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노동, 착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우리의 미래사업 청년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

by 센터 posted Mar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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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동자와 함께하는 민주노총으로

우리의 미래 사업 청년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



글 : 최정우 민주노총 비정규직전략본부 국장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다. 민주노총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년도 되지 않은 내가 담당자로서 책임을 갖고 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작년 5월 말 민주노총에 오면서 비전본부(비정규직전략본부)의 여러 일 중에 전략조직화 3기 청년 담당자를 해보지 않겠냐는 말을 듣고 사실 마음이 설렜다. ‘나에게 일이 주어지는 구나’ 하는 안도감도 있었겠지만 말만 들어도 생기가 넘치고 열정을 다하고 싶은 청년 사업 아닌가? 의문의 여지없이 한번 해보고 싶었다. 민주노총의 3기 전략조직화 사업은 2014년 2월 공단, 공공, 유통서비스, 청년, 이주 이렇게 5개 핵심 대상을 설정하고 5개년 사업계획을 세워 지속 추진, 전조직적 추진을 방향으로 한다. 그리고 전략조직화 200억 기금을 조성해 그야말로 전략적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중 청년 조직화는 대상 선정 이유가 아주 짤막하다. ∆기존 노동운동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 ∆청년노동자들 조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단위들과 연계하여 조직화 진행, ∆총연맹 차원의 전략적 집중 필요이다. 누구나 청년 조직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말하지만 사업을 구체화 하거나 그간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을 말해 준다.2009년 청년 조직화를 위한 프로젝트 팀을 통한 논의와 워크숍 등이 진행되었고 산별노조연맹의 청년사업이 진행되었지만, 현재 청년노동 사업은 새롭게 다시 집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청년 시절을 회상하며


청년노동을 생각하면서 나는 청년 시절에 뭘 했나 돌아보게 된다. 지금 50대 초중반의 선배들에게 여쭤보면 민주노총 창립 당시에는 조합원들과 간부들 대다수가 청년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청년노동에 대해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나 또한 민주노총 창립을 알리는 노동자대회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여의도 광장을 가득 매운 인파 속에 힘과 패기 넘치고 카랑카랑 천하를 호령할 듯 민주노총의 창립을 알리는 목소리, 이어지는 대동놀이 속에서 모두들 해맑은 미소를 짓고 웃음을 터뜨리는, 행복 그 자체였던 시절이었다. 그때 내 나이 25살. 술 맛 떨어진다고 저녁밥을 마다했던,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밤새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 출근길을 재촉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당시 구로공단에 있었던 나는 지역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꾀 많은 동갑내기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돼지띠 모임을 만들었다. 초기 열 몇 명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한참 많을 때는 50여 명까지 늘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로공단의 26~27살 청년들이 모여 띠 모임을 통해 서로 강한 결속력(단결)과 친분(동지애)을 바탕으로 집회 참가는 물론이고 지역 행사에서 궂은일도 다 맡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모임의 여파로 쥐띠 모임도 생기고, 소띠 모임도 생기면서 한때 띠 모임 전성시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2~30대의 청년들이 왁자지껄 모여 노동조합 고민도 나누고, 세상 고민하고, 조합원 비조합원 가릴 것 없이 세상을 휘젓고 다녔던 셈이다. 지금의 청년 조직화 사업을 고민하면서 그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돌이켜 보았다.


조직노동 민주노총의 청년사업의 첫 출발


청년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 ‘전략조직화 사업’이란 말도 무거운데 ‘청년노동자’라는 말은 요즘 청소년, 청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민주노총의 청년노동에 대한 사업은 앞서 말한 것처럼 첫 삽을 뜨고 있다. 아니, 새롭게 집을 짓기 위해 도면을 그리고 있다고 해야 할 듯하다. 우선 산별 조직의 청년사업에 대한 고민을 진전시키고, 담당자 구성을 통해 조직의 골간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기초 공사라 생각하고 추진을 준비 중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약 43세이다. 전략조직화추진위원회 회의와 미조직 특별위원회 회의를 하면서 청년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출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퇴직하는 시기의 조합원 공동화를 우려한다. 조합원들이 퇴직하는 만큼 신규 조합원들이 들어오지 않는 점 때문이다. 신규 사원을 충원하지 않다 보니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맞물려 현장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 신규 인력을 계속 충원하지 않아 향후 5~6년 안에 조합원들의 거의 대다수가 정년퇴직하는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규 취업 경로 또한 비정규직은 공기업, 사기업을 가리지 않고 있다. 기간제, 시간제, 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는 현실 속에 사업장 내 청년 조직화사업은 곧 우리의 미래 사업인 것이다.

민주노총 산별 조직의 청년조직화 과제는 신규 취업자에 대한 조직과 기존의 청년 조합원에 대한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신규 취업자 조직은 산별 의제에 따른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금속의 공단 조직화 사업과 연계된 공단 내 청년조직화 사업,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단 내 청년 복지 공간이나 실업, 취업 알선 등과 관련된 고용 문제와 연관하여 조직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다. 서비스 연맹은 프랜차이즈, 유통 업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사업, 전교조는 신규 선생님들을 조직하는 사업 등 청년 조직화의 영역은 매우 방대하다.

산별 조직의 청년조직화 사업 중 주요 연계 사업으로 예비 노동자 사업이 있다. 2005~2008년 진행되었던 공공노조 보육 분과의 예비 보육노동자 강좌, 보건의료노조의 보건 계열 여름 학생 캠프처럼 노동조합과 취업 경로에 따른 유관 산별과의 사업을 통해 노동조합 확대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많은 사업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노동자 조직화 사업의 핵심은 바로 청년조합들이 조합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는 것, 그리고 청년조합원이 미조직 청년 조직화에 직접 나서는 것이다. 관계하는 세대가 비슷하다는 동질 의식은 편안함과 친숙함을 준다. 노동조합 활동이 재미있고 회의 날짜가 기다려지는 그런 노동조합을 만들기를 원한다면 청년노동자 조직화 사업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감히 말해 본다.

