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태일문학상에 <오버로크> <북쪽의 끝> 당선
생활글·기록문부문엔 <삭제된 역사, 포이동> 선정
올해로 20회를 맞은 전태일문학상 당선작에 <오버로크>(이태정·시부문)와 <북쪽의 끝>(이승범·소설부문), <삭제된 역사, 포이동>(이혜정·생활문-기록문부문) 등의 작품이 선정됐다.
28일 전태일재단(이사장 조헌정)은 “어느 해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됐고,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을 온몸으로 추구한 전태일의 정신을 기리려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고무됐다”며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시 20편, 소설 9편, 생활문·기록문 7편 중에서 당선작을 가렸다”고 밝혔다.
시부문 당선작 <오버로크>는 수천 벌의 옷을 만드는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다. 심사위원단은 “다소 투박하지만 구체적이면서도 차분하게 묘사한 면이 좋았다”며 “여성·청년·실업자 등을 외면하지 않는 시인의 정신이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평했다. 소설부문 당선작 <북쪽의 끝>에 대해서는 “투고작 중 소설적 얼개에 가장 충실하고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장차 좋은 작가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생활글·기록문부문 당선작 <삭제된 역사, 포이동>은 국가로부터 강제이주를 당한 포이동 사람들의 현실을 다뤘다. 심사위원단은 “포이동이 생겨난 배경과 그 군상들을 파헤쳐 들어가는 글쓴이의 노력이 한눈에 읽힌다”고 평했다.
시부문 당선자 이태정씨는 “절망하고 무릎 끓은 자들이 짚고 일어설 수 있는 지팡이 같은 글을 쓰는 시인이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소설부문 당선자 이승범씨는 “소설을 쓴 지 십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쓴 글로 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생활문·기록문부문에 당선된 이혜정씨는 “삭제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역사를 부족한 글로나마 또박또박 기록해 세상에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