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이어온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의 속살과 주민의 목소리를 담고 싶어
‘꽃보다 할매’ 프로젝트는 현재 밀양에서 거주하며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운동에 나선 거주민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기록하려는데 의미가 있어요. 언론보도를 통해 주민들의 삶과 운동이 전달되기는 했으나 송전탑 건설의 피해자나 반대운동의 투사로, 양극단의 이미지가 많지요. 그러나 이러한 추상적 이미지는 '사실'일 수는 있으나 '무언가'가 빠진, 그래서 싸움의 주체들을 온전히 담지는 못하지요.
그 운동을 하고 있는 할매, 할배, 아지매들의 일상과 삶, 밀양과 맺은 삶의 역사를 기록함으로써 거대한 '역사의 추상성'을 '구체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런 기록이야말로 역사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민중, 민중운동사의 생생함을 보여주는 일이자, 지금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거주민들에게 힘을 보태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난 12월부터 여성, 인권, 풀뿌리에 관심 있는 기록노동자, 인권활동가,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왜 할매들이냐고요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에서 ‘할매’라 불리는 나이든 여성들을 중심에서 있는 지역운동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밀양 ‘할매’들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여성의 삶과 지역운동을 담아 내려고 해요. (물론 인터뷰 대상자는 할매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등 다양한 연령, 성별 등에 기초해 진행하고 있어요.) 그/녀들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 터전,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가 생애사 속에서 드러날 것이기에 그 기록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말건네기가 될 거라고 봅니다.
얼마 전 밀양 희망버스에 사람들이 많이들 다녀왔지요. 그곳에서 우리는 할매, 할배, 아지매들이 즐겨워 웃는 모습을, 떠날때 아쉬워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봤듯이, 말건네기와 손건네기, 연대는 박수처럼 호응이 있어야만 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손건네기를 기대하는 말건네기. 그 과정에서 밀양의 문제는 밀양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모두의 문제로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번 구술사 프로젝트는 할매들의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밀양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이 이번 '밀양, 꽃보다 할매' 구술사 프로젝트에 많이 호응해주셨으면 해요.
구술사, 이렇게 진행되고 있어요
12월에 모인 사람들이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연락하여 이 작업의 취지를 알리고 인터뷰할 주민 15명을 1월부터 만나고 있어요. 대부분 할매들이지만 함께 싸우고 있는 할배, 아지매들도 있어요. 할매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자체로 소중한 기록이기에 구술을 글로 정리할 사람과 영상으로 기록을 남길 영상활동가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
구술작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 밀양거주민이 아니다보니 경비의 대부분은 교통비입니다. 기차비가 많이 비싸다보니 한번 내려갈 때 마다 1인당 10만원 이상의 차비가 드는데다 1명을 인터뷰하기 위해서는 영상활동가까지 포함하면 3명 정도가 내려가기도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이 든답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봄이 되기 전에 작업을 마치기 위해 2월까지 글을 완료하기로 했어요. 구술을 위한 만남은 1회에서 3회가 됩니다. 현재 대부분 1~2회 만났고 이제 글을 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사용된 경비는 250만원인데 아직 추가 인터뷰를 더해야 해서 돈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책으로 낼 출판사를 통해 받은 선인세로 진행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소설펀치로 300만원을 최종 목표로 하려고 합니다.
밀양의 할매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분,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에 힘을 보태실 분은 이곳에 후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