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7만명 해고!
10.29 조선소 희망버스
3000-3000 고용안정호 제작 프로젝트에 함께 해요.
1. 한국 조선산업은 세계 1위 아닌가요?
지난 20년 간 조선업은 호황이었습니다. 손 기술 좋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좋은 배를 만들어 유럽의 선진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았습니다. 기술 좋고 저렴한 한국 선박은 세계로 팔려나갔습니다. 고유가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폭발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행하는 <조선자료집>에 따르면 2000년 7만9776명이던 13개 조선소 노동자는 2014년 20만4996명으로 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조선소 1~7위가 모두 한국 조선소였고, 거제에서는 지나가던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간다는 얘기가 돌아다닐 정도였습니다.
2. 그런데 왜 조선산업이 어려워졌나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유가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의 조선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일본이 정부의 조선업 지원으로 다시 조선업 경쟁력을 회복해 경쟁이 치열해진 원인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정규직 대신 하청을 썼습니다. 그것도 하청업체 본공, 물량팀, 돌관팀이라는 다단계 하청을 값싸게 부려먹으며 저가 출혈경쟁을 일삼았습니다. 기술은 축적되지 않았고, 배의 품질은 떨어졌습니다. 선주사에서 클레임이 늘어났고, 국제적 신뢰를 잃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청와대와 산업은행의 낙하산 놀이터가 됐고, 청와대 사진사까지 고문으로 임명해 회사를 망가뜨렸습니다. 2014년부터 유가가 급락하면서 조선산업이 어려워지게 된 것입니다.
3. 조선소에 비정규직이 얼마나 많은가요?
조선해양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신고한 조선소의 2001년 정규직은 5만4265명, 비정규직은 3만2417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37.4%였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는 정규직 6만7497명, 비정규직 13만5785명으로 하청 비율이 무려 66.8%에 이르렀습니다.
정규직 숫자에는 사무관리직, 기술직, 설계직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산 현장에서 배를 만드는 기능직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80~90%에 이릅니다. 세계에서 조선업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대한민국 조선소는 ‘하청 조선소’입니다.
4. 조선소에서 앞으로 얼마나 잘려나가게 되나요?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기능직 사내하청 노동자는 1만7995명이 잘렸습니다. 이 중 해양플랜트가 1만1806명(58.8%)입니다. 해양플랜트가 선주사에 인도될 때마다 1500명 안팎의 하청노동자들이 잘립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내년까지 5만6000명~6만3000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 정규직은 좀 안전한가요?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노동자 4300명을 구조조정하고, 회사를 6개 자회사로 분할하겠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희망퇴직, 분사 등으로 3천명을 해고할 계획이며, 삼성중공업은 상반기에만 1392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현재 인원의 3~40%를 감축한다고 합니다. 빅3 조선소에서만 1만2천명 이상이 쫓겨나게 됩니다. STX조선을 비롯한 중소조선소, 조선기자재 회사를 포함하면 2만명 이상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청산절차를 밟는다면 정규직 정리해고 숫자는 급증하게 됩니다.
6. 정부는 뭐하고 있나요?
정부는 7월1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무급휴업 노동자 지원제도(720만원)를 활용한 조선소 하청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국선 노무사를 활용해 체당금 신청 노동자 역시 0명이었습니다. 고용보험 피보험자자격 확인 청구를 한 조선소 노동자는 38명뿐이었습니다.
노동계가 불법 다단계 물량팀 문제를 제기하자 정부는 물량팀의 불법파견을 확인하고도 은폐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조선산업을 망가뜨린 정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7.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량해고를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가 필요한데, 조선소 비정규직 노조는 미약하거나 아예 노조가 없습니다. 최대 조선 도시인 거제에서는 이제 하청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정규직, 비정규직이 힘을 합쳐 대량해고를 막아내야 합니다.
9월6일 61개 단체가 모여 조선하청대책위를 구성했고, 10월29일 ‘조선소 희망버스’를 타고 경남 거제로 가서 조선소 노동자들과 함께 ‘대행진’을 진행합니다. 노동자들이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시민들이 함께 하는 운동입니다.
3000명의 시민들이 3000원씩 모아 가로 7미터, 세로 3미터 대형 모형배를 만듭니다. 나무 블록으로 만들어지는 ‘고용안정호’에는 후원한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져 10월29일 완성된 후 거제 지역에 영구 보관됩니다. 조선소 노동자들의 현실을 널리 알리고, 10.29 조선소 희망버스와 고용안정호 제작에 참여하면, 하청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https://goo.gl/hgw0j0)
※ 국민은행 023501-04-239903 양한웅 문의 권미정(010-3365-9404) 최정우(010-4723-3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