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왜냐면과 디지털판에 2015 비정규노동 수기공모전 당선작 3편이 실렸습니다.
비정규 당사자들의 절절한 육성이 담긴 얘기 함 읽어보시지 않을래요?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720824.html
주차도우미의 감정노동 - 만들어진 진상고객 (황금별)
주차도우미는 나의 첫 아르바이트였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하면서 그만 두었다. 그 뒤로 거의 1년 간은 악몽을 꿨다. 차가 나를 들이받는 꿈, 주차장 안에서 출구를 찾는 꿈, 사람들이 나를 쫓는 꿈…. 주변사람들에게는 “다시는 그 지옥에 돌아가지 않을 거야”, “다시 돌아가면 나는 차라리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하고 다녔다. 바로 다음 해에 나는 지옥으로 돌아갔다. 등록금과 생활비, 책값이 필요했고,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두 번째 근무는 겨울부터 여름 직전까지 했다. 나를 채용한 업체는 달라졌지만 더 나은 점도, 더 나쁜 점도 없이 비슷했다. 백화점 주차장 갑질 모녀가 논란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나는 오히려 기뻤다. 언젠가 한 번은 조명되어야 할 일이었다. 아직도 주차장에는 감정노동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투쟁했다 (여민희)
노동조합을 시작하고, 투쟁을 할 때도, 떠나고 싶었을 때도, 다시 돌아올 것을 결심했을 때도 단 한 가지였다. 내가 행복해지려고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일을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행복해지기 위해 투쟁했던 지난 6년 동안 동지를 잃었고 동지를 얻었다. 그리고 연대를 다시 배웠고 투쟁을 다시 배웠다. 아직 씻기지 않은 상흔이 불거질 때면 조금 더 나 자신을 돌보고 아꼈더라면 조금 더 현명하게 투쟁했을 거란 아쉬움이 많이 든다. 그래도, 그래도 노동조합원 재능선생님인 지금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재능투쟁 거리농성 2076일, 종탑고공농성 202일은 2013년 8월 26일로 마무리 했지만 노동조합 16년, 우리 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한 놈은 뚫고 나온다 (이영숙)
결국 난 해고 이후와 같은 상태다. 다만, 한 가지 얻은 것은 내가 꿈틀거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회사 이사의 작별인사, 파견업체의 간곡한 부탁과 거절했던 돈 봉투, 회사 언니들의 계약직 전환들 모두. 내 꿈틀거림에 대한 대가다. 드라마 <송곳>의 대사가 잘 설명해준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부터 나온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안산노동지청과 ㅅ제약 본사에서 1인 시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