은 우리는 다시 점거 투쟁을 할 것이고 그런 걸 열어두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남신: 지도부는 1박 2일 점거 투쟁을 기획했지만 조합원들이 지도부를 압박해서 구속도 시킨 건데.(웃음) 그래서 이랜드-홈에버 파업 투쟁은 조합원들이 주도했던 정말 드문 싸움이거든요. 그러니까 훨씬 주체적인 싸움이 됐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정말 그때 축제 같았죠. 그래서 저는 그때 같이 어울리고 소극하고 했던 게 너무 닮아서 남달랐던 거 같아요.


부지영: 그 부분이 이랜드-홈에버 투쟁의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에요. 그래서 그 부분을 영화에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고. 저도 영화 안 찍을 땐 주부생활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영화 할 때 그런 점이 많았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나와서 시나리오를 쓰다가도 몇 시가 되면 바로 전화를 하게 되고 그런 삶을 살았거든요. 그럴 때 남자 프로듀서 같았으면 얘기를 잘 못했을 거예요. 이해도 못할뿐더러 이런 거까지 감안해 달라는 게 자존심도 상하고 얘기도 못하는 상황이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우리 피디한테는 다 얘기하고, 피디도 먼저 배려하고. 이게 사실 남녀가 다 함께 해야 하는 건데. 지금까지는 저도 남자 스텝들한텐 강하게 보이려고 애썼던 거 같고. 여자 스텝들한텐 좀 이해해 주겠지 하며 좀 이중적으로 행동했던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그런 점에서 되게 편했던 현장이죠. 많은 부분 이해를 받았던 거 같고.


이남신: 그리고 김우형 촬영감독님, 남편분이랑 같이 작업을 하셨을 텐데 그럼 가정은 누가 돌봤던 거죠?


부지영: 저희 친정어머니가 보셨죠. 3개월 동안.


이남신: 친정어머님이 영화를 만드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우셨군요.


부지영: 굉장히. Thanks to에 있어요.


변정윤: 다행히 가까이 계셨나 봐요?


부지영: 아니에요. 저희 어머니 부산이나 제주에 계시는데 그 3개월 동안은 그냥 서울에서 사셨어요.


홍윤경: 거의 집에 못 들어가셨나요? 촬영 기간 동안.부지영 세트 찍을 때는 보름 있다가 잠깐 나가서 외부 촬영 할 게 있으면 했다 다시 들어와서 열흘 촬영하고. 3주 있다 나가기도 하고.


이경옥: 거기가 또 대부분 여성 출연자들이었잖아요.


부지영: 그분들 중에도 애가 있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그분들은 그런 게 있어요. 되게 걱정하면서도 나름 그 삶을 즐기셨던 거 같아요. 휴가. 저도 그랬어요. 사실.


이경옥: 그럼 저희 투쟁을 경험하셨네요. 간접적으로.(웃음)


부지영: 네. 맞아요. 조합원 배우들은 특히 그러셨던 거 같아요. 애들을 남편한테 맡기고 오신 분도 있고, 친정엄마한테 맡기고 오신 분도 있고 그런데 되게 걱정을 하면서도 이 안에서 같이 숙박하고 촬영하고 세트 대기실에서 동지 같은 배우들하고 같이 어울리고 이런 게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더라고요. 저는 같이 놀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지금도 밴드 만들어서 소식도 올리고 그러는데, 이 경험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조합원 배우들. 물론 주연 배우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건데.


이경옥: 조합원들도 그때 농성하면서 특히나 월드컵점 같은 경우에는 노동조합 만들고 한 달 만에 파업을 하면서 조합원들이 서로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지조차 몰랐어요. 같은 캐셔라도 서로 별로 관심 없고 자기 계산대에서 나왔다가 식사하고 들어가고. 시간에 따라서 들어왔다 나갔다 했지 옆 사람을 볼 시간이 없었는데. 대부분 마지막까지 농성장에 있었던 분들은 월드컵점 조합원들이거든요. 다른 지부는 많이 빠지고 집행부와 월드컵점 중심으로 있었고 연대 단위에서 몇 분 계셨던 건데. 집이랑 마트만 왔다 갔다 했던 사람들이에요. 외박을 한 번 해 봤어요, 뭘 해 봤어요. 진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여기를 소풍삼아 왔다 갔다 한 거지. 교대로. 보따리 싸고 먹을 거 싸 와서.




