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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시절 결혼한 김아무개(26)씨는 기혼 사실이 그의 취업 발목을 잡을 줄 몰랐다. 대학원을 졸업한 최근 대기업 입사를 시도했던 김씨는 번번히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대기업 ㅇ상사 채용시험에서 서류-필기-실무 전형을 거쳐 올라간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 면접에서 “결혼을 했는데 어떻게 회사생활을 하겠는가”라는 질문부터 받았다. 사장은 “우리 딸도 아이 하나 낳더니 힘들어서 못한다고 하더라, 우리 딸은 의사 공부해 놓고서도 그러는데 자네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 여자 나이 23살이 가장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미룰려고 하나”는 질문 공세에 김씨는 할말을 잃었다.
다음으로 시험 본 대기업 ㅅ사 최종면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류와 필기시험, 집단토론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뒤 치른 최종 면접은 처음에는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한 면접관이 서류에서 기혼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분위기가 돌변했다. 면접관이 “아니 결혼을 하셨군요”라고 묻자 옆에 앉아있던 3명의 면접관도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결혼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은 김씨는 회사 안 아는 선배로부터 ‘기혼이 결정적인 불합격의 사유였다’는 뒷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분노한 김씨는 회사를 찾아가 면접대장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쪽은 ‘채용은 회사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김씨는 이 문제를 들고 노무사를 찾아갔으나 노무사는 ‘기혼 사유로 인해 탈락한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이미 내부 문서를 고쳐놓고 관계자들끼리 입을 맞추어 놓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중소기업에 주로 면접을 본 이아무개(25)씨는 “항상 면접관들은 남자 친구가 있느냐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면 ‘언제 결혼을 할거냐’‘결혼을 하고도 계속 근무할 거냐’‘아이는 언제 낳을거냐’라는 질문이 줄줄이 이어지는 식이다.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법적 조처로 채용 모집요강에서 미혼 여성을 규정하거나 남성을 우대하는 가시적인 남녀차별은 줄었지만, 면접 과정에서의 남녀차별은 여전하다. 지난 4일 여성부가 개정 발표한 남녀차별기준은 면접 과정에서 ‘결혼을 하고도 계속 근무를 할 것인가’‘커피 심부름을 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성차별적 질문으로 규정해 금지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얼마나 여성 취업자들의 피부에 와 닿을지는 의문이다. 현행 남녀고용평등
다음으로 시험 본 대기업 ㅅ사 최종면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류와 필기시험, 집단토론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뒤 치른 최종 면접은 처음에는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한 면접관이 서류에서 기혼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분위기가 돌변했다. 면접관이 “아니 결혼을 하셨군요”라고 묻자 옆에 앉아있던 3명의 면접관도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결혼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은 김씨는 회사 안 아는 선배로부터 ‘기혼이 결정적인 불합격의 사유였다’는 뒷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분노한 김씨는 회사를 찾아가 면접대장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쪽은 ‘채용은 회사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김씨는 이 문제를 들고 노무사를 찾아갔으나 노무사는 ‘기혼 사유로 인해 탈락한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이미 내부 문서를 고쳐놓고 관계자들끼리 입을 맞추어 놓기 때문에 승산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중소기업에 주로 면접을 본 이아무개(25)씨는 “항상 면접관들은 남자 친구가 있느냐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면 ‘언제 결혼을 할거냐’‘결혼을 하고도 계속 근무할 거냐’‘아이는 언제 낳을거냐’라는 질문이 줄줄이 이어지는 식이다.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법적 조처로 채용 모집요강에서 미혼 여성을 규정하거나 남성을 우대하는 가시적인 남녀차별은 줄었지만, 면접 과정에서의 남녀차별은 여전하다. 지난 4일 여성부가 개정 발표한 남녀차별기준은 면접 과정에서 ‘결혼을 하고도 계속 근무를 할 것인가’‘커피 심부름을 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성차별적 질문으로 규정해 금지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얼마나 여성 취업자들의 피부에 와 닿을지는 의문이다. 현행 남녀고용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