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도 개선한다더니] 최저임금위 내년 예산 겨우 200만원 늘어
연구개발비 없애고, 업무용역비로 항목 전환
최저임금 결정시기에 바짝 일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달 14일 제도개선 논의를 시작했다. 최저임금 홍보사업을 확대하고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돈이 문제다.
21일 고용노동부의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예산 총액은 4억4천500만원으로 올해보다 고작 200만원(0.5%) 늘었다. 늘어난 200만원도 최저임금위 운영을 위한 기본경비다. 최저임금제도 정책개발 관련 예산을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1억700만원 책정됐던 연구개발비가 전액 삭감됐다. 대신 지난해 0원이었던 업무용역비 항목에 1억700만원이 책정됐다. 관련예산을 늘린 게 아니라 항목을 전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위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이날 논평을 통해 “늘지 않은 예산 탓에 최저임금위 제도개선 논의가 속 빈 강정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14일 열린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위원회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최저임금 홍보전단을 배포하며 홍보사업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일반인의 홈페이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아울러 최저임금 노동자와 중소·영세기업 사용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지역순회 간담회를 확대하고, 위원회 조직역량 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와 해외기관 탐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년 수준에서 사실상 동결된 예산으로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센터는 “위원회가 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예산 증액을 위해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