청년이 만들고 시작한 민주노총이 올해로 20주년을 맞고 있다. 이젠 장년, 중년이 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청년들과 어우러지고 청년 친화적 민주노총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청년 노동자 전략조직화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산별 담당자를 세우고 청년 사업의 고민을 진전시켜내는 것이다.


지역 청년노동 네트워크 구축


앞서 말한 것처럼 청년조직화 사업은 이제 첫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작년 하반기 집중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했으나 사업계획 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워크숍을 진행한 것이 그 나름의 진전이었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사업은 지역별 편차가 크다. 또한 대다수 지역 본부가 지역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애초 민주노총 사업계획은 민주노총 사업장으로 실습을 온 실업계 고등학생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해당 노동조합과 노동인권 교육 진행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사실 규모 있는 사업장이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업체는 소수의 학생들이 가는 경우라 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영세 소규모 사업장에서 실습이란 이름으로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들이 생애 처음 경험하는 노동이 고되고 힘들고 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에 선배 노동자로서 얼굴을 들지 못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100%는 아니더라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략조직화 추진위 회의를 하면서 서비스연맹 처장님이 마트 신입 조합원들과 만남에서 겪은 일화를 말씀해 주셨다. 한 신입 조합원이 고등학교 때 노동인권 교육을 받고난 뒤 사회에 나가면 꼭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갰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은 바로 미래를 위한 우리의 인프라 구축 사업임이 틀림없다.

민주노총의 청소년 노동 사업도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작년 진보 교육감의 대거 당선으로 지역 네트워크와 지역 본부의 결합력이 높이지고 있고, 앞서 진행한 지역을 거울삼아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노총의 역할에 맞는 사업 찾기를 모색하고 있다. 청소년 노동인권 워크숍을 통해 모인 동지들과 이후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민주노총의 청소년 노동에 대한 자리매김을 준비할 것이다.


“2004년 청소년 노동인권네트워크의 최대 고민은 당사자 운동이었다. 청소년들을 주체로 불러내는 일도, 청소년 노동자들을 ‘노동자’로 불러내는 일도, 모임을 만들어 내는 일도 어느 것 하나 결코 간단치 않았다. 최근 들어서야 청년유니온, 알바연대, 청소년유니온 등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열악하다. 민주노총과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할 일은 그들의 권리를 스스로가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조건들을 갖춰주는 역할을 해야 하며, 이들과 어께 걸고 함께 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워크숍 자료(하인호,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현실과 민주노총 과제〉) 


 ‘보호’가 아닌 ‘조직화와 연대’로 주체적 측면에서 노동권에 주목하는 것. 바로 청소년 노동인권 사업을 오랫동안 개척해 온 동지들이 누누이 당부하면서 하는 말이다. 청소년 노동을 대상화 해 보호나 교육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후 민주노총은 지역 청년 노동 사업을 통한 지역 청년 노동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사업할 예정이다. 예비 노동자를 위한 노동 교실, 청소년 노동 사업, 지역 청년노동 의제 사업, 최저임금 대응 등을 토대로 지역의 청년노동 사업을 펼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년노동은 다양하고 뿌리 깊은 연대를 통해


청년노동자 전략조직화 사업의 목표 중 하나가 청년노동자 조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단위들과 연계하여 조직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불안정 노동, 비정규노동, 저임금 노동을 대변하며 우리 시대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는 청년 노동조합으로 청년유니온과 알바노조가 있다. 작년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투쟁과 청년 이슈를 매개로 한 공동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였다. 올해도 최저임금 투쟁 등 공동 사업을 모색하는 것이 과제이다.

청년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준비하면서 해외 청년노동 문제에 관한 사례 글들을 접했다. 인상에 남는 것은 영국 TUC 노동조합의 사례였다. 1995년에서 2010년 사이 노동조합의 조직률 하락이 이어졌고 청년노동자의 경우 정도가 더 심했다 한다. 이에 청년 조합원 컨퍼런스, 청년 조합원 포럼을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수행하였고, 청년 실업에 반대하는 전국적 집회도 조직하는 등 적극적인 청년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다양하고 뿌리 깊은 네트워크가 부족하여 청년 문제에 대한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TUC의 사례는 청년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노동조합만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다양한 청년 조직들을 같이 주체로 세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조직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로 지금의 민주노총의 청년노동 사업이 나갈 방향을 말해 주고 있는 듯했다. 가맹, 지역 본부의 청년 사업 담당자, 청년 노동조합, 청년·학생 등 다양한 청년 주체들의 깊이 있는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청년노동 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응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이후 방향과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이후 조직화 전략도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투쟁하는 민주노총, 투쟁하는 청년 노동자


민주노총 신임 집행부는 ‘장그래 살리기 총파업’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결의하고 조직해 나가고 있다. 민주노총 신임 비정규미조직실장이 인사말로 우리에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땅콩을 봉지 째 주었다고 비행기를 회항시킨 조현아의 갑질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박창진 사무장의 용기에 감동의 응원과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5대 재벌 현대자동차의 불법에 맞서 온몸 내던지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관심조차 없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바꿔 낼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 우리는 승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우리 시대의 장그래는 차별의 상징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도 없는 비정규직 신분제도의 낙인이다. 장그래에게, 청년에게 노동조합이 있어야 바로 우리 승리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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