못다한 이야기, 그리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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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저는 영화가 감정선을 잘 살린 게, 혜미와 선희가 얘기하면서 혜미가 “언니”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선희가 처음엔 좀 당혹스러워 하다가 나중엔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서 일상적인 관계가 복원되는. 요 장면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중에 같이 일하자고 먹먹한 심정으로 얘기하는 거. 저는 그 감정선이 여성 노동자들 사이가 아니면 참 어려운 지점인데 그걸 정말 잘 잡았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영: 저도 암암리에 월드컵점 조합원들을 생각했던 거 같아요. 이야기 속에서 가장 노동운동 경험이 없고 투쟁의 경험이 없던 가장 평범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변정윤: 저는 눈물 나도록 찡했던 게 뭐냐면 파업하면서 여성들이 살림하면서 눌려 있던 것들이나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이 사람마다 있잖아요.


부지영: 그 부분도 시나리오랑 편집에서 좀 빠졌어요. 옥순이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변정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투쟁 파업이라는 걸 통해서 발현되거나 조금씩 보이는 것들이.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좀 슬프기는 했죠. 그런 걸 통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데. 이것도 슬픈 현실 속에서 자기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잠깐 나오는 거잖아요. 해방. 그 부분이 눈물 나도록 찡하게 왔어요.


부지영: 선희가 옥순한테 돈을 빌리러 가잖아요. 그 뒷부분이 쫙 빠졌는데. 옥순이가 선희한테 그런 말을 하거든요. 오랜만에 만났고 선희는 굉장히 투쟁에 지친 얼굴이고 옥순이는 자기는 돈은 벌고 있고 미안하잖아요. 돈 빌려주고 “여기 일은 어떠니?”, “괜찮아. 남편이 돈 벌어오니까 아무 말도 안 해.” 이러면서 옥순이가 무슨 말을 하냐면 난 요즘 꿈을 꾼다, 예전에 마트에서 여러 사람 앞에서 노래를 하고 춤을 췄던 그런 게 자꾸 꿈에 나타나는데 그때 속에 있는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다가 꿈을 깨면 헛헛한 느낌을 갖는다, 그런 얘기를 해요. 그럼 선희가 손을 잡아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꽤 길어요. 독백으로. 아쉽지만 시나리오에 제대로 써진 부분도 빠진답니다. 또 빠진 장면은 동준과 순례가 용역들이 처음 마트 앞에 등장하고 지나갈 때 둘이 용역들을 지긋이 보면서 동준이 얘길 하잖아요. 낙숫물이 바위를 뚫을 수 있을까요. 그때 순례가 동준한테 어떤 얘기를 해 줘요. 그 얘기는 제가 쓴 부분이긴 하지만 너무 교과서적인 이미지가 있어요. 잠잘 때 소나기 소리에 잠을 잘 깨진 않지만 낙숫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소리엔 잠을 잘 깬다. 그런데 사실 그것도 제가 만든 말이어서.(웃음) 결국 빠졌어요. 저도 너무 아까워하는 장면이 옥순과 선희의 장면이에요.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싸우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 속의 얘기를 많이 하면서 어떤 후련함도 느끼고. 수십 년간 한 번도 소리 질러 얘기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얘기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고, 그래서 그 시간이 너무나 자신들에게 소중하고. 그런데 이 사람이 다시 식당 노동자로서 삶을 살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옥순한테는 투쟁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이 경험이 또한 중요한 거예요.


이경옥: 어쨌든 옥순이 그랬다면 그 안에서 농성했던 우리 5, 600명이 처음에는 파업하고 같이 함께 있었거든요. 그 조합원들이 사실 그 기억을 항상 생각하고 있던 거예요. 농성장에서의 즐거움, 그 해방구, 그때 느꼈던 마음들. 제가 볼 때는 510일 파업 중에서 그 21일간의 농성을 기억하면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겠지만 아마 나머지는 다 묻히고 그 21일만 기억할 거예요.


변정윤: 좀 전에 얘기했던 걸 이어서 얘기해 보자면 영화에서 우리 사회가 여성들을 다방면으로 억누르고 살게 만든 이 지점이 자꾸 보여서 가슴이 뜨거웠어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라면 이 사람이 캐셔를 하든 뭘 하든 상관없었을 텐데. 전 그 지점이 자꾸 이 투쟁에서 보이는 거예요. 해방구라는 것도 그렇게 다가오고.


