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웅-장연의 동지의 무사귀환과 통신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기뻐하며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로 나아가자
외부 성명 조회 수 3128 추천 수 0 2015.04.26 12:35:35강세웅-장연의 동지의 무사귀환과
통신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기뻐하며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로 나아가자
오늘 드디어 서울 도심 중앙우체국 앞 전광판에 오른 강세웅 동지와 장연의 동지가 땅을 밟는다. 80일만이다. 20미터 상공의 광고탑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꼭대기에 구조물까지 있어 암벽등반용 자일로 몸을 묶어야만 간신히 거동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조건이었다. 다치기 십상이었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장연의 동지는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버텼고, 강세웅 동지는 광주광산지회 조합원들의 선별 해고 문제로 속앓이가 컸다. SK에 이어 LG까지 노사합의를 하면서 두 동지가 함께 내려오게돼 다행이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통신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이끈 두 동지의 지상 복귀를 뜨겁게 환영한다.
국내 굴지의 통신사인 SK 브로드밴드와 LG 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년 3월 30일 노동조합을 만든 후 1년 넘게 힘겨운 투쟁을 이어왔다. 전국 각지의 센터들에서 벌어진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꿋꿋하게 싸워왔다. LG 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파업 161일-노숙노성 220일, SK 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파업 158일-노숙농성 189일째를 맞는 오늘, 고공농성투쟁이 종료되면서 통신 비정규직 투쟁은 일단락됐다. 4대 재벌에 맞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투쟁이 소중한 성과를 남기며 마무리된 것이다. 현장투쟁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현안 문제가 남은 센터도 있지만 대부분 정리돼가고 있다.
사업장과 지역을 뛰어넘어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해 임단협을 쟁취한 이번 투쟁의 성과가 적지 않다. 첫째, 초장기화되기 일쑤인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에서 원청 자본을 압박하면서 민주노조를 사수했다. 가장 중대한 고비에서 결행한 현장복귀 투쟁을 통해 조직력을 유지한 조합원들의 힘이 컸다. 둘째, 재하도급을 금지시켰다. 이는 이후 원청사용주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초석을 놓은 것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셋째, 임금체계 개선과 임금 인상을 통해 빼앗겨온 노동의 댓가를 되돌려받았다. 넷째, 근로시간 단축과 복리후생 확대를 통해 주말과 휴일이 있는 삶을 일정 정도 이뤄냈다. 다섯째, 사용자들의 노동법 위반 사항들과 관련하여 면책 합의금을 받아내고, 고용․임금․퇴직금․4대보험 등을 정상화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관행적인 법 위반을 바로잡아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었다.
이번 통신 비정규직 투쟁의 사회적 의미도 크다. 먼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재벌 대기업의 문제가 가감없이 폭로되면서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게 제기됐다. 민간 부문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해결이 최우선 과제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둘째,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승리에 목적의식적인 사회적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분명해졌다. 셋째, 케이블방송통신(씨앤앰/티브로드/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투쟁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자본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노동착취 구조 아래 도처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백만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조 결성과 단결투쟁으로 떨쳐나설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넷째, 패배주의에 빠져있던 노동조합운동에도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남은 과제도 만만찮다. 이후엔 줄곧 노사교섭에서 발목을 잡았던 경총을 배제해야 한다. 그러러면 과도기적으로 3자 협의체 등 원청이 교섭에 직접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과반수 이상 현장조직화로 원청 직접 교섭을 강제해야 한다. 난제인 정규직과의 연대와 단결도 진전시켜야 한다. 노동자들이 분열해선 승리할 수 없다. 아직도 대다수가 미조직인 통신업종 노조 조직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제는 결국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귀결된다. 진짜 사장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 때에만 투쟁의 성과가 유실되지도 않고 온전한 노동3권도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투쟁의 성과와 의미는 오랜 기간 생계고와 여러 어려움에 시달리면서도 최전선에서 단결해 싸운 통신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의 피땀어린 분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희망연대노조 지도부의 올바른 투쟁전략과 헌신도 빠트릴 수 없다. 자발적으로 연대하고 투쟁기금을 후원한 수많은 노동자 시민들도 투쟁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도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한 마음으로 싸워왔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가 한국 사회의 당면 핵심 과제임을 인식하고,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시금석이 될 거라 믿으며 연대했다.
이제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야 한다. 단위 사업장을 넘어선 전국적인 조직화와 투쟁을 통해 중간착취와 고용불안을 근절해야만 그간의 투쟁 성과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재충전을 위한 휴식은 불가피하겠지만, 곧장 투쟁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현장에서 더욱 힘써야 한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승리와 강세웅-장연의 동지의 무사 귀환을 다시 한 번 벅찬 가슴으로 기뻐하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근절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15년 4월 26일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