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 원 벌기도 힘든 48세…투잡·쓰리잡은 기본이죠
[비정규 노동자의 얼굴] <7> 윤희왕 비정규직 장애인 활동 보조
이상엽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사진), 이혜정 <비정규노동> 편집국장
▲ 윤희왕 비정규직 장애인 활동 보조 ⓒ이상엽 |
나는 다사리 자원자립센터라는 곳에서 장애인 활동 보조 지원 인력 일을 합니다. 한 달 내내 일을 해도 100만 원이 안 돼요. 애가 둘인데 둘 다 대학을 다녀서 투잡, 쓰리잡은 기본이에요. 항상 피곤하고 지금도 자고 싶어요. 오늘도 아홉 시에 자야지 (내일) 한 시에 아르바이트를 나갈 수 있어요.
다사리에서 일하는 180명의 노동자는 대부분 50대 후반 여성분들이고요. 남성은 열 명도 안 돼요. 나는 그 열 명에 속하고, 올해 마흔여덟 먹었습니다. 활동 보조 사업이 생긴 지는 5년밖에 안 됐고요. 나는 일한 지 4년 되었어요. 1급 중증 장애인에게만 활동 보조가 지원되는 거니까 거의 거동을 못 하시는 분들을 돌보는 거죠.
하루 일과는 이래요. 아침에 자는 사람 깨워서 휠체어에 태워 밥 챙겨 먹여요. 외출할 때 동행하고요. 가정으로 직접 가니까 부인 빨래, 애들 빨래를 시키기도 하고 고추 따기를 시킨다는 분도 있어요. 못하겠다 그러면 오지 말라 그러고요.
일이 힘들지만 그나마도 일거리가 없어 100만 원 정도의 급여도 보장이 되지 않아요. 능력껏 일거리를 만들어와서 해야 하는 거예요. 원래는 장애 이용자가 센터에다 활동 보조인을 구해달라고 전화를 하고, 센터에서 그 구역 활동 보조인들에게 전화를 해서 일하시라고 연결을 해 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활동 보조인이 사람을 직접 구해다가 센터에 이야기를 해요.
내가 뛰어다니면서 일을 찾아오는데도 센터에서는 시급 8300원 중에서 25%를 떼 가죠. 그것도 매달.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어요. 퇴직금도 적립해둔다고 하고선, 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센터는 사실 보건복지부 지침을 따를 뿐이니까 우리 요구를 말할 대상이 없어요. 센터는 대행 기관일 뿐이니까요. 우리는 사용자가 없어요. 사용자를 알아야 우리의 요구를 전달할 텐데,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