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노동>과 사람들] 100호, 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김금수 센터 초대 이사장 인터뷰

by 편집국 posted Jul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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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01년 5월 창간준비호를 발행한 후 <비정규노동>은 12년 동안 많은 일을 겪었다. 쉽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비정규노동>이 유지되어 올 수 있었던 힘은 <비정규노동>을 고민하고, 만들었던 이들의 헌신과 노력에 있다. 그렇기에 편집국에서는 창간호에서부터 지금까지 <비정규노동>을 거쳐온 이들의 소회와 감상을 들어보았다.
창간호 한울림을 써주셨던 김금수 전 이사장님으로부터 <비정규노동>을 시작했던 당시의 문제의식과 현재의 의미를 물었다. 또한 <비정규노동>의 발행인이기도 하였던 센터 역대 소장들로부터 재임 당시 <비정규노동>이 노동언론으로서 가지고 있던 의미, 그리고 지금의 소회를 물었다, <비정규노동>의 기획과 편집을 담당했던 편집국원들의 목소리도 서면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년 넘게 <비정규노동>의 디자인을 담당해주고 있으며, 센터 편집위원이기도 한 이윤아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정규노동>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들어보았다.

 

 

김금수.jpg

 김금수 센터 초대 이사장 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 이사장

 


센터: <비정규노동>은 2001년 5월 창간준비호를 거쳐 2001년 6월 창간호가 발간되었습니다. <비정규노동>을 태어나게 만든 핵심역할을 하셨는데요. 당시 비정규노동을 발간하게 되었던 배경과 문제의식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금수: 그 때는 지금처럼 비정규문제가 노동사회의 핵심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자본 쪽이나 정부쪽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시행하고 있었고, 노동의제에 대한 대처도 본격화 되지 않았을 때니 예견을 할 수는 있었죠. 비정규문제가 노동의제의 중심이자 사회적인 현안이 될 것이라는. 노동운동의 태동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센터: 선도적인 문제의식과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라는 이름을 짓기까지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해 주시죠.


김금수: 박승흡 당시 소장이 학원을 해서 돈을 좀 벌었는데 보람 있는 일을 해보기 위해 별도로 돈을 축적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돈으로 비정규노동문제를 사회의제화 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나를 찾아왔더라구요. 제가 “고생스럽게 번 돈을 가지고 왜 그리 고생스러운 일을 하려 하느냐,” 그랬어요. 일주일 후에 와서 답을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일주일 후에 답을 가져왔다고 하기에 제가 “답은 필요 없다.”고 했어요. 다른 이들이 다루지 않는 비정규문제에 집중하자고 하니까 기특했어요. 그래서 시작이 된 것이죠.

 

 

센터: 김금수 이사장님께서는 <비정규노동> 발간사(당시 한울림)에서 ‘희망의 길 찾기’를 이끄는 심정으로 <비정규노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비정규노동>을 발간하셨을 때 갖고 계셨던 문제의식과 지향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금수: 비정규노동센터는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전체적인 대안 속에 구체적인 행동방침들이 있어야 하죠. 이것들을 비정규노동센터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파악된 실태를 통해 영역별로 구체화하고, 실천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비정규노동>의 지향점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센터: <비정규노동> 창간호 발행을 준비하시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금수: 월간지 <비정규노동>을 만들었다는 것,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봐요. 비정규 매체로서는 최초였죠. 당시엔 비정규 문제에 대한 연구논문도 많지 않았어요. 연구자들도 많지 않았구요. 그런 상황 속에서 비정규노동에 대한 문제의식과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잡지를 발간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죠.

센터: 지금 현재 <비정규노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금수: 변화된 조건에 대한 목표나 지향점을 부각시켜야 하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센터: 노동언론, 그 중에서도 비정규문제를 다루는 언론은 많지 않습니다. 향후 <비정규노동>이 어떤 방향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김금수: 보통 노동 언론들의 핵심은 ‘사실 속에서 진실을 밝힌다.’잖아요. 노동현실은 사실만 잘 밝혀도 큰 무기가 되니까요. 그러려면 현장성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실천목표에 대한 지향점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가독성이 있어야 해요. 투쟁사례건 조직사례건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읽히죠. 비정규 문제는 성공한 사례건 실패한 사례건 사례를 잘 발굴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센터: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 운운이 식상하다고 할 정도로 쉬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운동 위기의 근본 원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금수: 노동운동 내에서 비정규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제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비정규 문제에 대한 고민이 과연 치밀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비정규노동자들이 갖는 차별, 격차, 빈곤 또는 권리에 대한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겁니다. 정규직이 가지고 있는 계급이기주의와 계급분열도 더욱 확대되겠죠. 이것은 단순히 비정규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사회의 문제라고 봐요. 그에 대한 대처가 약하니까 부정적인 모습이나 내적 모순이 확대가 되는 것이죠. 낙관적이진 않아요. 정책면에서도 막혀있고, 투쟁의 주체가 조직화되지 못하니 투쟁도 잘 안 되죠. 조직화 된 정규직이 조직의 힘으로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투쟁을 밀어서 해야 되는데 이것이 잘 안 되는 것이죠.

 

 

센터: 비정규 문제에 대한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금수: 비정규 문제는 비정규노동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비정규 문제, 정규 문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하나의 큰 범주 속에서 봤을 때 비정규문제는 모든 문제의 발판이거든요. 정당 차원에서도 비정규 문제에 대한 인식의 심각성이 적은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죠.
정책대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사용사유제한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국민들도 이해할 만한 대안을 내놔야 합니다. 내셔널센터에서 방침을 정하고, 산별에서는 조직과 투쟁을 전개해야죠. 산업별로 뭉치지 않고서는 여러모로 어려워요. 산별이면 미조직 사업 작업 예산 확보나 전문화된 조직 활동가 양성에 대해서도 현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민주노총에서는 기조가 있어야 하고. 조직방침, 투쟁방침, 정치방침이 있어야 해요. 민주노총이 만들고자 하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분명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비정규문제에 대한 정책이나 조직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성이 필요하다고 봐요.

 

 

센터: 마지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노동운동진영 전반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김금수: 현재도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조직들에 먼저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보다 희생도 최소화 시키면서 효과적으로 투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전체적인 운동 속에서 분명한 목적의식 속에서 구체적인 조직활동 방침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봐요. 조합원들이 운동의 방관자가 되지 않고 주체로 우뚝 서야죠. 유럽의 무상의료와 무상교육도 엄청난 투쟁과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통해서 얻어졌거든요. 분명한 목표를 가진 개혁이 현재 노동운동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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