부지영: 역설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사실은 이해관계에서 자기중심적으로 결정한 거잖아요. 처음에 이 투쟁은. 생계의 문제,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나의 자존감을 획득하게 되잖아요. 그것 때문에 결국은 싸움이 지속이 되는 거거든요. 이 앞의 이유 때문에 싸움이 지속이 되는 게 아니라. 이 자존감, 억울했던 것을 막 분출하고 자아를 확인하면서 이 목소리를 잃기 싫어서 계속 하게 되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얘길하다 보면 느끼는 거고. 


이경옥: 이걸 과연 일반인들이나 남성들이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여성들이 경력 단절되고 40대, 50대에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젊은애들한테 당하고 하는 상황들 성희롱 당하고 하는 상황들. 그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거든요. 그럼에도 이분들이 싸우려고 했던 거는 무시당하고 했던 것들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한. 우리가 산전수전 다 겪었잖아요. 나 혼자 하면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같이 하니까 됐고. 그거에 힘을 받아서 이분들이 더 세게 더 싸우자고 했던 거죠.


부지영: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파업전야〉와 되게 많은 차이점이 있어요. 외피는 굉장히 비슷한데 속을 들여다 보면. 그걸 여성들은 확실히 많이 보시는 거 같아요.

이경옥: 제가 이 영화를 많이 봤다고 했잖아요. 그때마다 다시 음미하면서 ‘너무 똑같다’, ‘정말 표현을 잘 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들이 있었어요.


이남신: 〈카트〉는 청소년 노동인권과 관련해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중고생들은 꼭 봐야 할 영화로 지정됐으면 좋겠어요.


부지영: 고3 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기말고사 끝나면 단체관람 하라고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어요.


이남신: 알바 노동하는 청소년들에게 노동자들의 권리가 뭔지 가장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영화가 아닐까요.


부지영: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영화 만들면서 안타까웠거든요. 외국 사례는 익히 들었지만 우리 사회는 노동인권교육 안 하잖아요. 전교조나 이런 분들이 교재나 이런 걸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초중고생들이 너무 모르잖아요. 최저임금 이런 것도 모르고 알바 하잖아요. 요즘에는 고등학생들이 하다가 제대로 시급 못 받고 이러면 노동청에 신고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알바 해 본 애들은 상식적으로 아는 거죠.


이경옥: 영화도 똑같잖아요. 우리 아들도 예전에 후배가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한 달 계약 하고 일주일 일하다 너무 힘들어 때려쳤대요. 사장이 한 달 한다 해놓고 일주일만 일했으니까 일주일치 급여를 안 준다 그랬다는 거예요. 그래서 받는 법을 알려줬다고 하더라고요.

부지영: 최저임금 5,210원을 생각했는데 실제로 고등학생들은 4,000원도 못 받는데요. 대학생들은 4,500원 정도 받고요. 나이별로 달라요. 경력이 좀 오래 된 분들은 최저임금 이상 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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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우리 사회가 청소년 노동, 중고령자 노동, 여성 노동을 저평가하는 사회적 문화가 견고해요. 이건 깨트려야 해요. 순례로 대표되는 중고령 여성 청소 노동자, 태영으로 대표되는 알바 노동자, 선희와 혜미로 대표되는 젊은 여성 비정규노동자, 이게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비정규 유형들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정규 전체 현황을 알고 일부러 저렇게 조합한 건가 생각했어요.


부지영: 여기 계신 분들이야 좋게 말씀해주시는데요. 영화적으로 미학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이 분들이 마치 계획된 것처럼, 가장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전형적으로 만들어낸 캐릭터다, 그래서 캐릭터라기보다는 역할이라고 어떤 평론가들은 말씀하시더라구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캐릭터인데도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측면도 있어요. 좋게 모든 연령층을 다 고민할 수 있게 했다고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영화적인 측면에서 얘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변정윤: 아까 얘기한 영화 보고 펑펑 울면서 전화했다는 저희 센터 정책부장 친구가 20대 중반이거든요. 노동운동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었고 비정규직이 자기 일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그 영화 보면서 왜 울었을까. 이력서 쓴 모습 보며 울지 않았을까. 그 친구도 수십 번 넣었을 거예요. 그 장면이 자기하고 딱 맞아서 울었을 거예요. 저 모습이 내 모습인데 왜 부정하고 살았지 하는. 그 느낌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펑펑 울며 전화했을까. 상관없는 사람들이 봤을 때도 확 다가올 거 같아요. 이 영화가 어떤 한 사람에게 이런 자극을 줄지는 몰랐죠. 이런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이경옥: 그런 지점에서 성공적인 영화라고 생각해요.


