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비정규노동센터, 비정규직 조직화 거점조직으로 만들자”
4~5일 아산에서 한국비정규노동정책박람회 열려 … 토론회·문화한마당·원탁회의 '눈길'
▲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
전국 지역비정규노동단체들이 정책연구·법률상담 같은 단기사업을 뛰어넘어 비정규직 조직화 거점조직으로서 중장기적 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한비네)·전국지방자치단체노동센터협의회·전국일반노동조합협의회·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지난 4~5일 충남 아산시 캠코인재개발원에서 ‘2015 한국비정규노동정책박람회’를 개최했다. 아산시·서울노동권익센터·매일노동뉴스·청년유니온이 후원했다.
단기사업 성과 좋지만 중장기 전망 미흡
정흥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장(고려대 BK연구교수)·노성철 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사이타마국립대 조교수)은 5일 오전 캠코인재개발원 인재관 다목적홀에서 열린 ‘지역비정규노동단체에 대한 조직진단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비정규직 조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전국 지역비정규노동센터 활동을 보면 노동상담·정책연구·교육홍보 같은 단기간 사업에서 성과가 좋았다”면서도 “지역활동가 재생산·비정규직 현안 해결·비정규직노조 활동가 지원은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전국 지역비정규노동센터는 37곳이다. 서울 9곳·경기 8곳·경남울산 6곳·충남 4곳 등이다. 전국 조직으로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비정규노동선교센터가 있다. 2000년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시작으로 지역별로 하나둘 설립되다 2010년 이후엔 지자체 지원을 받으면서 대거 늘어났다. 지자체 지원을 받는 곳의 상당수는 민관협력 위탁기관 형식이다.
연구진은 “순수민간센터는 조직정체성을 확실히 사회운동조직체로 바라보는 반면 위탁센터는 대체로 민관협력센터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대부분 조직화사업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조직전망을 갖지 못한 채 당장 요구되는 사업에 매몰됐다”고 지적했다.
운동조직으로서 중장기적 조직전망 필요
이에 따라 중장기적 조직전망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조직정체성을 운동조직으로 분명히 하는 동시에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지역 거점조직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위탁센터라고 해서 운동조직으로서 전망을 갖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순수민간단체와 위탁센터 모두 스스로 발전가능성을 낮게 보지 말고 지역 거점조직으로서 비정규직 조직화에 적극 개입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지역비정규노동센터 네트워크조직인 한비네가 장기적 활동전망을 수립하고 공동활동을 기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대부분 설립된 지 얼마 안 되는 지역비정규노동센터들이 조직적 전망을 갖고 유의미한 운동조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한비네가 마중물 역할을 해 달라는 뜻이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서는 △비정규직 해법과 노동정치 △감정노동 보호 어떻게 해야 하나 △비정상적인 노동시장 확산과 지자체 역할 △영상으로 보는 이주노동자 인권실태와 운동방안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비정규 토크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이틀간 이어졌다.
4일 오후에는 캠코인재개발원에서 상상정책페스티벌과 비정규 노동자 문화한마당이 열렸다. 5일 오후에는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가 청소년 노동현실과 대안찾기를 위한 ‘학생 원탁토론회’를 주관했다. 단병호 평등사회교육원 이사장(전 민주노총 위원장·전 국회의원)은 ‘위기의 노동운동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개막강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