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하면 19대 국회 첫 선물은 비정규직법 개정"
비정규직 문제 정책토론회 이모저모
"올해 양대 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야권연대로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회의 첫 번째 선물은 비정규직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21일 오후 국회도서관 4층 회의실에서 열린 '개원될 19대 국회, 비정규직 문제 해결 무엇이 우선인가' 정책토론회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동계의 관심을 보여 주듯 성황을 이뤘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운동을 벌여야 할 국회의원들이 비정규직 해법을 들고 토론자로 참석한 것도 주목할 만했다.
◇"전쟁 치르는 와중에…"=이날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국회의원들이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과 강서을, 고양시 덕양갑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3곳 모두 격전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바쁜 일정 탓에 정동영 의원은 두 번째 토론자인 심상정 공동대표의 토론까지만 듣고 자리를 떴다. 심 공동대표도 장애인단체 행사를 이유로 청중토론 중간에 일어났다.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의원은 "나도 가야 하는데…"라면서도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반성문 먼저 제출하겠다"=정동영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 토론을 하면서 반성문을 제출해야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2006년 비정규직법을 만들면서 특수고용노동자 문제가 빠지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을 열린우리당이 뺀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정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니었고 열린우리당을 떠나 있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참여정부와 함께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세관·롯데백화점 창원점·세종호텔 투쟁에 연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인천공항 세관과 세종호텔은 해결됐고 롯데백화점 창원점의 비정규 노동자 집단해고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개별사례를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여소야대의 힘으로 국민들에게 드릴 첫 선물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처리하자는 심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전폭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통합민주당과 정책공조를 할 때 첫번째 실행과제로 비정규직 문제를 올리겠다"며 "정동영 의원이 노력하겠지만 통합민주당 내에서 어느 정도 확고한 의지가 실릴 것인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에게 질문 집중=청중토론에서는 새누리당 비정규직특위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에게 청중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 관련 질문이 많았다. 박대규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새누리당에서 특수고용 관련 입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민본21 회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까지는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것을 입법화하는 당론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 접근이 안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의 전형이 바로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병균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과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서강봉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박해철 공기업연맹 위원장·신하원 정보경제서비스연맹 위원장이 참석했다. 최병모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는 "새로 구성되는 국회는 무엇보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대표이사는 "반가운 공약이지만 말뿐이어서는 안 된다"며 "여야의 공약을 점검하고 무엇이 우선순위이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