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은 꿈을 자주 꾸십니까? 길몽吉夢, 흉몽凶夢… 자고 일어나면 어떤 꿈을 꿨는지 생생히 기억이 나기도 하지만 전혀 기억에 없기도 하죠. 저는 가끔 개학 전날 꿈을 꿉니다. 대충 짚어보면 뭔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을 때인 거 같습니다. 가방이나 교복을 찾지 못해서 허둥대죠.
요즘 우리 센터가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 기관의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협약에 따라서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할 수 없을 지경으로 예산을 편성하는데도 마땅히 손쓸 방법이 없는 것이 더 스트레스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혁 방향이라고 하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는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해소’라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노동 정책이 전개되리라는 선포나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는 명분을 잃으면 다 잃는 거라고 하던데, 지금 상황은 ‘노동기본권’이라는 대명제가 이렇게 손쉽게 부정당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인지 의문이 들기 전에 무력감 같은 것이 몰려옵니다.
때가 때이니만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할 일을 챙기는 때입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더 넓고, 더 깊은 연대를 구축하는데 우리 센터 사업을 정조준해야 할 거 같습니다. 대충 좋은 이야기가 아닌 노동자가 일과 삶의 구체적인 변화에 공감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더욱 치열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디에 기대어 가는 것이 아닌 노동자가 세상을 경영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세력을 구축하는 데 치열해야 할 거 같습니다.
회원 여러분 그리고 연대해주시는 많은 분께 계묘년癸卯年 새해맞이를 축하드립니다. 기대하고 계획하시는 일들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문종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