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자리에 방송 카메라 한 대 보이질 않았다. 대신 무전기 들고 분주한 경찰이 많았다. 커다란 펼침막엔 누구라도 알 만한 사람의 얼굴과 누군지도 모를 이의 영정이 줄줄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사선을 넘은 이들도 한때 자랑스러워했을 회사 로고가 그 뒤로 보였다. 삼성을 넘겠다고 선언한 이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옆자리에 섰다. 그곳에서 노조는 오래도록 금기였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된다니 차라리 광기였다. 금기를 부수겠다는 다짐에 결기가 섞였다. 탄압 사례를 읊었다. 지난 설움을 복기했다. 박수 오가며 사기 높았다. 온기 모였다. 할 말 있는 사람은 모였으나, 들어줄 이가 그 앞자리엔 적었다. 화분 속 봄꽃이 그 자릴 메꿨다. 돈보다 사람이, 꽃보다 노조가 먼저라더라.
글·사진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 | 광장에서 사람들은 | 센터 | 2016.12.27 | 1164 |
17 | 줄초상 | 센터 | 2016.10.31 | 1295 |
16 | 폐허 | 센터 | 2016.08.24 | 1372 |
15 | 개 풀 뜯어먹는 소리 | 센터 | 2016.06.27 | 1392 |
14 | 책임지라 말하고, 어느새 농성은 | 센터 | 2016.04.28 | 1358 |
13 | 출근길 | 센터 | 2016.03.11 | 1340 |
12 | 올해는 당신 | 센터 | 2016.01.26 | 1341 |
11 | 답정너 | 센터 | 2015.12.02 | 1501 |
10 | 당신은 정년 모르시나요 | 센터 | 2015.09.30 | 1472 |
9 | 마지노선 | 센터 | 2015.07.23 | 1452 |
8 | 몽당분필 | 센터 | 2015.06.03 | 1773 |
7 | 현장으로 가는 길 | 센터 | 2015.04.13 | 1560 |
6 | 일상다반사 | 센터 | 2015.03.03 | 1616 |
5 | 어느 출근길 | 센터 | 2014.12.17 | 1717 |
4 | 주마등처럼 | 센터 | 2014.10.21 | 2647 |
3 | 오! 재미 | 센터 | 2014.08.19 | 1675 |
2 | 꿰어야 보배 | 센터 | 2014.07.08 | 2037 |
» | 돈보다 사람, 꽃보다 노조 | 센터 | 2014.07.01 | 1810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