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좌담 2부] 6.4 지방선거, 그리고 비정규운동의 과제_노동정치, 비정규노동자가 답을 찾자

by 센터 posted Mar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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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올해에는 어쨌든 지방선거가 있는데요. 지방선거와 관련한 말씀들을 해주시죠.

 

이태의: 저희는 교육 쪽에 있으니 진보교육감 진영과 보수교육감 진영이 확연히 틀려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공공부문부터 들어오잖아요. 시간제 교사를 교육부가 강제로 할당을 해요. 그것을 전북 교육감이 ‘우리는 교육부가 지시를 하더라도 거부하겠다.’라고 하니까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에 압박을 하는 거예요. 우리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우리를 지키겠다는 거거든요. 물론 지금도 충돌하는 게 있어요. 진보교육감이라도 노동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하면 아주 부족해요. 엄청 부족해요. 그래서 지금도 싸워요. 아무리 진보교육감이라고 해도 더 열심히 싸워요.
철도 파업 관련해서 그런 생각들을 합니다. 국민적 참여가 있으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 요구 수위가 지금 고용안정 수준이 아니라 진짜 정규직이 요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진짜 공공성을 가지고. 다른 영역보다는 우리가 갖고 있는 공공기관의 특성, 특히 교육이라는 특성 때문에 일반 학부모, 지역 주민, 그리고 지역에 따른 특수한 정치적 입장에 무관하게 공통분모를 찾기 쉬워요. 최소한 저희는 이번에 교육감 선거하는데 이전처럼 표로만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 과제를 직접 따낼 수 있는 형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선거라는 걸 통해서 우리 요구를 달성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그 속에 직접 들어가서 우리 요구를 우리가 만들어 간다고 하는 것들이 중요한 조직적 과제라고 봐요. 우리의 요구들을 하나의 매개로 해서 투쟁에 집중해 나가는 것은 지자체 선거가 중요한 고리가 된다는 거죠.

 

이남신: 그럼 지방선거 얘기가 나온 김에 노동이나 비정규 의제 관련해서 지방선거가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을 하세요?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과 우리의 대응 자세에 대해서도 얘기를 같이 하죠.

 

이태의: 작년 대선 때 비정규직 문제가 핵심 화두였잖아요. 지방선거에서도 화두가 될 거예요. 그럼 이제 공약으로 끝이냐, 말 그대로 성과로 가져가느냐는 우리 몫이라고 봐요. 어떻게 참여하고 어떻게 강제하느냐. 방식을 강제하도록 우리가 벨트도 좋고 아니면 직접적인 방식도 좋고. 그런 것들을 직접적 증표로 가져가야 한다는 거죠. 우리가 조직된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이기도 하지만 주민자치라는 부분에서는 또 다르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방자치, 지방분권 이런 것들을 한 발짝 떨어져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은 오히려 민주노총 진영에서도 체계적인 접근 방식, 그리고 역할 하는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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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일: 저는 정치 쪽은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비정규직을 대표할 만한 대표성을 가지고 정치 쪽에서 나가서 주된 프레임으로 싸우는 정당이 있느냐, 그리고 분열되어 있다는 것도 참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우리가 열심히 잘 싸우고 열심히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야 되겠죠. 서민들을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은 뭐 이렇더라, 이런 게 나와 줘야 하는데 지금으로 봐서는 그게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우리 조합원들만 본다면 표를 찍는다면 민주당을 많이 찍을 거 같아요. 일단 새누리당은 안 찍어요.(일동 웃음) 그건 확실해요. 왜 민주당을 찍냐면 은수미 의원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했거든요. 그래서 바라보는 시선들이 그쪽으로 많이 옮겨 갔어요. 저는 그게 아쉽다는 거죠. 은수미 의원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너무 좋은 역할을 하셨는데, 전체 민주당의 역할을 보면 아니잖아요. 처음에는 제가 민주당을 좋게 생각했는데요. 과거 정권 때 보니까 노무현 정권 때와 김대중 정권 때 노동조합 탄압하는 동영상을 봤어요. 우리가 시위하면 방패로 찍고, 몽둥이로 패잖아요. 이걸 노무현 정권 때도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깨우친 것이 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노동을 억제해 왔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진짜 노동자들을 위해서 그 정치판에 가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내 주는 정당이 필요한데, 찾아보니까 사분오열되어 있고 엉망진창이었다는 거죠.

