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노동 이슈 콕! 짚어보기] 임금피크제

by 센터 posted Dec 02,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Files

이남신 | 센터 소장



하반기 정부의 노동개혁 논란 속에서 핵심 쟁점으로 임금피크제가 떠올랐다. 정년퇴직 노동자가 소수에 불과한 현실 속에서 정년 연장과 연동한 임금피크제 논란은 그나마 보호막을 갖춘 정규직 노동조합을 겨냥한 정부의 의도적 임금 삭감 공격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의도적으로 세대 갈등 프레임을 내세우며 중고령 노동자의 임금 저하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이란 논리로 임금피크제를 줄기차게 강행해왔다. 최근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여러 사업장에서 사용주가 일방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기도 하다.


기획4-임금피크제.jpg

고용노동부 홍보자료


정부는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장해왔다. 고령자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으로 세대 갈등의 핵심 관건이 된다. 1990년대 초반 유럽에서도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고령자들이 은퇴한 일자리를 청년들이 대체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조기퇴직 정책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조기퇴직 정책은 얼마 안 가 실패했고, 2006년 OECD는 고령자 조기퇴직 권고를 폐지하고, 고령자 고용촉진 정책을 권고했다. 우리보다 앞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일본에서도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으며 도리어 고령자 고용률 증가는 청년 고용률 증가를 동반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청년과 고령자 일자리 사이에 대체 관계는 발견되지 않으며 보완 관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1978~2007년)에서도 청년과 고령자 노동수요를 추정한 결과, 두 유형 근로자 간의 대체성은 크지않다. 이는 정년 연장으로 고령자 고용이 증가해도 청년 일자리를 잠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이다. 심지어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지낸 방하남(2012년)도 ‘한국 중고령자 고용의 증가가 청년층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세대간 고용대체가설은 성립하지않는다. 오히려 양자는 보완적 관계가 강하며, 일본과 유럽에서도 고령자 조기퇴직과 청년층 일자리 증가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는 것으로판명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절감된 인건비만큼 청년 일자리를만들 수 있으므로 청년 고용이 늘어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전을 펼쳤다. 마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한 기업의 전체 인건비가 절감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정년 연장으로 고용기간이 연장되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더라도 기업의 인건비 총액은 현재보다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게 된다.  기업의 인건비 총액이 증가하게 되므로 임금피크제로 청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자가당착이다. 양보하여 임금피크제로 절감되는 인건비로 신규채용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효과는 사실상 그리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문제가 된다. 결국 임금피크제가 청년 고용 대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청년 고용 대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임금피크제가 청년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허구에 불과하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 대상자들의 임금을 깎아 신규인력의 인건비를 충당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언발에 오줌누기식 미봉책일 뿐만 아니라 부모의 임금을 빼앗아 그 비용으로 자식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으로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반사회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마저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부모의 소득을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 일자리로 대체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결국 청년 일자리는 부모 세대의 임금을 깎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국민투표실행본부에서 정리한 〈을들의 국민 투표 11문 11답〉 참조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