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공동성명]
돈에 눈 먼 악질기업 씨앤앰은 직장폐쇄와 대량해고를 중단하고
즉각 노사대화와 교섭에 나서라!
무덥고 습한 공기가 연일 도시를 데우고 있는 가운데,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방문하며 케이블방송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가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단결투쟁의 모범을 보여온 민주노총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이하 케비지부) 소속입니다.
씨앤앰은 수도권 케이블방송 가입자수 1위 기업이지만 케이블방송을 설치하고 A/S하는 노동자들은 파트너사로 불리는 하청업체에 고용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2013년 2월, 노동조합을 만들고 반 년 넘는 투쟁으로 임단협에 승리하면서 원하는 조합원은 모두 하청업체 정직원으로 전환된 바 있습니다. 또한 노사 기본협약으로 조합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하청업체의 위·수탁 조건에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존 업체와의 계약 해지 후, 업체 교체 과정에서 전원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1:1 면접의 선별 승계가 진행되었습니다. 조합원이 집단으로 면접에 거부하자 6월 21일 노원 원케이블서비스를 시작으로 총 74명의 노동자가 해고되었습니다. 대량 해고가 발생하면서 케비지부는 7월 8일부터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씨앤앰은 하청업체 13곳의 직장폐쇄를 단행하여 500여 명의 노동자가 졸지에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존 업체와의 계약해지가 차례차례 진행돼 부당하게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 3개 외주업체 74명의 부당해고에 이어 4번째 계약해지와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씨앤앰의 동두천지역(양주, 동두천, 연천, 포천)을 담당하는 대경텍스는 원래 2015년 8월까지 계약되었으나, 씨앤앰 원청의 일방적인 계약해지통보로 2014년 7월 31일 자로 계약해지되었습니다. 신규업체가 이를 인수하면서 전 직원이 재고용을 위한 면접을 봤으나 비조합원을 제외한 조합원 25명만 모두 불합격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는 조합원에 대한 명백한 표적선별해고입니다.
씨앤앰이 하청업체와 계약해지를 단행하고 대량해고를 유발한 것은 씨앤앰을 비싼 값에 매각하려는 투기자본의 속셈에 따른 것입니다. 씨앤앰의 대주주는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가 만든 국민유선방송투자(주)로 93.81%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씨앤앰을 장악한 투기자본은 씨앤앰 매각가를 높일 목적으로 외주업체를 정리하면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기자본의 특성상 주가 상승과 이윤 극대화에 매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열악해지고 케이블방송 이용자들의 불편이 증가하며, 방송의 공공성도 위협받기 십상입니다. 25명의 추가 대량해고가 발생한 와중에도 씨앤앰의 대주주인 투기자본 MBK와 맥쿼리는 노동조합을 파괴하여 매각가를 높이는데만 혈안이 돼있습니다. 따라서 또 다시 5번째, 6번째 계약해지와 대량해고가 발생할 우려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단체들은 조합원에 대한 악의적인 해고로 노조를 탄압하는 씨앤앰을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씨앤앰은 노사 기본협약을 준수하여 조합원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와 직장폐쇄를 철회해야 합니다. 또한 씨앤앰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와 임금 및 복리후생 등 원청이 결정해야 하는 내용을 책임져야 합니다. 씨앤앰은 수도권 1위 케이블방송 기업답게, 가입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가입자수 1위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일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노동자의 소중한 일터가 매각가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공격적 직장폐쇄와 대량해고를 초래한 씨앤앰의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분노하며, 씨앤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달성되고 노동자를 대변하는 민주노조가 현장에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조합원 전원 고용 승계와 성실 교섭을 씨앤앰 사측에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씨앤앰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우리는 적극 연대하고 응원할 것입니다.
2014년 8월 1일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일동
(광주비정규노동센터, 군산비정규노동인권센터, 노동자공동체 삶꿈, 대전비정규노동센터, 부천시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안산시흥비정규노동센터, 안양군포의왕비정규노동센터, 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노동선교센터, 울산동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울산북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평택비정규노동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