 

김진억: 지자체 선거도 영향을 미치죠. 특히 공공부문은 교육감 선거 포함해서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다른 비정규직 문제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박근혜 정권과의 대립 과정에서 사회·정치적 분위기와 흐름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의 문제로 간접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봐요. 기존의 노동자정치 실패의 핵심은 상층 중심, 의회 중심의 운동, 그 다음에 정파의 자기 지분, 권력 싸움 이게 같이 연동되어 있다고 보는데, 어쨌든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의 대응은 굉장히 답답해요. 투표로 보면 새누리당은 찍지 말라고 할 텐데 남는 문제는 일단은 진보정당을 찍되 지금은 마음에 드는 정당은 없다는 거죠. 진보정당도 갈라져 있잖아요. 판단기준을 줘야 할 거 같아요. 그렇다고 투표를 기권할 수 없으니까 그런 차차선의 방향들을 주고 대응을 하되, 더 중요한 것은 대중주체의 정치운동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라고 봐요. 지자체 선거를 계기로 해서 노동자의 입장과 관점이 뭐고, 의회 중심이 아닌 노동자들의 주체적 운동들에 대한 시각과 관점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거죠. 예를 들면 무상급식 같은 경우는 90년대 초중반에 그 운동이 시작됐거든요. 끊임없는 사회운동을 통해서 그게 관철된 것은 2008년. 9년이 걸린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 사회의 주요한 세력으로서 노동자, 정치적 흐름을 정당 형태가 아니라도 조성하는 것, 이런 것들이 대단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태의: 제 경험도 같이 공유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도 사례인데, 저희 조합원들이 그런 식으로 접근을 했어요. 저희는 학교에 있으니까 학교의 운영위원장 중에 소통이 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또는 운영위원장 명의로 각 학부모들한테 가정통신문을 보내서 토론회, 지방선거 후보 추천 토론회를 조직했어요. 조직하는 과정에 어떤 질문과 어떤 의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우리가 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조직된 거죠. 그리고 지역주민과 결합이 되고 이런 형태로 토론회를 거치고 토론회 이후에 행동지침으로 투표참관인, 개표참관인을 우리가 조직하고 직접적 결합방식을 갖추었죠. 내 후보가 나서서 내 후보를 지지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우리 후보가 당선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이거 아주 중요한 거잖아요. 아까 말한 진보정치가 지금 사분오열됐는데 니들 뭉쳐라 이래선 가능성 없다 하면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는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우리 조합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 삼성노동자들이 나서서 우선 가능한 지역들 사례를 만들고 그것이 결합되는 방식들을 고민하자는 거죠. 단순하게 내가 학교 비정규직으로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같이 지역민으로서 연대하고, 거기서 우리 명의도 걸어 놓고, 거기서 우리 요구를 꺼내고 하는 것이 직접적 참여 방식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전 학교에서 시설관리를 해요. 삼성에서 에어컨 설치를 하는데 삼성 본사에서 좀 있다 와서 신사복 입은 두 명이 쫙 보는 거예요. 그러더니 나중에 설문조사를 해요. 친절했느냐, 이 사람은 어땠느냐 이렇게 하면서 그걸 감시하는 거예요. 이런 게 우리가 몰랐을 때는, 이런 조직이나 요구들을 몰랐을 때는 결합이 안 됐잖아요. 그런데 결합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
작년에 우리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연대회의라는 걸 구성해서, 공공부문에서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게 있으니까 이걸 좀 압박을 넣어 보자고 하면서 공동사업을 몇 가지 해 봤어요. 국회사업이라든가, 대중사업, 기자회견도 해 봤는데 흥정거리는 되요. 그런데 직접적 작용들은 행동으로 나서거나 집단적인 것으로 결의되지 않으면 작용이 안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도 같이 이런 공통된 실천과정을 통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를 찾아야 한다는 거죠. 지금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찾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위영일: 지금 안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희들을 보면 또 뭔가 그 사람들이 분노는 사실 안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는 거죠. 그걸 어떤 계기로 틔워만 주면 알아서 튀어 나오는 조직들인데, 이걸 잘 못 찾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것만 잘 되면 우리 비정규직들이 같이 단합되고 또 연대하면서 정치적 요구도 나올 수 있는 거죠.