부지영: 저로서는 반반인데 영화적으로 평가받기보다는 상업영화로는 다루지 않았던 소재이고 그런 면에서 주목받다 보니 영화적인 면에서 경도된 측면이 있죠. 그런 텍스트로 읽혀지는 측면이 있죠. 영화로는 덜 얘기되는. 그런데 뭐 이 영화의 운명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남신: 양쪽 다 뜨거워졌으면 좋겠네요.


부지영: 아뇨 괜찮아요. 안그래도 돼요.(웃음) 평론가들은 심정적인 응원은 하는데 영화 전체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길 많이 해요. 영화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요.


이남신: 한국 사회에서는 비정규노동이 참 어려운 주제잖아요. 〈카트〉가 이렇게 대중적 공감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 아닌가요?


부지영: 지금 70만 넘어섰는데 좌석 점유율이 30%를 넘어주면 꽤 오래 가긴 하는데요. 그래도 12월 17일 〈국제시장〉 개봉까지인 것 같아요. 지금도 상영관이 반으로 줄었는데 그 이후로 정말 많이 줄어들 거예요. 또 열혈 관객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상영 시간대로 되기도 하구요.


이남신: 11월 13일에 얽힌 운명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전태일 열사 기일이기도 하고 수능 날이기도 했지만, 마침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판결도 있었고 또 이랜드일반노조가 510일 파업 투쟁을 마무리하는 조인식이 있었던 날이기도 하거든요.

부지영: 그래서 아마 배급사와 제작사도 그런 의미로 결정한 것 같아요. 갈등 많이 했을 텐데요. 사실 더 뒤로 미룰 수도 있었고.


이경옥: 제작 기간이 오래 걸렸잖아요.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개봉 날 잡는 것도 그랬고. 우리가 대박이 나야 하는데, 엉뚱한 영화가 대박이 나서 정말 상영 날짜를 족집게 도사에게 물어보던가 했어야 하는데.(웃음) 조합원들 중에는 날씨 따뜻한 노동절 때 개봉하면 어땠을까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이남신: 영화 제작자로 나설 기세시네요.(웃음)


부지영: 작년 5월 개봉으로 한번 만들어보자 했었어요. 추석도 생각했었는데 건너뛰고 그랬죠.


홍윤경: 심재명 대표님이 감독님을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부지영: 제 첫 영화가 2009년에 만든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인데요. 저예산 영화고 영화에 성소수자가 등장해요. 상업영화로 개봉 못했고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개봉했어요. 영화진흥회에서 지원받아 공적 자금으로 찍은 거라 개봉이 전국에서 스물 몇 개, 정말 소수의 극장에서 개봉했어요. 그때 심 대표님이 보셨대요. 그 영화를 보고는 재미는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에 제가  국가인권위원회 옴니버스 프로젝트로 단편을 찍었는데, 몽고 이주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리마〉예요.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는 중편이었는데 양익준 감독과 함께 멜로를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샤방샤방한 멜로들은 제 성격에도 안 맞고, 관심도 없었고. 어떡하지 하던 차에, 상암 홈에버가 제 나와바리잖아요.(웃음) 장을 보러 갔는데 마트 여성 노동자분이 물건 진열하고 손님 오시면 설명하고 하시잖아요. 근데 40대 중반쯤 돼 보이는 분인데 평일 낮이라 멍하게 서 계신 거예요. 그 순간 저 분은 사랑이라는 걸 하고 살까, 집에 와서도 그 생각이 자꾸 나서 40분짜리 단편을 만들었어요. 〈산정호수의 맛〉이라는 영화에요. 명 대표님이 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기 보단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원받아 만들다 보니 소수자 분들 다루게 되고, 열악한 분들을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이경옥: 그렇더라도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부지영: 이 두 영화는 제가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잖아요. 적은 돈이지만 제작 지원이 되는 거니까. 맘껏 자기가 해 보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안 하는 걸 해 보고 싶었어요. 그땐 정말 여성 노동자들의 삶이 궁금했어요. 그 분의 사랑이 궁금했죠.


