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동자 정리해고 철회와
희망버스에 대한 탄압 중단 및 사과를 요구한다!
열심히 일하고 소박하게 살던 이들을 회사가 팽개치고, 용역들이 짓밟고, 경찰이 때리고, 법이 밀어내고, 정부가 불법행위자라는 딱지를 붙일 때 노동자들은 어디로 내몰리는가? 이러한 절망과 분노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8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휴지처럼 버려지는 이 땅 노동자들, 어디 하나 기댈 데 없는 그들의 아들, 딸 모두의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된 기업인가?
2009년 당기순이익 500억 원, 필리핀 수빅공장의 수주 물량이 3조원, 2010년 주식배당금 170억원. 이것이 한진중공업이다. 그런데 한진중공업은 경영상 어려움이 크다면서 피땀 흘려 그 이익을 만든 노동자 400명을 지난 1월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으로 내쫓았다. 휴지조각처럼 버렸다.
이게 기업주가 할 짓인가?
정리해고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조남호 회장은 그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돈으로 용역깡패들을 사서 바로 그 노동자들을 때리고 짓밟았다. 평생의 노동과 헌신은 일당 몇십만 원의 용역깡패들의 폭력 앞에 무너졌다.
이것이 경찰인가?
부당한 정리해고를 가하고 용역깡패들을 동원한 한진중공업 사측을 비호하고, 죽지 않기 위해 투쟁하는 이들에게 ‘불법’이라 소리치며 이 투쟁에 연대하는 이들을 ‘불법·폭력세력’으로 모는 경찰은 자본의 이윤만이 이 땅의 정의라고 믿는다.
이것이 과연 정부인가?
부당한 해고로 평생을 바친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고, 직장폐쇄를 용인하며 비정규직을 늘리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고 하면 불법으로 매도하여, 많은 노동자들이 절망 속에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정부가 과연 정부인가?
이제는 우리가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기업이, 경찰이, 법이 우리를 절망으로 내몬다면 그저 열심히 살아왔던 이들이 희망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노동자와 학생, 문화예술인과 학자, 촛불시민과 종교인들이 하나하나 모여 눈물과 위안의 손을 내밀어 지난 6월 11일 ‘희망의 버스’를 탔다. 그렇게 투쟁하고 서로를 위로했다. 이것이 이 땅 노동자와 민중들의 작은 희망이다. 그런데 다시 경찰은 공장에서 설치는 용역들을 내몰고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한진중공업 공장에 모인 이들에 대해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를 할퀴고 협박하고 절망을 강요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연대의 마음을 모았고 희망을 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다. 어떤 무기력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요구]
-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
- 정부는 부당한 해고로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한 조남호 회장을 처벌하라.
- 용역깡패를 동원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선량한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한진중공업 관계자를 처벌하라.
- 경찰청장은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중단하고 폭력과 억압 행위에 대해 사과하라.
- 대통령과 정부는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에 즉각 나서라.
이것은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삶을 짓밟아 벼랑으로 밀어넣는 이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과 이후에 다시 희망버스를 타고자 하는 민중들의 경고이다. 이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제 곧 인간다운 삶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일어서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절망하는 대신 연대할 것이며, 우리는 무기력 대신 투쟁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평화롭고 평등하며, 안전한 세상을 되찾을 것이다.
2011년 6월 15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