 

이남신: 저는 사실 홈플러스의 중년 여성 조합원들도 선거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주재현: 그래서 저희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서 중년 여성노동자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아직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고민을 한 적은 없고요. 당연히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은 안 찍는 걸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잘 따라줄 지는 모르겠고, 잘 해야겠다는 고민은 있어요. 그것만 해도 좀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객관적인 여건들이 진보정당이나 진보정치를 힘 있게 밀어주기에는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고. 그런 기초적인 판단만 있습니다. 오늘 말씀들 들으니까 ‘아, 이런 것들도 있구나.’ 하는 고민들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후보 초청 토론회 같은 것을 지역에서 공동으로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이남신: 그래요. 이런 투쟁 당사자들이 자주 만나면 굉장히 좋은 기획이 나오겠다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아까 우리 김민수 위원장 후보께서 빈 지점을 잘 짚어 주셨는데, 마찬가지로 이 부분도 실제로 청년들이나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그러면서도 유권자인 이런 노동자들 또는 실업자들, 특히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까지 관련해서 6.4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들을 좀 더 짚어 주면 좋을 거 같은데요.

 

김민수: 일단 저희 지도부끼리 정세토론을 하면서 이번 지방선거 때 ‘청년’이라는 키워드와 ‘노동’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호명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청년은 차치하고 노동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하는데, 2012년 대선 때가 굉장히 이례적이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얘길 하다 보면 노동이 빠지면 이상해지고, 저는 그 과정이 좋은 국면이었다고 봐요. 그와 동시에 전국단위 선거가 아니라 지역단위 조직선거인 지방선거 국면에서 노동이란 키워드가 쉽게 호명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죠. 쉽지 않겠다는 우리 내부 판단도 있었고.
청년유니온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면, 선거라는 기간이 조합원 분들이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봐요. 조직 안쪽에서 갑론을박도 있을 거고, 조직 내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서 자기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서 토론하고, 그에 관해서 교육도 받을 수 있고. 재미있는 공간이 지방선거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것을 단순히 민주당을 찍네, 마네, 진보정당이 분열돼 있는데 어쩌네 하는 식으로 수세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직 차원에서 이 시기를 좀 재미있게 넘길 수 있을까 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작년 초에 저희가 서울시와 사회적 교섭을 맺었습니다. 청년노동이라는 일반 의제를 가지고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정책적인 협약을 15개 정도 맺은 게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사회적 교섭이라는 구호를 걸고 대응을 해 보면 어떨까. 서울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 단위로, 교육청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겠고요. 저희는 그런 정도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남신: 네. 얘기를 듣다 보니까 지방선거를 둘러 싼 여러 가지 쟁점도 있을 수 있는데 이게 뜨겁게 이슈화가 되고 있지 않잖아요. 되게 소극적이고 한 발 물러서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적극 활용이나 적극 개입까지를 포함해서 좀 더 진전된 대응 방안들이 시급하게 마련 될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양대노총과 양대노총에 포함되어 있는 주요 산별 단위, 노조들의 역할에 대해서 쓴 소리도 포함해서 얘기를 좀 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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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의: 저는 정파에 대해선 잘 몰라요. 하지만 조직 갈등은 알죠. 그런데 탄압을 받으면 다 같이 몰려와서 사수하고 투쟁하고 이게 노동자의 모습이잖아요.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단결하고, 구심점을 명확하게 잡아 투쟁하고, 그런 모습들이 철도파업에서 확인됐죠. 그런데 작년에 제가 쭉 보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총연맹은 한 연맹체이기는 하지만 하부 단위를 강제하는 기능이 없어요. 분쟁이 있어도 조정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선거 과정에서는 첨예한 갈등 모습도 보이더라고요. 100만 조직화 등의 다양한 얘기들도 나오고 있지만 이게 과연 조직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얘기인지, 실제로 현장에 조직되고 있는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 되는 얘기인지, 그런 부분은 좀 답답해요.
투쟁하는 조직이라고 하면 지금 비정규직 투쟁만큼 치열하게 하는 투쟁이 어딨어요. 우린 일상이 투쟁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투쟁을 중심에 놓고 이 투쟁을 어떻게 지원할 거냐, 그리고 이 투쟁을 사회적 공론화로 만들 것이냐 하는 지점들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고 봐요. 물론 투쟁하는 각 대표자들은 고민을 할 거예요. 어떻게 복무할 것이냐, 어떻게 함께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들. 하지만 결국에는 그 방법을 찾아요. 찾아서 투쟁에 나서죠. 비정규직 투쟁은 지속하는 투쟁이고 일상적 투쟁이기 때문에 저희는 복무할 수 있다는 거죠, 투쟁을 중심으로 조직하고 지원하고 그것을 공론화하는 맨 앞장에서 민주노총이 선다면 현장 조합원들도 ‘그래. 이게 민주노총이야.’ 이러한 자부심도 가지고 투쟁에 나가서 연대도 열심히 할 겁니다.

