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의 길을 묻다> 긴급토론회
1. 전국여성노동조합•참여연대•청년유니온•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오늘(28일) 오전 10시 30분에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긴급토론회 – 사회적 대화의 길을 묻다〉를 진행했다.
2. 이병훈 교수(중앙대학교 사회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 노동자위원이기도 한 청년유니온 김병철 위원장이 발제를 맡았고,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김혜진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윤효원 글로벌 인더스트리 컨설턴트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3. 김병철 위원장은 발제를 통해서, 사회적 대화의 본질적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위기에 봉착한 사회적 대화가 나아갈 수 있다고 하며,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 없는 조건에서 더 큰 불을 지핀 꼴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계층 대표에 대한 대표성을 부정하거나 인정하는 방식으로 다루어져 왔다는 것을 짚으며, 대표성 시비만으로는 소모적인 논쟁이 되풀이 될 뿐, 어떻게 사회적 대화가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산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각 사회주체 간의 상호 신뢰와 수많은 이해관계 간의 사회적 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4.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경영계의 반발에 정부가 나서면서, 부분적 내용이 전체적으로 확대시켰다고 비판하는 한편, 경사노위가 도리어 사회적 갈등을 비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경사노위는 노사관계의 미래의제 개발(준비)과 심층적 논의, 그리고 갈등 조정과 통합을 위한 촉진자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노사정 모두 단기 업적주의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수동적 조직 논리에 빠져있음을 비판하며, 냉정하게 경사노위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사회 변화에 따라 사회적 약자,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있는 노동자들이 더 열악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도리어 여성, 비정규직, 청년 대표가 공식적으로 자리잡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배제되었음은 경사노위 존재 자체가 바뀌었음을 인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 김혜진 교수(세종대 경영학부)는 사회적 대화가 밀실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논의와 합의 과정이 잘 공유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정부의 역할이 의제를 선정하고 합의 결과를 유도하거나, 특히 여론막이용으로 의제를 떠넘기고 시한을 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노사정위원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로 개편한 경사노위가 현재의 상태로 이르게 된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의 중요한 주체임에도 '민주노총은 더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는 등 정부여당이 노동조합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비판했다.
8. 윤효원 글로벌 인더스트리 컨설턴트는 국제적인 기준에서 사용자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 노동법이며, 사회정의 실현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국제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노동권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초기업 수준의 협약,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더불어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기에 관여하는 관료의 수준과 실력을 높이고, ILO 협약 비준을 비롯한 노동기본권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섭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정보와 알찬 협의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의 허황된 ‘빅딜’이 아니라 ‘스몰 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둘러싼 환경이 적대적일지라도 사회적 대화 틀을 비집고 들어가서 노동자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