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총파업투쟁을 뜨겁게 지지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마침내 11월 9일 1차 총파업투쟁에 돌입했다. 급식, 도서관, 과학실험, 장애아동 학습지원, 체육활동, 방과 후 돌봄, 행정지원 등의 영역에서 차별받던 이들이 한 몸, 한 뜻으로 떨쳐 일어났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력도 인정받지 못한 채 100만원 안팎의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에 시달려왔다. 이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를 타서 나르고, 교장의 심부름을 하는 등 일상적인 차별에 고통 받아왔다. 무엇보다 이들은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일을 하지만 교육감을 진짜 사용주로 인정받지 못한 간접고용 형태의 불안정한 노동자들이다.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대단히 높은 노동강도를 감내하며 고용불안에 떨면서 하루하루 노예처럼 굴종의 삶을 견뎌온 노동자들이 바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참다 참다 폭발한 것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9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쟁의행위찬반 투표를 가결시켰다. 파업을 앞두고 밀려오는 조합원 가입문의와 가입신청 때문에 노조 사무실 업무가 곤란을 겪고 정확한 조합원 숫자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학교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파업이 결행됐다. 이미 4만 명을 넘는 조합원들이 조직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 11월 9일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너무나 정당하고 절박한 요구인 교육감 직접고용 및 교육공무제 쟁취를 위한 대장정에 들어갔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가 34만 명이라고 한다. 이 중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여만 명으로 전체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의 60%에 달한다. 그렇기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학교비정규직을 넘어 전체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투쟁이다. 또한 우리 사회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은 투쟁이다.
이번 총파업을 두고 일부 언론과 보수단체에서는 ‘급식대란’이 일어날 것이며 학생들의 먹거리를 볼모로 투쟁을 한다며 설레발을 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제자처럼, 자식처럼, 동생처럼 아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왜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가? 모든 책임은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한 정부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성실하게 대화하지 않았던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에 있다. 특히 학교비정규직 노조들의 대화 요구를 형식적으로 받아들인채 끝내 책임 있는 서면 답변조차 거부한 교육과학기술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또한 이 파업의 원인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 온존돼온 일선 학교들의 잘못된 행태에도 있다. 결국 이번 파업투쟁의 근본적인 책임은 학생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보여주고, 정의로운 사회를 보여줘야 함에도 비정규직을 양산함으로써 양질의 교육마저 심각하게 위협해온 교육현장 그 자체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참으로 정당하며 왜곡된 교육현장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뜨거운 연대의 마음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총파업 투쟁은 침체되어 있는 비정규운동에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며 오리무중에 빠져있는 노동운동이 건강하고 힘차게 재기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이번 파업으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잃을 것은 차별과 억압의 굴레이고, 얻을 것은 참교육이 실현되는 교육현장이다. ‘호봉제 쟁취! 2012 임단협 투쟁 승리! 교육공무직 법제화!’라는 요구를 걸고 갖은 어려움을 뚫고 하늘을 찌르는 사기로 총파업에 돌입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센터도 힘찬 지지와 연대를 조직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다.
2012. 11. 09
한국비정규노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