 

위영일: 저는 이 싸움이 비단 우리만의 싸움은 아니라고 봐요. 이는 큰 그림판으로 본다면 바야흐로 노동과 자본과의 대격돌이라고 보이는데, 그렇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노동과 자본의 대격돌을, 정말 전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는 게 의문이 가는 거죠. 그러한 부분에서 우선 요구하고 싶은 것이 그 길 안에서 노동운동의 중심이 이제는 옮겨져야 된다고 봐요. 전 개인적으로 아무나 보고 노동자라고 안 하거든요. 왜냐하면 분노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노동자냐는 거죠. 즉, 지금 현재 분노하고 있고 투쟁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운동이 시작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거예요. 그런데 현재 정규직 같은 경우 이쪽으로 많이 힘이 가 있는데, 이 사람들이 지금 분노하고 투쟁하느냐는 겁니다. 노무현도 그런 얘길 했지만 정권이라는 게 사실은 좌도 가고 우도 가야 민주적인 것처럼, 저희도 그런 거죠. 정규직 쪽에서 산별이나 민주노총에서 이쪽에 중심을 한 번 줬다면 이번엔 우리 비정규직으로 와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래서 여기에서 노동운동의 판도를 한 번 바꿔봤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

 

이남신: 그럼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

 

주재현: 지난번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있는 날,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갔습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90%가 넘는 사업장에서 아줌마들이 일손 다 놓고 나와 가지고 여러 성과를 낳았던 투쟁을 통해서 이번에 이겼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니까 상당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말씀하신 가운데에서 비정규직 사업장들이 깨지고 이런 절박함, 그리고 사회의 어떤 문제를 인식하는 측면에서는 그런 절박함이나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비정규직을 조직화하고 싸움을 준비하는 상황에서는 작더라도 성과 중심으로 계속 보고하고, 공유하는 과정들이 중요하다고 봐요. 기존에 정규직 중심으로 사고하시던 분들도 “아, 비정규직 아줌마들, 유통업 대형마트 아줌마들, 2006년도부터 마트 한 번 조직해 보자고 돈도 모으고 사람도 모으고 했는데 안 되더만 이제 되네?” 이런 성과들이 좀 보이기 시작하고 이렇게 되면 중심이 좀 옮겨 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계속 그런 성과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 성과들을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홈플러스 노동조합도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의: 전략 조직화 사업이라는 것을 해서 성과를 내긴 해요. 이미 투쟁하고 있는 조직들 성과를 내게 해서 그것을 보고 더 많은 비정규직들이 조직되게 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것, 이것은 못 말리는 거예요. 이게 바람이잖아요, 현장 노동자, 최소한 이 투쟁을 하고 있는 가장 절박한 사람들이 이거 돈 얼마 들여 가지고 사람 남기고, 사업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봐요. 최소한 저는 민주노총이라고 하면 그런 투쟁을 중심에 놓고 거기에서 그것을 얼마나 집중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투쟁을 놓고 중심을 보면 현재 민주노총이 갖고 있는 지도력의 문제라든가 정파 갈등의 문제들이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남신: 지금 민주노총 소속인 분들이 많으신데요. 일단 양대노총까지 아우르는 김민수 동지가 양대노총에 주문하고 싶은 것을 말씀해 주시죠.

