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청주의 신화택시 노동자들이 ‘월급제 및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60일 넘게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본래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이하 민주택시)’ 소속이었던 노동자들은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에 맞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충북지회(준) 신화분회(이하 ’택시지부‘)’로 가입하여 투쟁하고 있다. 이번 ‘센터가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택시지부’의 김관식 분회장을 만나 천막농성에 들어간 계기와 현재 투쟁상황을 들어보았다. |
천막농성 60일이 넘으셨는데요. 천막농성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시죠.
주되게는 노조탄압이에요. 저희는 본래 민주노총 소속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산하의 강성노조 사업장이었어요. 3년 전 사장이 새로 왔는데 자기 말로는 택시경력만 40년이 된 사람이래요. 이전까지는 자기 손 위에 올려놓고, 가지고 놀기 쉬운 어용 노동조합만을 다뤄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회사에 와보니 노동조합이 강성인거에요. 그래서 저희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 작업을 했어요. 기존 ‘민주택시’ 조합원이었던 노동자들을 꼬드겨서 2011년 7월에 어용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어용 노동조합이 생긴 후부터 사납금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사납금이 하루에 8만원 수준이었는데 10만 3천원으로 올랐죠. 단순히 사납금만 오른 것이 아니라 원래 지원해주던 가스도 지원이 줄었어요. 원래는 40리터를 지원해 줬었는데 현재는 30리터만 지원해줘요. 이러면 하루에 가스비로만 7천 원 정도가 나가게 되요. 이리저리 따지면 3년 동안 사납금이 3만원이나 오른 것이지요.
당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했어요. 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노동자들이 작년 5월 30일 ‘택시지부’로 가입을 했지요. 이후 여러 투쟁들을 거쳐 천막농성까지 이어졌죠.
현재 핵심 요구가 ‘월급제 및 전액관리제 쟁취’인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기존의 사납금제도는 문제가 많아요. 택시노동자들이 보통 하루에 12시간 정도 일을 하니까 한 시간에 만 원 정도를 벌어야 사납금에 맞출 수 있어요. 잘 되는 날에는 한 시간에 2만원이라도 벌 수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이게 쉽지 않죠. 더군다나 벌이가 시원찮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사납금을 못내는 날도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사납금이 3~4번만 밀리면 그 돈이 40만원이에요. 사납금을 다 내도 한 달에 받는 돈은 88만원 밖에 되지를 않거든요. 열악한 임금조건 때문에 생계자체가 위협을 받는 거죠.
사납금은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사납금이 부담되니까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짜증을 내게 되지요. 예를 들면 버스터미널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손님을 태웠는데 목적지가 기본료밖에 안 나온다고 해봐요. 내가 고정된 수입을 받는 것이라면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겠지만 사납금을 맞춰야 되는 상황이면 짜증부터 나요.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신호위반, 과속 등을 통해 무리하게 손님을 태우는 경우도 있구요.
저희 요구는 월급제 및 전액관리제에요. 운송수익금 전체를 회사에 납입하고, 월급을 받겠다는 건데요. 처음 저희가 전액관리제를 요구하자 회사에서는 근무시간을 5시간만 인정하겠다고 했어요. 하루에 12시간을 일을 하지만 실제 일하는 시간은 5시간만 인정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처음에 이야기 했던 5시간도 점점 줄고 있어요. 현재 회사는 근로시간을 4시간만 인정하겠다고 해요.
이에 저희 조합원들은 회사에 항의하고, 투쟁하기 위해 이 전액관리제를 받았어요. 회사에서 4시간만 일한 것으로 인정하겠다고 하니 우리도 실제로 4시간만 일을 하겠다고 역으로 공격한 것인데요. 그렇게 월급을 받으니 세금을 공제하고 53만원밖에 안 되더라구요.
물론 저희가 12시간을 다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에요. 최소한의 수준인 주 40시간에 맞춰 저희는 하루 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지금은 천막농성을 제외하고 어떤 투쟁들을 같이 하시고 있는지요.
아까 말씀드린 하루에 4시간만 일하는 것도 투쟁 중에 하나에요. 이와 함께 시청을 압박하는 투쟁을 하고 있어요. 사측이 법을 어기고 있는 부분들을 빠르게 처벌하라고 압박을 넣는 건데요.
도급택시와 관련한 예를 들어볼께요. 작년 청주에서 도급택시가 문제된 적이 있어요. 신화택시도 관련하여 23대 정도가 고발되었어요. 작년 8월에 고발이 된 사건인데 시청에서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이런 것들을 처벌하라고 시청에 강하게 요구를 해요. 이외에도 유가보조금이나 부가세 등,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부분인데 지급하지 않은 것들이 있거든요. 이를 고소하거나 고발하는 방식의 활동도 같이 하고 있구요.
올해 1월에 도급택시 문제와 관련한 조례안이 나왔어요. 이 조례안에는 도급택시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도록 되어있어요. 그런데 신화교통을 비롯하여 아직 청주에는 도급택시가 남아 있거든요. 이에 대한 신고나 다양한 방법으로 사측을 압박할 계획을 잡고 있기도 해요.
압박의 방법으로 고소, 고발만 하고 있지는 않아요. 매일 아침 시청 앞에서 피켓팅이나 일인시위를 해요. 또한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교통과를 올라가요. 조합원들이 투쟁조끼를 입은 상태로 올라가서 시청직원들과 한바탕 싸워요. 사업주 처벌을 왜 안하는지를 따지고, 공무원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며, 빠르게 단속을 해야 한다고 따지는 거죠. 이런 활동들이 회사에 압박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회사에서는 어떤 반응들을 보이고 있나요.
회사에서는 매일 어렵다고, 적자라고 해요. 그런데 적자라고 하는데 회사를 팔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이는 회사가 이윤이 남는다는 말이거든요. 저희와 비슷한 도시인 전주의 경우를 보면 도시의 규모, 택시회사의 숫자가 청주랑 비슷해요. 그런데 전주는 현재 사납금이 7만원 수준이거든요. 물론 이는 전주의 택시 노동자들이 잘 싸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전주의 회사들이 사납금을 7만원만 받는다고 망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희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회사는 쉽게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봐요. 회사를 인수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이미 민주노조의 깃발을 꽂았고, 강경하게 투쟁도 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저희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지 않을꺼에요. 지금 사장이 해결해야 하는거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지금 투쟁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이전부터 투쟁을 해왔던 고참들이에요. 원래 저희는 97년도에 전액관리제를 실시했었어요. 그 때는 신화택시가 아니라 서강택시였어요. 저희가 그 당시 일을 아예 안한 적이 있어요. 회사도 멈췄고, 저희도 월급을 받지 못했었죠. 그렇게 3달을 싸워서 승리를 했고, 그 성과로 근로시간을 7시간 20분으로 인정하는 전액관리제를 도입했었어요. 이후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하여 다시 사납금으로 돌아가기는 했었지만요.
물론 지금 와서 그 때처럼 일을 하지 않으면서 투쟁하는 것은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는 사측이 전액관리제에서 인정하는 근로시간인 4시간만 일하는 것이구요. 한 푼도 벌지 못했던 그때랑 비교하면 지금은 어느 정도의 월급은 받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렇기에 저희는 끝까지 투쟁을 할 수 있고, 투쟁이 오래간다 하더라도 버틸 힘이 있는 거죠.
또한 지금 저희가 하나씩 폭로하고 있는 회사의 비리들이 있어요. 이 비리들도 하나씩 폭로하고 있구요. 저희가 갖고 있는 무기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무기들을 바탕으로 저희의 요구를 온전하게 쟁취할 때까지 싸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