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와 참의 요람에서 노동인권을 외치다_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 찾기

by 센터 posted Mar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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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은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겨울,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과 하루 300원도 되지 않는 식대, 쉴 공간이 없는 열악한 노동조건 등을 개선해 줄 것을 학교에 요구하였으나 홍익대 측은 이들을 전원 해고하였다. 이에 수많은 학생단체, 노동자 단체, 시민단체들이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하여 함께 투쟁하였고 결과적으로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사항에 응답하였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그동안 학교 안에서 ‘유령인간’ 취급을 받았던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사회에 울려 퍼진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홍익대를 시작으로 많은 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투쟁을 하였고, 대체로는 학교와의 협상을 통해 문제가 얼추 해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지금 중앙대의 청소노동자들이 여기, 중앙대학교 본관 앞 잔디광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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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 연대가 지금, 여기에 오기까지.
(참고: https://www.facebook.com/yonglim.jeong#!/laborofcau ‘비와당신’ 중앙대 학생서포터즈)

 

“우리는 아침 7시부터 일할 것을 계약했지만 너무 많은 업무로 인해 6시, 심지어는 새벽 4시에 출근을 해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을 했습니다. 거기에 모두가 쉬는 토요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 학교 곳곳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다른 대학들은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토요일은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한 달 202시간, 타 대학들은 한 달 209시간 근무로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은 많은 시간 무료노동을 해왔던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료노동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일한 시간만큼 제대로 임금을 지급할 것과 토요근무폐지를 요구합니다. 이런 우리의 요구가 허무맹랑한 것인가요? 너무 과한 요구인가요? 일한만큼 받을 권리, 토요일 근무 폐지, 다른 대학들과 동일한 노동조건 적용을 요구합니다. 좀 더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청소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입니다.”
                                                                                               -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중앙대분회 청소노동자


 - 2013. 9. 2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분회 출범
중앙대학교의 청소˙시설 노동자로 이루어진 노동조합(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중앙대분회)이 출범했다. 장시간의 노동과 불안정한 고용에 문제를 제기 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여기서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통해 요구한 사항은 한 가지였다. 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타 대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만큼에서 자신들도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홍익대 등 12개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대학 통일 단체협약이다.(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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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용역업체 TNS는 ‘학교와 이야기를 해봐야 협약을 맺을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학교에 교섭 상황에 대해 문의조차 하지 않는 등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이 때 마침 새로운 노동조합(한국노총 한국철도산업노조 중앙대지부)이 또 하나 결성됐고, 용역업체는 기다렸다는 듯 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두 노동조합이 크게 다른 요구를 한 것도 아니었음에도 먼저 생긴 노동조합은 배제하고, 나중에 생긴 노동조합의 요구사안은 쉽게 들어준 것이다.
용역업체의 일부 관리자들은 현장의 청소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 노조로부터 탈퇴할 것을 종용하고 있으며, 민주노조 조합원들은 내년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에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 2013. 12. 11. 파업 결의대회 진행

- 2013. 12. 16. 기자회견 및 파업 출정식
중앙대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비와 당신 학생 서포터즈[비정규직 노동자와 당신]’가 적극적인 활동공세를 보이며,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잇달았다.

- 2013. 12. 17. ~ 2014. 1. 2. 본관 농성 개시
총무팀장은 총장과의 면담을 주선하겠다며 기다리라고 했으나, 열흘 동안 학교 측은 연락을 거부했으며 총장은 본관 총장실 대신 타 건물 행정실로 출근했다. 

- 2012. 12. 24.
학교 측은 공동주거침입죄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장을 접수,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청소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 2014. 1. 3. 청소노동자들의 천막 농성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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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권리로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 vs ‘요구사항은 학교가 아닌 고용주인 용역업체에게 요구해야’
 이러한 청소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중앙대 학생들의 시선은 대체로 파업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쪽이었으나,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2학년 민영(가명, 21세)씨는 “청소노동자 분들이 요구하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인권이고, 분명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입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절충안이 나오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하였다. 또한 연민(가명, 21세)씨는 “권리를 권리로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학교 곳곳에 붙여 있는 학생들의 응원 자보를 통해 상당수의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학년 도영(가명, 24세)씨는 “파업을 하시니까 시험기간에 중앙도서관 관리도 많이 안 되고,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한 이들을 고용한 것은 용역업체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 왜 이런 요구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며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한 학교시설의 관리 미흡과 이에 따른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렇듯 청소노동자의 파업을 둘러싼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작 문제를 해결할 ‘진짜 사용자’ 중앙대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에도 이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는커녕 일말의 타협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 본 기사의 저작권은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에 있습니다. >

 

 

글|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학생기자단 3기 인권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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