 

김민수: 지금 국면에서 총연맹의 역할이 무엇일지를 고민해봤는데요,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봤어요. 하나는 조직노동으로 대표되는 그 힘을 지키면서 박근혜 정부와의 전선을 지켜 내는 미션이 있을 거예요. 물론 돌파가 된다면 더 좋겠죠. 비정규 부문으로 대표되는 사업장에 총연맹의 전략과 자원이 투입돼서 조직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성과가 나와야 하는 데 총연맹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미조직 부문이라고 봤을 때는 관계 설정, 적극적인 설정을 통해서 새로운 가능성들이 키워지게끔 하는 데 총연맹의 역할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나열하다 보니까 제가 총연맹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었으면 정말 피곤했을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이죠, 진짜.
그런데 저는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주문이라고 한다면 총연맹에서 회복해야 할 것을 두 가지 정도로 부탁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노동운동 내에서 리더십을 회복하는 문제가 있겠다는 거예요. 어디 전략을 투입하고 어디 자원을 투입하고 어디 전선을 치려고 해도 총연맹에 리더십이 구축되어야 할 텐데 이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산별마다 이해관계가 다 다르고 비정규와 조직노동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기에 쉽지 않겠지만, 여기에서 총연맹의 정치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겠다는 거죠. 또 한 가지는 아까 말한 것처럼 야권의 투표 지지율은 35%인데 노동의 지지율은 35%가 안 되는 상황, 야권의 몫만큼도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수미 의원은 ‘노동은 시민권이 없다.’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노동의 지지율을 높이고 노동의 시민권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그게 개별 사안에서 잘 대응하는 것도 있지만 결국 총연맹이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가운데에서 노동운동이 잘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고, 숨겨져 있는 가능성이나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현장에서 성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양대노총에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리더십의 회복, 시민권의 회복 이 정도로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진억: 저는 총연맹에 대한 원칙적인 기대와 요구가 있는데요, 그것은 얘기를 안 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그것을 지금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민주노총의 현 상태에 대해서 현실적 요구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딱 한 가지만 했으면 좋겠어요. 뭐냐 하면 지리멸렬하던 민주노총을 위기의식을 가지고 결속시킨 게 박근혜 정권의 민주노총 침탈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 2월 25일 국민총파업도 그게 없었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고요, 철도파업과 이어지는 민주노총의 침탈이 없었으면 그러한 투쟁 전선, 지금의 이러한 투쟁 전망들 이렇게 쉽게 되지 않았을 게예요. 다양한 영역의 힘을 모으는 데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그 속에서 박근혜 정권과의 대립 전선을 유지하든 아니면 좀 더 강화하든, 적어도 현재 수준에서 밀리지 않는 그런 부분에 총연맹의 역할이 있겠지요. 그 과정에서 그게 지켜진다면 이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사안에 대한 역동성을 기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너무 무리한 요구보다는 그것이라도 지도부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그게 지도력 회복의 과정이고 이후에 더 많은 역할들을 기대하고 요구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이남신: 이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도 고민도 많고 사실 여러 가지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백지 상태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센터에 대해서 가볍게 덕담을 조금 넘어선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센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일동 웃음)

 

김민수: 청년유니온이 만들어 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표적인 미조직 부문이었는데 굉장히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어요. 센터를 포함해서. 그런 점에 있어서는 2014년에 또 저희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위로서 기대와 관심을 먹고살 거라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 그런 것들을 많이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센터 차원에서 좀 고민이 있다면, 센터에서 미조직 부문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으셔서 예전에도 청년 관련된 키워드로 노동운동의 재생산 이런 고민도 많이 하셨지요. 청년유니온도 5년째가 됐고, 이런 고민도 꼭 센터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노동운동의 재생산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올해 한 번 정도 토론이나 논의들을 진행해 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드립니다.

 

