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20대 국회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
오늘 20대 정기국회가 개원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보장, 백남기 농민 사태 진상규명, 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 노동조합 파괴 금지 등 민주주의와 민생, 노동에 관련한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는 한 명의 시민이자 밑바닥 노동현장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이 자리에 섰다.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서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전에 우리는 노예처럼 일했다. 원청 대기업 마크를 가슴에 달고 회사와 고객에게 헌신했지만,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었다. 노조로 뭉쳐 당당하게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자, 원청은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다’라며 모른척했다. 원청은 우리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해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지만 결코 교섭 자리에 나오지 않았고, 우리가 파업을 하면 직접 대체인력을 투입해 파업 효과를 무력화시켰다. 갖은 탄압으로 노동조합을 찍어 누르고 업체 교체나 폐업으로 우리를 쫓아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고공농성, 단식투쟁,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에서처럼 심지어 자결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으로 치닫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사용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이 원·하청 관계 속에서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노동조합 활동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비정규직 해고사태도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했다. 곡기를 끊은 노동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단식을 중단하기 위해서, 그리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티브로드 해고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20대 국회에 요구한다.
하나, 20대 국회는 단식투쟁 중인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비정규직 해고문제 시급히 해결하라!
하나, 20대 국회는 기술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3대 요구 입법 실현하라!
- 원청사용주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직접교섭책임을 제도화하라!
- 하청 쟁의행위에 대한 원청 대체인력 투입 금지를 제도화하라!
- 하청업체 교체시 고용, 근속, 단협 승계를 제도화하라!
우리는 티브로드 비정규직 해고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20대 국회에서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중적 입법촉구운동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20대 국회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
2016년 9월 1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