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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셀] 전자업종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위한 토론회 열려
“노동과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하는 지역 조직화 사업이 필요하다”
서동훈 기자 | purdingding@gmail.com
전자업종 노동자의 간접고용 문제 해결 방안과 비정규노동자 조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 양지돌봄센터에서 열렸다.
‘시그네틱스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대책위’가 주최하고, 민주노총 안산지부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엔 지역 내 노동,사회,시민운동 등 각계각층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영풍그룹과 반월공단 사례를 중심으로 전자업종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전자산업 분야의 사내하도급 실태를 공유하며 문제해결을 위해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전략조직화 사업과 함께 노동을 넘어선 지역 내 시민,사회운동 진영의 연대를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엄미야 금속노조 경기금속지역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전자업종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전자업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대체로 임금이 낮은 여성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사용한다. 저임금과 초과근무로 인해 평균근속이 3개월에서 1년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노동조합 건설은 철저히 봉쇄되어 있다. 현재 전자산업 종사자의 조합원 수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통틀어 약 1만 5천명으로 1%가 채 되지 않는 비율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윤민례 금속노조 시그네틱스분회장은 소속 사업장의 예를 들며 “영풍그룹의 경우 과거 주임이었던 소사장이 생산현장 인원관리를 하고있으며 현재 생산현장엔 모든 노동자가 간접고용 형태로 전환된 상태다. 노동자들은 모두 휴일에 쉬지도 못한 채 8시간 근무를 하고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장시간 노동을 하고 나서야 지급받는 현실이지만 모두 비정규직이기에 비교대상이 없어 문제의식을 못 느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시그네틱스분회는 지난 해 대법원의 해고무효 판결에 따라 지난 11일 1년 반만에 생산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시그네틱스를 비롯한 영풍그룹 전자업종 계열사 생산직 노동자 수는 약 4700여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현재 현장에 남은 정규직 노동자 수는 최근 복직한 시그네틱스분회 조합원 26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공계진 전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사업장별 대응이 아닌 지역단위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저임금, 여성노동자에 대한 것을 의제화할 수 있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공계진 씨는 “전자산업 생산공장의 48%가 경기에 있으며 그 중 절반이 안산 반월,시화 공단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반월,시화공단을 금속노조 차원의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조직화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사회적 의제를 형성해 가는 데 유리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손정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오래전부터 금속노조가 지역 조직화 사업을 결의하고 배치해왔지만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 노조중심으로만 사업을 해야한다는 의식이 많이 느껴졌다. 어떻게하면 지역에서 연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낼 수 있을가 향후 공단지역 전략조직화에서 핵심적인 관건이 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토론회 참가자들은 이후 전자업종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조직화 사업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결의하며 이날 토론회는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