이남신: 작가 영화 같은.


부지영: 살짝 그런 느낌이 있죠. 제가 만든 영화 중에선 〈카트〉가 가장 상업영화 같은 영화죠. 나름 쉬운 언어로 얘기한 거죠.


이남신: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에 신민아, 공효진 씨가 출연했는데 좋은 여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아요.


부지영: 시나리오가 재미있다고 그분들이 선택한 거예요. 사실 그분들한테 시나리오를 드리진 않았고 다른 분들에게 줬는데 여러 번 까인 와중에 이 분들이 어쩌다 시나리오를 보신 거예요. 신민아 씨 매니저가 시나리오가 재미있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어요. 저예산 영화다 보니 신민아 씨나 매니저 생각에도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상업영화에서 만나기 힘들잖아요. 내용도 좋다고 생각하셨는지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다고. 본인은 항상 남자 옆에 여자 이런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다른 연기를 하고 싶은데 그런 시나리오는 잘 안 들어오는 거예요. 여배우들의 일반적인 바램이에요.


이경옥: 궁금한 게 카트의 여배우들인 염정아 씨나 문정희 씨는 선뜻 응했나요?


부지영: 저를 보고 했다기보다는(웃음) 영화사를 보고 선택했어요. 명필름이 영화계 안에서 워낙 믿음이 가는 제작사예요. 어떤 배우들이든 함께 했을 때 잘될 거라는 신뢰가 가는 제작사죠. 스텝이든 감독이든 시나리오든 어느 정도 완성도가 높은 사항에서 제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리고 여자 배우들이잖아요. 명필름 대표가 여자기도 하고.


홍윤경: 출연료도 적게 받았다고 하던데요.


부지영: 주연 배우들과 촬영감독, 조명감독 등 헤드 스텝들은 본인들이 받는 것보다 적게 받고 일부를 투자하셨어요.


이경옥: 저예산으로 만들었어야 할 내용의 영화여서 제작자로선 고민이 많았을 텐데, 제작비가 생각보다 많은 30억이 들었다고 하던데요.


부지영: 맞아요.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 같은 거겠죠. 마트를 세트로 짓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경옥: 상주에는 아직도 홈에버 간판을 단 빈 매장이 있기도 했어요. 그 매장을 알아보고 홈플러스가 촬영 공간을 빌려줬으면 좋겠다, 홈플러스에 의사 타진을 했어요. 그 전에도 한차례 광주에 민주화기념사업회를 통해 확인했는데 안 된다고 했대요. 그래서 그 다음에 노조를 끼고 했는데 이미 안 된다고 했는데 다시 하긴 어렵다고 답변이 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사가 세트장 짓느라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걸 최근에 알았어요. 용인의 산 중턱에 있는 빈 공장을 이용해 정말 똑같은 세트를 만드셨더라구요. 철거할 때 얼마나 아까웠을까.


부지영: 세트 비용이 많이 들었죠. 철거할 때 스탭들한테는 3분 동안 담을 물건 다 담으라고 했죠. 다 가지라고. 3분 동안 담을 수 있는 물건이 한정돼 있잖아요. 카트 올림픽 했죠.(탄성)


이경옥: 철거 직전 함께 간 설치미술 감독님 한 분이 저에게 세트장 어디가 맘에 드냐 묻길래 저는 라커가 맘에 든다고 했어요. 이 공간은 우리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있는 곳이고, 매장은 깨끗해도 여기에선 참 다양한 일이 벌어지니까요. 예전 마트 노동자들 중에 우유를 납품하는 협력업체 직원이 있었는데 워낙 차가운 우유를 만지니까동상이 걸려서 면장갑에 가죽장갑을 끼고 일한다는 거예요. 생각만 해도 끔찍했죠. 그때 여러분도 노동조합 만들어서 같이 가입해 싸우자 그랬거든요.


