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한지 두 달이 지났다. 학교에서의 첫 파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투쟁은 대통령선거 분위기에 휩쓸려 많이 부각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역과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12월 3일부터 방과후코디네이터 노동자들이 파업중이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 본부’의 조합원들인 이 노동자들은 어떤 이유로 30일 넘게 파업을 하고 있는것일까? 센터에서는 방과후코디네이터 노동자들이 어떤 연유로 투쟁을 하고 있고, 어떤 투쟁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
방과후코디네이터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낯설어하시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분들이신지요?
방과후 학교는 학교수업이 끝난 후 부족한 교과와 특기적성발달을 위해 강좌를 개설하여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학생들이 질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과정입니다. 예를 들면, 영어, 수학, 국어 및 음악, 미술, 체육 등 전 과정이 포함됩니다.
방과후코디네이터는 ‘방과후학교 운영 프로그램 기획, 강사 관리, 학생 출결관리, 학부모 민원 상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관련 공문처리 등’을 맡아서 하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로 방과후 학교와 관련된 일이라면 우리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파업투쟁을 하신지 30일이 넘었는데요.(1월 9일이 파업에 들어간지 38일째이다.) 파업투쟁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방과후코디네이터는 2009년부터 만들어진 직종입니다. 지난 4년간 임금이 동결되어 왔으며 시급도 약 4100원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에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고, ‘타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만큼이라도 임금 단가를 올려 달라, 한 학교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이런 요구를 바탕으로 8월말부터 교육청과의 면담을 진행해 왔었습니다. 수차례 진행된 면담을 통해 시급인상이나 수당지급등과 같은 협의들을 이끌어내고 있었으나 교육청에서는 11월말 갑작스레 방과후코디네이터 전원에게 계약만료 통지를 보내라는 내용을 내부메일로 보냈습니다.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지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방과후코디네이터의 대다수가 주 30시간 근무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는 2013년도부터 ‘23학급 미만 초등학교 및 모든 중학교는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되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근무시간을 절반 밑으로 줄여놓고 똑같은 일을 시간 내에 하라는 것이지요. 또한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를 하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온전히 받을 수 없습니다. 주1일 유급휴일과 연차휴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최소한의 권리들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이에 맞서 저희는 12월 3일부터 이에 맞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좀 전에 말씀해주신 ‘23학급 미만 초등학교 및 모든 중학교는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간 줄이되 주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는 계획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앞서 말했듯 업무시간과 관계없이 방과후코디네이터가 담당해야 할 업무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주 30시간으로 하던 일을 주 12시간으로 해내라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습니다. 또한 방과후코디네이터는 전부 여성노동자이며 대부분이 학부모입니다. 따라서 일을 하기 위해 집안일도 마무리하고 나와야 하고, 학교까지 이동하는 왕복 이동시간만 고려해도 4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하면 임금단가가 인상되더라도 월급은 35만원 수준이 됩니다. 월급 35만원 받겠다고 하루에 4시간씩 소비하고, 교통비․식비 들여가면서까지 학교에서 열심히 일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파업을 시작하신 후 임혜경 부산교육감과 면담도 진행하셨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오고 갔나요?
지난 12월 11일 민주통합당 의원의 주선으로 임혜경 교육감과 면담을 실시하였습니다.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임혜경 교육감은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을 모르고 들어왔느냐. 이제 와서 이렇게 요구하는 것을 이해 할 수가 없다.”, “방과후코디는 원래 파트타임이고, 알바일 뿐이다”라는 말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공교육을 담당한다는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이며, 아이들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낮은 근무조건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일해 왔던 것이지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공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하여 우리를 채용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 40시간이 안 되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우리를 교육의 주체가 아니라 ‘알바’ 취급을 한다는 것에 분노했습니다.
현재 파업과 함께 어떤투쟁을 하고 계신지요?
12월 19일 대선 이후, 임혜경 교육감 그림자 투쟁(교육감 따라다니기)을 2~3일간 진행했으나, 교육청에서 더 이상 교육감의 일정을 홈페이지에 알리지 않아 불가능하게 되어 다시 교육청 앞 점심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과후코디네이터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지역 노동자들이나 전교조에서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우리들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니, 곳곳의 노동조합에서 연대를 오기도 하였고 많은 투쟁기금을 모아주셔서, 밥 든든하게 먹고 열심히 투쟁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의 입장을 정확하게 들은 적은 없으나, 방과후 학교 사업은 ‘학교 안으로 사교육을 들여온 것과 다를 것이 없다’라는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향후 투쟁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우선은 승리할 때까지 파업투쟁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계속 파업투쟁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복직을 위해 교육청과도 계속 연락을 취해 면담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청에서는 저희 조합원들의 전원 복직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최저임금 위반 소송, 해고 무효 소송, 부당해고 구제신청’등을 진행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