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이 쌍용차 공장 점거 농성 진압을 수사모범사례로 선정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함께 했다. 정기훈 기자 |
"쌍용차 폭력진압이 우수사례라니…"
경찰, 쌍용차 진압 5위 선정 … 노동계 "기가 막힌다"
"죽어 간 사람만 21명, 그리고 그 유가족들 가슴에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다니…."
경찰청이 쌍용자동차 점거농성 진압을 최고의 사건 5위로 선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1일 경찰청은 최근 3년간 발생한 주요사건 중 '최고의 사건 10, 최악의 사건 10'을 선정했다고 밝혔고, 이 중 '평택 쌍용자동차 점거농성 사태 조기 해결'을 최고의 사건 5위로 뽑았다. 이에 반해 쌍용차 사태 이후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노사간 충분한 합의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탓에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원 등 민주노총 조합원 50여명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파업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 구속수사는 우수사례가 아닌 국가 공권력의 추악함과 인권유린, 나아가 사죄의 사례로 남아야 할 사건"이라며 사례선정 철회와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조 청장은 쌍용차 사태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농성 진압을 진두지휘했다.
기자회견 직후 참가자들은 경찰청에 전달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하며 경찰청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등 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김 지부장은 연행 직후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1명의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는 미해결된 사태를 두고, 그 일말의 원인을 제공한 경찰이 당시 자행된 폭력진압을 우수사례라고 일선에 홍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가 막힌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