부지영: 그 말씀이 맞는 게 고객들이 늘 다니는 마트 공간은 정말 깨끗하고 밝고 화려하고 쾌적하고 쇼핑하기 좋게 진열이 쫙 되어 있잖아요. 거기만 보다 보면 여기서 일하는 분들 노동조건이 좋다는 착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저희도 영화 찍을 때면 공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눈으로 헌팅하러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런 뒷 공간, 휴게실은 거의 없구요, 탈의실도 천차만별이에요. 옥상 컨테이너에서 옷 갈아입거나. 복도 한 켠을 막아서 옷만 갈아입을 수 있다거나 방처럼 되어 있는 곳도 있고, 정말 너무 다양한 공간들이 있는 거죠. 영화 속에서 청소원들의 공간을 계단 밑에다 한 것도 이런 걸 알려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 책을 읽어보면 연세대 청소노동자 싸움할 때 그런 얘기가 있어요. 학생들이 청소 노동자를 찾아가려는데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거예요. 휴게실이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찾아보니 계단 아래 육중한 문을 열어보니 거기 굴속에 있더라.


이경옥: 이분들이 어디에서 쉬시냐 하면 화장실 문을 닫으면 사각지대가 있잖아요. 화장실 변기 뒤에 앉아서 커피 드시는 거예요.


변정윤: 휴게실 하나만 해도 완전 자존감 떨어지게 만들어놨죠.


부지영: 예전에 〈리마〉에서도 모텔 노동자 인터뷰할 때, 휴게실은 어디 있냐고 하니까 일하실 때는 그냥 비상구 계단에 앉아 있대요. 무전기로 연락 받으면 바로 가서 청소하고 점심은 그나마 직원 숙소 같은 게 있거나 직원 식당 있거나 그러면 그나마 낫고.


홍윤경: 이랜드 2001아울렛 직원들도 계단에서 많이 쉬었고 휴게실이 있어도 8층에 있는 거예요.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지하에서 일하는 직원이 8층까지 가서 쉬고 20분 동안 갔다 오면 끝이잖아요. 그러니까 안 가고 옆에 가까운 계단에서 그냥 쉬죠.


이경옥: 어느 곳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쉬는 곳이 달라요.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찢어진 장판 위에서 쉬고. 정규직 노조가 있긴 있는데 잘못하고 있는 거죠. 창피해서 어디라고 말은 못하지만.


이남신: 감독님,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으면 얘기해 주시죠.


부지영: 참 재미난 장면은 많았는데 제가 기억력이 떨어져가지고.(웃음) 마지막 장면 얘기 많이 하죠.


홍윤경: 그 장면 촬영한 게 몇 월이었어요?


부지영: 2월 말이었어요.


홍윤경: 정말 추웠겠네요.


부지영: 그나마 그때가 춥긴 한데 조금 따뜻했어요.


이경옥: 어떤 분은 물대포를 얼굴에다 안 쏘고 얼굴 밑에다 쐈냐 하는 분도 있어요.


부지영: 원래 얼굴에다 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저희는 원칙을 알았고 물론 그들이 지킬 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 배우들이 표정 연기하려면 쏘면 안돼요. 배우들이 얼굴에 맞추면 난리 나요.(웃음) 연기를 못하니까.


이남신: 수위가 대단히 높았어요. 상업영화로 치면. 물론 우리가 경험한 걸로 치면 낮지만 상업영화에 담을 수 있는 수위로 보면 공권력이나 용역깡패 침탈 이런 건 최소화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나와서 놀랬어요.


홍윤경: 공권력이 위에서 내려오는 장면 있잖아요. 이런 건 정말 똑같았어요. 보는 사람은 정말 위협적이거든요.


이경옥: 군홧발 소리가 진짜 무섭고 방패 두드리는 소리는 소름 끼치거든요. 너무 똑같았어요.


부지영: 91년 강경대 열사 때 대학생들이 연이어 분신하고 시위 많이 했잖아요. 연세대 정문 앞에서 하얀 화이바 쓴 경찰이 들어올지는 몰랐는데 사과탄 터트리고 그 연기 틈새로 청카바 입은 애들이 달려왔던 거예요. 군홧발의 공포를 그때 처음 느꼈어요. 걔들이 설마 들어올까 했는데 하얀 연막 틈 사이로 바로 앞에서 마스크 쓴 얘들이 보이는 순간 정말 정신을 잃고 교문 근처에서 캠퍼스 끝까지 달렸었어요. 넘어질 뻔하면서, 눈물콧물 다 쏟아내면서 그 경험이 오래 가더라구요. 영화 촬영할 때도 그 생각났었어요. 다 공포죠 진짜.


