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9월 12일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 지부가 출범하였고, ‘콜센터 노동자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또한 11월 5일과 6일. 양 이틀간 다산콜센터를 대상으로 한 특별근로감독이 있기도 하였다. 이에 센터에서는 다산콜센터 지부의 심명숙 대외협력부장을 만나 노동조합이 결성된 과정과 이번에 진행된 특별근로감독에 관해 들어보았다.
*다산콜센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12월 1일에 발행될 비정규노동 11·12월 호에도 실려 있다. |
노동조합이 출범하게 될 과정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함께 했던 것은 아니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9월 12일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는데요. 1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1월부터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2~3월부터 다른 공공노조라던가 이런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다가 희망연대노조에서 저희를 도와주겠다고 입장을 밝혀서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게 된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거쳐 상담원들에게 노조설명회를 진행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를 업체에서 먼저 눈치를 챘어요. 그래서 업체에서는 매니저를 통해 노조랑 접촉을 했던 상담원들을 따로 불렀죠. 따로 불러서는 ‘노동조합 해봤자 나중에 피해만 본다.’, ‘노동조합에서는 서울시 직접고용을 요구하던데 그렇게 하면 너희 재계약 안 해준다.’, ‘노동조합 하겠다는 얘들은 다 성적이 안 좋은 사람들이다.’라고 하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을 분리시키려는 시도들을 했었어요.
업체들에서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에 대한 탄압이 심했군요
특히 조합원들에 개인적인 부분들에 대해 악선전을 많이 했어요. 특히 ‘근태가 안 좋은 얘들이 노동조합을 한다.’는 선전도 많았는데요. 한 조합원의 경우는 아기 엄마에요. 아기 엄마다보니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 아침 출근이 늦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도 회사에서는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많이 하지요.
실적이랑 노동조합을 연관짓는 경우도 있는데요. 콜 실적이라는 것이 마냥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에요. 사실 실적을 올리는 것은 굉장히 쉬워요. 민원인이 묻는 것에 대해서 간략하게 답을 하고, 더 추가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것인데도 안내를 안 하고, 직접 해결할 수 있는데도 그냥 담당자를 연결해 버리면 콜 수는 금방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민원인 한 분 한 분 친절하고, 정성들여 상담을 하다보면 통화시간이 길어지니까 콜 수가 낮아지죠. 사측에서는 정성스레 상담하는 상담원들에게 실적이 안 좋다고 평가 하는 거에요.
현재 조합원분들은 몇 분이나 계신가요?
저희 콜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상담원은 500명인데요. 지금도 조합원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몇 명이라 고 정확히 말씀드리는 것은 어려울 것 같네요. 일단 콜센터가 근속년수가 굉장히 짧아요. 80% 이상이 3년을 채우지 못하시고, 그만두시죠. 그렇다보니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들 때 1년 이상 일하신 분들을 주력해서 조직했어요. 지금 1년 이상 일하신 분들은 거의 조직이 된 상태에요. 2~3년차 되신 분들도 많이 가입을 하고 있지요.
노동조합에서 출·퇴근시나 점심시간에 선전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선전전을 하면 비조합원 분들의 분위기가 어떤가요?
처음에는 노동조합에서 유인물을 드리면 안 받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반응도 안 좋았구요.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노조가 생기면서 이런 저런 성과들이 생겼잖아요. 이런 성과들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뀐 것 같아요. ‘수고한다.’고 말도 해주시고, 유인물도 잘 받으시고 꼼꼼히 읽기도 하지요.
상담원분들의 분위기가 좋아지긴 했지만 그와 한편으로 사측의 탄압들도 시작이 되었을텐데 요. 세 개 업체 중 유달리 탄압이 심한 업체가 있나요?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는 것은 세 개 업체 다 마찬가지겠지만 MPC라는 업체는 유달리 심해요. 서울시에서 지침이 내려온 적이 있어요. 병가든 연차든 마음대로 쓰고, 주말근무 강제로 하지 말라는 내용의 지침들이었는데요. MPC만 서울시 지시사항을 안 따라요. 병가도 못 쓰게 하고, 연차도 강제로 정해주려 하죠. 또 이번에 저희가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의 결과로 체불되었던 임금들을 받게 되었어요. 저희 예상으로는 세 개 업체 중에서 업무 외 교육을 제일 많이 시키는 곳이 MPC이기 때문에 거기가 이번에 지불해야 하는 체불 임금이 제일 많을 꺼에요. 그런데 MPC는 노조가입 안 한 사람들 대상으로 ‘그거 받아봤자 얼마 안 되고, 노조 해야 아무 소용없다.’는 식으로 선전을 하고 있어요.
이것만이 아니에요.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아침에 진행하던 조회가 다른 업체에서는 자율로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MPC는 아직도 조회 참석여부 싸인을 받아요. 그리고 자체적으로 하는 팀장평가에서 조회 참석여부를 반영해요. 그렇게 되면 조합원들과 팀장들은 억지로 조회를 참여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팀장평가라는 것도 다른 업체들에는 없어요. MPC에만 있죠.
특별근로감독 이후 반응은 어떤가요?
특별근로감독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부분이 체불된 임금에 관한 부분인데요. 노동조합이 처음에 회사에 체불임금 이야기를 했었을 때 회사는 ‘돈 줘야 하는 것인지 몰랐다.’고 이야기 했었어요. 그런데 특별근로감독을 하니까 ‘시간외 교육이나 조회를 강제로 한 것이 아니다. 상담사들 자율이었다.’라고 말을 바꿨어요. 그런데 저희가 자율이 아니었다는 증거들을 다 가지고 있었거든요. 팀장이 보낸 쪽지나 공지사항 등을 다 캡처해서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증거들이 다 남아있으니까 회사가 결국 다 인정을 했지요.
특별근로감독에서 체불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이 나니까 상담원들 반응이 되게 좋아요. 비조합원들까지 못 받았던 돈들을 받게 되니까요.
또한 특별근로감독 이후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9시 출근이면 8시 40분까지 와야 했어요. 아니면 지각체크가 됐지요. 또한 6시 이 후에 ‘막콜’이라고 해서 콜을 하나 더 받아야 하는 것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들이 다 없어졌죠. 저녁 팀의 경우는 저녁 6시 출근에 새벽 1시 퇴근인데 휴식시간을 한 번도 안줬었거든요. 그런데 특별근로감독 이후 30분 휴식이 생겼어요. 이런 것들을 보면서 조합원 가입도 늘고 있지요.
이후에 서울시 직접고용을 건 투쟁들을 벌여야 할텐데요. 어떤 방향을 가지고 계신가요?
일단은 ‘서울시 비정규직 대책발표’가 12월에 나온다고 해요. 그 비정규직 대상에 저희 다산 콜센터도 서울시 산하 비정규직으로 들어가 있어요. 그렇기에 이 결과가 나오는 것에 맞춰서 투쟁들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콜센터의 경우는 바로 당장 서울시에서 직접고용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어요.지금 관리자들이 빠진다고 해도 상담원들이 상담을 할 수 있으니까요. 노동조건도 이번 특별근로감독으로 개선이 되었고, 아직 임금이나 다른 조건들도 좋아져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들이 있거든요. 아무튼 저희가 직접고용 되는데 주변 사정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서울시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