이남신: 굉장히 생산적인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위영일: 저는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처음에 사실 저한테도 노동운동이라든지 혹은 진보, 이런 것들이 굉장히 낯설었거든요. 서울에 올라와서 산 지 8개월이 됐고 노동조합 만든 지 한 6, 7개월 되면서 한참 그러한 사회문제에 대해서 눈을 뜨는 시기이고요, 그래서 지금 햇병아리처럼 잘 걸어가고 있고, 하여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남신 소장님 만나서 많은 도움도 받고, 얘기도 많이 듣고, 열심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요. 새해에 바라는 점은 제가 아직은 이 노동판에 대해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는 이남신 소장님이 건강하게 이 센터를 굳건히 반석 위에 세우시면 그것이 바로 우리를 위한 길이고, 또 앞으로 비정규직에게도 큰 희망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태의: 저는 비정규직에게 가장 큰 것은 자신감이라고 봐요. 승리에 대한, 성과에 대한. 그런 사례들을 공유하고 알리는 여태까지의 역할을 좀 더 강화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기에 맞춰서, 좀 앞서서 대안들을 제시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까 지자체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울산은 지역에서 조례를 만들어서 비정규직 조례를 발표했어요. 이 좋은 사례가 있잖아요. 이걸 왜 다른 지역으로 확대 안 했느냐는 거죠. 우리 같은 학교 비정규직 같은 경우 좀 더 조직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사례 중 하나가 진짜 사용자가 교육감이라는 조례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건 어떻게 보면 적극적인 우리 내부에서의 조건들을 활용한 거잖아요. 그걸 성과로 만든 거잖아요. 그래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소한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 비정규직 선언을 하든지, 조례를 만든다든지, 그 조례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신다든지 이런 것들을 해서 제시하는 역할을 해 주셨으면 하고요. 또 하나 부탁하는 게 정규직과의 관계가 있는데, 진짜 정규직화 하는 투쟁을 해야 하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 공공기관이니까 정규직과의 관계에서 여전히 같은 시각을 못 만드는, 목표를 못 만드는 게 있어요. 비정규직들이 투쟁을 통해서 자기 권리를 찾는 데, 무기계약처럼 가짜 정규직이 아닌 진짜 정규직상을 만드는 데 진짜 정규직과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재현: 저희는 점포에서, 현장에서 싸워왔지만 아직 홈플러스라는 회사를 잘 모르겠어요. 유통업이라는 이 업계의 특성도요. 아무리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전문가적인 입장에서의 대형마트의 구조라든지 그런 것들을 전문가 분들이 훨씬 더 잘 아실 것 같고, 그래서 이후에 저희들이 정책을 마련하거나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만 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연구와 자료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김진억: 지금처럼만 잘 하면 좋겠습니다.(일동 웃음) 어쨌든 지금도 주요 비정규직 투쟁에 다양한 형태로 결합해서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남신: 먹고사는 게 고민입니다.

 

2_희망연대노조.jpg

 

김진억: 그러니까. 그게 고민이어서 사실 더 이상 요구하기가 만만치 않아요. 왜냐 하면 그걸 하려면 비정규직 기반이 있어야 해요. 여기도. 정책 역량이든 여러 조직활동 역량이든 비정규직센터에 그런 능력 있는 분들이 결합하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 보면 너무 열악한 조건 속에서 제한된 역량 가지고 이 정도면 너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얘기를 한다면, 하나는 전국적으로 비정규직센터가 많잖아요. 사십 몇 개 된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노동상담소가 그렇게 많았어요. 이제 시대가 변하고 노동조합 운동의 과제가 변하면서 비정규직 센터가 많이 늘어났는데, 이게 대단한 자원이거든요. 많은 인력과 기반이 있는 건데, 이런 비정규직센터들이 각 지역에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심으로서, 실천적·정책적 중심으로서 역할을 한국비정규직센터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있어요, 두 번째는 비정규운동의 과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제 관점에서 주요 관심사를 추린다면 하나는 비정규직 조직투쟁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문제예요. 많은 분들이 비정규 조직화 투쟁이, 조직화가 우리 운동의 전략적 과제다, 새로운 주체형성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조직투쟁이 격렬하다고 핵심적인 주체라고 보기에 어렵거든요. 지금 노동조합 운동의 과제와 지향을 제대로 담아 나가고 실천하는, 그런 선도적 역할들을 해야 그게 진짜 제대로 된 주체인데, 그래서 조직투쟁 이후에 바로 그러한 새로운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과 활동을 비정규 단위들이 할 수 있도록 그런 프로그램, 그런 지원들이 필요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있어요. 세 번째로 저는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의 최대의 과제는 영세사업장 노동자인 것 같아요. 이것은 오랜 시간과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당장 인력과 재정이 없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여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누군가는 그런 부분에 대한, 특히 정책적 부분에서는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그래서 제 얘기의 결론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잘 할 수 있도록 물적 기반을 많이 모아줬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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