이경옥: 전날부터 계속 방송했었어요. 너희들 계속 나와라 안내방송 했어요. 쟤들 분명히 들어올 건데 조합원들이랑 스크럼 짜는 법을 배웠어요. 끌려 나가도 시간을 끌면서 끌려 나가자. 밀양 할머니들 웃통 벗는 것처럼 우리 웃통 벗는 거 어떠냐. 그런데 나 자신이 웃통을 못 벗겠더라고요. 몸매가 돼야 보여줄 수 있는데.(웃음)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원들 맘을 편안하게 해줘야 하니까. 실제 웃통은 못 벗었고 저는 얼굴이 나오면 친정어머니 아버지 보시면 기절하시니까 바깥쪽에 있었어요. 실제로 침탈되고 나니까 고상하게 붙들고 이런 게 아니고 스크럼도 안 짜지잖아요. 네 발이 다 붙들려 1:4로 끌려 나가니까. 이게 그때 젤 큰 에피소드 같아요.


부지영: 저도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경찰에 끌려가는 게 있고 용역이 천막을 부수러 와서 끌려가는 게 있잖아요. 세 번 정도 나오는데. 그때마다 조합원을 연기한 배우들이 이렇게 치열한 장면에서 본인들도 억울한 거예요. 연기로도 그 억울함을 표현하는데 끝나고 모니터를 보면서도 그렇게 울었던 분들이 꽤 많았어요. 싸우면서 울고 모니터 확인하면서 또 울고.


이경옥: 본인들이 200% 감정이입이 된 거네요.


부지영: 코미디 영화를 찍을 때면 메이킹 필름 보면서 와~! 이렇게 웃거든요. 근데 저희는 치열하게, 억울하게 당하는 큰 규모의 장면들이 있으니까 힘든 거죠. 근데 이분들이 정말 너무 열심히 하셨어요. 나중 편집할 때 보니까 아무도 자기를 안 데려가는데도 혼자 막 열심히 소리지르고, 구호외치고 그러더라구요.(웃음) 그때 그 순간을 이 분들이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영화를 찍으면서 여기 많이 빠져있구나. 그 분들이 실제 이 사건을 겪은 조합원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이경옥: 제가 보조 출연을 했잖아요. 그때 그 분들이 율동하고 투쟁 문화제 할 때. 투쟁 사업장 동지들이 같이 있었잖아요. 문정희 씨나 염정아 씨 같은 주연배우들은 없었구요, 김영애 씨는 바로 옆에 있었죠. 근데 이분들이 한꺼번에 많이 있는데 배우 같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였어요.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할 때는 우리 조합원들이 하는 것처럼 환호하면서 뛰어 올라가서 너무 재미있게 하는 거예요. 보조 출연자들인 줄 알았는데 주연배우 이상으로 열정적으로 하는 걸 보고 감동했어요. 그 많은 분들이 같이 움직이면서. 근데 그 분들이 연극계에서 유명한 분들이라면서요. 그래서 세세한 디테일이 살아나고 우리 얘기 같다 감정이입이 되는 거 같아요.


부지영: 얼굴이 알려진 유명한 주연배우들이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하고 격의 없이 어울리고 누가 배우야 할 정도로 약간 경계가 흐트러지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저는 그럴 때 참 감동적이었어요. 어느 순간 주·조연 할 것 없이 다 조합원들 같은 거예요. 이분들한테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나도 이렇게 느끼는데 이분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그런 상황 바라보면서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희열 같은 것도 느껴지고. 스타들이 그냥 묻혀서 일반인 같은 느낌으로 연기하면서 섞이니까 서로 간에 상호작용이 잘됐던 거죠.


이남신: 정규직인 동준이 신발을 순례에게 가져다주는 장면 보면서 양대 노총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거기에 있다 저는 생각했거든요. 이 영화를 보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기가 일하는 일터에서 여러 가지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에서도 이 영화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순례가 함께 해야 된다고 얘기했잖아요.


