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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시터가 설거지에 빨래까지 해야 하나요?
[비정규 노동자의 얼굴] <6> 이정숙 비정규직 가정 방문 베이비시터
이상엽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 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
▲ 이정숙 비정규직 가정 방문 베이비시터 ⓒ이상엽 |
나는 가정 방문 베이비시터입니다. 나이는 52세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아기 돌보미죠. 예전에는 방과 후 교육까지 맡아서 0세부터 11세까지가 케어 대상이었는데, 이번에 정부 시책 때문에 0세부터 5세까지로 바뀌었어요. 나는 생후 1개월짜리 아이를 돌보기도 했어요. 이용자 가정에서 시민센터 홈페이지에 구인 요청을 하면 거기에 맞는 거리와 나이대를 계산해서 시민센터에서 연결해 주죠.
가정에서 일을 하다 보니 빨래 삶기나 손빨래를 원하기도 하고, 심지어 가사 노동까지 시키는 분들도 있어요. 커튼 빨래를 시킨다는 분도 있어요. 근무 수칙에 가사는 하지 않는다고 명시가 되어 있긴 해요. 그런데 엄마들이 바쁘니까 출근하며 두고 간 설거지거리나 빨래 같은 걸 더러 해 주기도 하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요구받기도 하죠. 식사가 제일 큰 문제 중 하나예요. 방문 가정에 식사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는 3000원을 주게 되어 있는데, 그나마도 돈을 요구하게 되면 불편해지니까 말을 못하기도 해요.
급여는 4대 보험비 적용되고, 퇴직금까지 떼고 나면 월 97만 원 정도 받아요. 거기다 발전기금 회비라고 해서 3만 원을 떼는데 그 용도를 알 수 없었어요. 알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거죠. 복지라는 것도 없었고요. 그런 배경 속에서 작년 11월에 노조가 결성되었어요. 이제 시작인데 갈 길이 멀어요.
※ 이 글은 격월간 <비정규노동> 3-4월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