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청소하는 화장실만 약 30개…66세에 고달파요
[비정규 노동자의 얼굴] <5> 최남순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이상엽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 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장
▲ 최남순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이상엽 |
나는 청소 노동자입니다. 이름은 최남순, 나이는 올해로 66세입니다. 여기서 일한 지는 6년 접어들었어요. 충남대병원 1층 외래에서 일해요. 이 병원에 치료를 다니다가 아는 언니를 만났어요. 농담 삼아 "언니만 다니지 말고 나도 좀 같이 허자" 그랬는데 진짜 자리가 나서 일하게 됐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을 모아 만든 노동조합을 민들레 분회라고 그래요. 나는 민들레 분회 분회장이기도 합니다. 하루 8시간 가운데 4시간은 청소 일을 하고, 4시간은 노동조합 일을 해요. 우리 병원은 휴가자가 있으면 2층, 3층을 오르내리며 그 일을 분회장인 내가 메꾸어야 해요. 병원에서 인원 충원을 안 해주거든요. 일은 일대로, 노동조합 일은 그것대로 고됩니다. 나이를 이렇게나 먹은 사람을 조합 간부로 뽑아 주어서 힘이 너무 들어요.
서른일곱 명이 해야 할 일을 열 명이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병동 세 개를 혼자 청소하다가 이제는 그나마 줄어 병동 두 개를 나 혼자 청소해요. 양쪽 병동에 화장실만 서른 개 가까이 되거든요. 일이 많으니까 뛰어다니면서 해야 해요. 그래도 먼지 뭉텅이가 날아다닌다고 민원이 들어와요.
늙은 몸이 고달파요. 어느 날은 탈의장에 드러누워 쉬고 있는데 동료 하나가 그래요. "언니는 왜 이런 걸 한다고 해서 그렇게 힘이 들게 사누?" 속이 상해서 소리를 꽥 질렀어요. "누구는 그걸 하고 싶어서 하느냐"고. 동료들이 뽑아 줘서 하는 건데. 그렇게 돌아서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나 우는 건 아무도 몰라요.
※ 이 글은 격월간 <비정규노동> 3-4월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