부지영: 맞아요. 순례가 동준에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장면이 있죠. 저는 정규직이 비정규직과 서로 영향도 받고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는 동지들로서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 영화가 그 해법을 제시해줄 수는 없지만 그 방법 밖에는 없는 거 같아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거. 노력해야 한다는 거. 영화에서 동준을 약하게 그렸던 것도 그런 이유거든요. 실제 위원장님은 워낙 강한 분이셨다고 하고 신망도 있었다고 하지만. 동준도 신뢰를 받는 사람이지만 본인이 아우르지 못하는 측면도 있을 거라고요. 그런 걸 비정규직이 함께 보완해 주고 상호작용하면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제3자로서 좀 떨어져서 봤을 때는 그게 단순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이남신: 이 영화에 대한 바람을 포함해 못 다 한 얘기 마지막으로 하시죠.



좌담회_좌담회_홍윤경1.JPG


홍윤경: 〈파업전야〉 이후 24년 만에 이런 영화가 나왔는데 좀 더 보편화됐으면 하는 바램이구요. 저는 엄청 홍보 많이 하고 있거든요. 볼만한 사람에겐 안 하구요 대학동창 등에게 하고 있는데,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성공해야 이런 영화들이 또 만들어질 수 있거든요. 저희 이야기가 만들어져서 좋고 이런 게 많이 알려지는 게 좋은데,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알려지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있어요. 투쟁에 있어서 옛날 방법도 쓰지만 문화적으로 새로운 접근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개봉 후 일주일 지나 개봉관이 확 줄어드니까 실망했지만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이경옥: 유럽에 가서 보니까 국민 중에서 조합원이 상당수가 있는 곳에는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관련 TV광고를 하더라구요. 우리는 돈이 없어 그렇게 하진 못하지만. 중소영화사가 이런 영화를 관심을 갖고 만들어 줬다는 게 너무 고맙구요. 가늘고 길게 가야 되겠다 생각하구요, 지구력 있는 곳들이 있을 거니까 계속 오실 거라 믿구요. 상영관에서도 봐야 하지만 교육 자료나 이런 걸로 쓸 수 있는 부분도 무궁무진하다, 상영관뿐만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이 영화가 다양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영화관에 많이 안 들어온 걸 섭섭해 할 게 아니라 이건 첫 시도일 뿐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카트〉가 나와야 하구요, 그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변정윤: 널리 알려줘서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똑같습니다. 만들어주셔서 고맙구요. 저는 바빠서 홍보를 많이 못했는데 홍보도 많이 할게요.


부지영: 편의점 10대 알바생들의 노동인권이나 언론의 문제나 최저임금이나 파업할 때 대체인력 투입이 불법이라거나 저도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았던 것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많이 넣었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상식적인 것들인데 이렇게라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협상에도 응하지 않고 뭔가 상식적으로 너무 안 통하는 사회라는 게 참 답답한 거 같아요. 사람들이 이런 게 우리 현실이라며 트위터나 날리고 있고. 정말 너무 모르는 거죠. 다음에는 정말 이런 영화 찍고 싶지 않아요.(웃음) 최저임금이든, 알바생들 월급 주는 문제든, 파업 하면 직장이 돌아가야 되지 않아야 되는 거고, 일방적 계약해지 같은 부당노동행위들을 다 좀 상식적으로 잘 알고, 잘 되어 있어서 이슈화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전태일 열사 44주년인 의미 있는 기념일에 개봉되긴 했지만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고 참 답답하죠. 〈파업전야〉는 물론 전태일 열사 때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거. 왜 이렇게 됐을까, 사회가 왜 이렇게 더디게 가고 있을까. 다음에 이런 영화가 또 나온다면 좀 더 발전된 담론의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남신: 카트가 최소한 손익분기점을 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고요, 잘 돼야 평상적으로 노동을 주제로 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끝까지 투쟁하자, 이게 중요한 메시지로 소중하게 다가오는 영화 아니었나 싶어요. 1천만 비정규노동자들이 직접 이 영화를 보기를 정말 바라고요. 찾아가는 영화가 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지영: 비정규직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정규직 노동자들은 단체관람으로 지금 많이 봤으면 좋겠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나중에라도 찾아가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남신: 어린 청소년부터 중고령의 비정규노동자들까지 많이 봤으면 좋겠고 12월까지는 우리 모두 카트 공동체로 함께 해야겠습니다. 부지영 감독님, 이후 〈카트2〉 꼭 만드시길 바랍니다(웃음). 바쁜 분들을 모셨는데 오랜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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