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입니다. 저희 센터는 지난주 금요일(27일)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큰 걸음을 위한 첫걸음: 핫한 연결 쿨한 연대’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저희 센터가 인터뷰했던 노조,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초청한 자리였습니다.
약 30여 명이 참석했지만 여러 노조에서 참여하다 보니 참가자들이 처음 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할까봐 우려했는데요, 저희 센터 오진아 교육위원이 준비한 순서가 시작되자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딱딱하고 오그라드는 자기소개는 없었습니다. 크게 원 모양대로 둘러서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말하며 앞으로 한 발짝 나가면, 공감하는 사람도 앞으로 한 발짝 나갔습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분도 있었고, 조합원을 좋아한다는 분도 있었고요. 막차 잘 타는 분, 알람 듣고 잘 일어나는 분도 있었고요. ‘사측 괴롭히기’를 잘한다는 대답에는 모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답니다. 이밖에도 두 사람씩 인사하고 자기소개를 간략하게 해보는 시간도 있었고,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노조별로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었는데, 그때 행사장에 흐르던 정적과 어색함이 많이 사라진 듯 보였습니다.
조건준 교육위원은 그동안 인터뷰 진행했던 결과를 짧게 보고하고, 야심차게 준비한 노동MBTI를 소개했습니다. 노동MBTI는 연결라인·스토리·집단성·사회성 네 가지 항목으로 단체의 특성을 분류하는 것인데요, 개인별이 아니라 집단별로 4개 항목에 대한 특성을 고르는 것이다 보니 같은 노조에서 왔어도 다른 답변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ODSR, IDGP, IUGP 등 다양한 노동 MBTI 결과가 나왔고, 모둠을 만들어서 각자 조직의 MBTI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논의가 모두 끝난 후에는 모둠별로 단체와 MBTI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다른 노조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서 그런지 행사가 끝나갈 때쯤 되니 다들 처음보다 친근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에는 처음 순서처럼 원 모양으로 빙 둘러서서 옆사람과 손을 X자 모양으로 교차시켜 잡은 뒤 그 꼬인 손을 모두 풀어야 끝이 나는 거였는데요, 다들 행사 시간 동안 팀워크가 생겼는지, 제 기준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풀었습니다. 원래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단체사진 촬영을 한 뒤 뒤풀이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뒤풀이 장소에서도 여러 집단이 섞여 앉아 있었는데, 저희 스태프들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테이블을 이동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기도 하며 ‘핫한 연결, 쿨한 연대’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멀리서 온 분도 있었고, 늦게까지 이어진 뒤풀이(몇 차까지 갔는지는 비밀)에 함께해준 분도 많았고요. 모든 분께 좋은 기억이 되기를 바라고, 함께 연결하고 연대할 사람들(저희 센터도 포함해서)을 발견한 날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