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근로감독 발표 지연, 기업 편들기, 노동탄압 방치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외주업체인 고객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서 온갖 설움을 당하며 일해 왔다.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올해 3월 30일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4월 17일 불법 투성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절박한 마음으로 근로감독을 신청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하순 경부터 “현장 조사를 마쳤으니 곧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9월이 다 가도록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번 근로감독의 핵심적인 쟁점 사항 중 하나인 개통기사 노동자성 인정 여부에 대해, 현장조사를 통해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률적 판단을 내리고서도 기업의 압력과 로비에 휘둘리며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및 각 지방 고용노동청/지청에서는 “개통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하면 사용자들이 체불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고용노동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받아야 할 대가를 빼앗겨 왔다는 사실보다, 사용자들이 체불임금을 지불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가? 고용노동부에 있어 고용의 안정과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는 것보다 사용자들의 불법 봐주기가 더 우선인가?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결과 발표를 몇 달째 미루는 동안, 노동위원회는 사용자 측의 편을 들어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지연시키는 결정을 빠르게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가 각 사업장에 대해 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함으로써 노동쟁의조정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이 와중에 사용자들은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해당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분류해 쟁의행위 참가 인원을 제한해 달라고 신청했다. 이조차도 사용자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용노동부와 각 노동위원회는 고용의 안정과 노동자의 권익 보호, 그리고 건전한 노사관계 형성을 위한 본연의 직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결과 발표를 미루고 노동위원회가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려는 사용자들에 휘둘리는 동안, 현장에서는 엄청난 노동탄압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사용자들은 4대보험 일방 해지, 사무실 출입 제한, 회의 참석 금지, 안전장비 지급 대상에서 개통기사 제외, 산재 처리 거부, 사직서 제출과 도급계약서 작성 강요 등 개통기사 노동자성 부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며 일부에게나마 적용됐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회사측의 이런 시도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당하거나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는 등 생존권의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 결과를 제대로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이런 노동탄압과 생존권 박탈을 방치하고, 더 나아가 배후조종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우리 사회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와 비정상적인 고용질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박근혜 정부 또한 대선 공약의 핵심 사항으로서 경제민주화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 허나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가 앞장서서 노동자를 외면하고, 사용자들의 노동탄압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재벌 그룹을 비호하면서 반노동자적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금이라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저항과 사회적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고용노동부는 즉시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고객서비스센터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인터넷 개통기사들이 노동자임을 인정하라!
하나, 각 사업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벌어지는 각종 노동탄압과 고용구조 후퇴 기도에 철퇴를 내리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시행하라!
하나, 사업 운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공익성을 위해 희생하지 않았던 사용자들이 새삼 필수공익사업장 운운하며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를 차단하고 기업 편들어주기를 중단하라!
2014년 9월 24일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