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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정규직, 비정규직 끼리끼리
비정규직지원센터, 울산북구 노동자 실태조사
울산노동뉴스 편집국 2011.02.17
울산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북구 노동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74.8%, 비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배우자를 둔 경우는 52.8%로 대부분의 정규직이 정규직끼리,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끼리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 남성노동자의 경우 배우자가 비정규직인 비율은 78.9%로 매우 높았다.
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북구지역 기업체 78곳과 노동자 533명(정규직 260명, 비정규직 273명)을 대상으로 방문 설문조사를 벌이고 16일 오후 2시 북구비정규센터 교육장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북구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간접고용을 중심으로 고용돼 있고, 절반 이상이 제조업 생산기능직으로 일하면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48.3시간인 데 견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6.8시간,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무려 77.2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평균임금 또한 정규직이 266만원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156만원으로 정규직 임금의 58.6%에 머물렀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34.8%가 계약기간 만료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8.6%가 정리해고나 감원으로 일자리를 떠났고, 울산보다 노동조건이 열악한 경주, 양산 등 중소영세사업장 밀집지역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작업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도 정규직(17.4%)보다 비정규직(32.0%)이 많았고, 유해물질을 다루는 노동자들의 1/3이 자신들이 유해물질을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산재보험 처리 대신 공상처리를 하는 경우도 정규직 12.9%, 비정규직 19.4%로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경우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확률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확률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의 정규직의 경우 이전의 일자리가 정규직이었던 경우가 76.5%인 반면 현재의 비정규직은 이전의 일자리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91.8%로 조사됐다.
2009년 울산통계연보에 따르면 북구의 전체 노동자는 7만6579명이고 300인 이상 대기업 9곳에 3만765명, 100~300명 중소기업 27곳에 1만6212명, 100미만 영세기업 7906곳에 2만9602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4인 이하 사업체 수는 모두 6350개고, 1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평균 75%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이뤄져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4만6651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도소매업 5636명, 교육서비스 4222명, 숙박음식 3888명 순으로 나타났다.
북구비정규센터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울산북구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불법파견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점진적 정규직화 △노사공동 지역고용지원재단 건립 △협력업체 노동조건 표준화 △고용.복지 관련 특별지방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정규직 전환 유도 △중소영세기업 노동자의 경력개발 지원 △중소영세공단 밀집지역에 공동휴게시설 및 공동식당 운영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를 위한 공동복지기금 운영 등 영세사업장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를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또 △울산북구 작업장 안전 실태조사 △산재노동자 상담사업 △노동안전보건 에방사업과 더불어 미조직 노동자에 대한 노동조합 조직화 사업을 다양하게 벌일 것을 제안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