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노동자의 집]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쉼터’ 를 만듭시다

by 센터 posted Mar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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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진호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 센터 기획편집위원



우리는 아주 쉽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말합니다. 민주주의 최종점을 다수결에 의한 투표를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의 결과는 적대적 모순이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결국 강자에 의한 약자의 배제라는 폭력이 되고 맙니다. 이 폭력의 경기장이 합법이라는 말이며 기조직의 절차와 형식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는 이렇게 배제된 소수, 이렇게 소외된 변경에서 새로움이 움텄습니다. 고난 받아 투쟁하는 이들이 인류의 역사에선 언제나 인간의 미래였습니다.


지금 우리 노동자들에게 약자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지금 우리 노동자들에게 변경은 조직화를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아직 차디찬 겨울공화국입니다. 10년 투쟁을 통해 대법에서 승소해도 법대로 되지 못하고 또 피울음을 내뿜으며 투쟁하는 하청 노동자들, 10년 투쟁을 통해 정규직을 쟁취해도 회사가 사라지고 마는 비정규 노동자들, 노동의 고귀함을 하인 하녀 노동으로 농락당하며 고통 받고 싸우는 비정규직 설치 상담 노동자들. 홈에버, 이랜드, KTX, 동희오토, 지엠대우, 하이스코, 하이닉스···. 무수한 역사가 밀고 온 우리의 미래지만 우리는 아직 고통 속에 있습니다.


이 제안의 계기는 비정규직 투쟁의 한 상징인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투쟁이 절정이자 종점을 맞이하면서입니다. 개별적인 사업장 투쟁의 의미가 소진된 곳에서 비정규직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가장 낮은, 그러나 가장 치열한 오체투지를 하며 만들어낸 생각입니다. 기륭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연대 고리 노릇을 했습니다. 그 십 년의 역사를 그대로 녹여버릴 수 없다고 공대위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공간적 거점이자, 상경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쉼터요, 연대와 소통의 공간이며, 틈새를 메우는 역할의 기지요, 필요한 물품의 신속한 조달창고로서 ‘비정규 노동자의 집’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쉼터’ 공간을 만들자, 우리들의 자체적인 힘으로 눈치 받지 않고 투쟁하는 최소 공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여름방학 외갓집 같은 공간을 만들자, 거기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열악한 비정규직 운동 단체와 활동가들의 소통과 연대와 쉼의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적이었지만 돌아갈 곳도 사라진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여전히 비정규직 투쟁에 복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가자는 것입니다.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되새기고 응집하여 작지만 단단한 미래를 하나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공간이 우리 앞에 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공간을 고민하면 갈 곳이 없어 헤매는 것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정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마당을 열고 우리가 우리의 사랑방을 짓자는 것입니다. 쉽지 않는 길이지만 그럴수록 시작이 반인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천리 길을 내걷는 첫 소걸음,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쉼터’ 건설의 주인으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정규노동자의집이미지.jpg


▪ 제안 배경

- 기륭전자 비정규직 10년 투쟁의 갈무리 및 개별 사업장 투쟁에서 사회적 투쟁 전환 이후 활동 전망 논의 과정에서 제기됨.

- 기륭 투쟁의 교훈은 비정규직 구조와 체제가 있는 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통과 투쟁은 끝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개별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 계속적으로 이어져야 함.

- 기륭 투쟁 과정에서의 주체들과 연대자들의 교훈과 경험, 성과를 포함한 연대 네트워크가 이후 비정규 투쟁에 계속해서 소중한 ‘밀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고민.

- 개별 사업장 투쟁 과정에서 길러진 비정규 투사들이 개별 사업장을 넘어 비정규직 투쟁 전선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나가는 계기.

-   지난 십수 년 비정규 당사자 투쟁 과정에서 얻어진 교훈과 주체들이 느슨한 형태로라도 함께 힘 모아 갈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의 필요성.


 ▪ 논의 과정

- 2014년 말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공대위에서 논의 시작.

- 2015년 상반기 비정규 법제도 전면 폐기 운동 이후 중반기부터 구체화해 나가기로 함.

- 2015년 7월 17일 기륭전자분회 10년 투쟁 평가와 아울러 ‘비정규 노동자의 집’ 공식 제안.

- 2015년 7월 24일 초기 제안자 구성 및 제안자 모집.

- 2015년 8월 12일 제안자들의 사회적 제안으로 주춧돌, CMS 회원 모집 시작.


▪ 목표

 -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쉼터 마련.

- 비정규 노동자,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비정규직 활동가들의 쉼터 마련.

- 10년간 싸워온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과 정신이 유지되고 확산될 수 있는 방안 마련.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운영주체가 됨으로써 비정규직 운동에 복무할 수 있는 공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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