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식]광주/대전/부천/서산/아산/안산/울산북구/충남

by 센터 posted Aug 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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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 알기 쉬운 노동 상식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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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연습 한 번만 더 하고···.” “다시 할게요.” “너무 어색하다. 이렇게 하는 것 맞아?”

6월 어느 날,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상담실 안의 모습이다. 평소라면 사람들 앞에 서서 카리스마를 뽐내며 열변을 토하셨던 분들이다. 그것도 수십 번, 또는 수백 번을. 눈을 감고도 머릿속 지식만으로 몇 시간은 족히 노동 관련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분들이 겨우 10분짜리 교육을 하는데 쑥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올해 초 광주센터 교육 사업 논의를 위해 지역 노동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 본래는 연속 대중강연을 논의했지만, 아시다시피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사업을 연기하느냐 다른 방법을 찾느냐, 중단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했다. 혹시나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어떤가 했을 때 “그건 아니다.”고 가장 먼저 말할 줄 알았던 한 강사님의 “그거 괜찮겠다.”는 의외의 한마디 반응에 교육 사업은 온라인 영상으로 선회했다. 

강사진 앞 청중은 작은 캠코더 한 대뿐이다. 이 외로운 관객 앞에서 강사님은 친절하게 근로기준법, 임금, 해고, 산재, 노동조합 등 노동자들이 알면 좋은 노동 상식을 설명한다. 어색함과 침묵으로 이루어진 부분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편집되어 매주 하나의 영상이 온라인에 배포되고 있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만든 것이 아니라서 부족함 투성이다. 하지만 강사들에게도, 센터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되어 의미가 있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이 영상을 찾아오는 게 신기하다. 그만큼 이런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곳곳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우리의 시도가 조금이나마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 광주지역 아파트 청소미화원 고용실태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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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깨끗한 삶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노동도, 쉼터도 깨끗함 뒤로 숨겨져 있다. 광주지역 아파트 청소미화 노동자가 2,500여 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광주센터는 그들의 고용 및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 

청소미화원은 고령 여성들의 대표적 직종으로 응답자의 94.2%가 여성이며 5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82.6%가 ‘용역회사 위탁관리’를 통해 고용되어 있었다. 40% 이상이 현재 아파트에서 4년 이상 일했지만 매년 근로계약을 1년씩 갱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든 응답자가 ‘휴게공간이 있다’고 답했지만 53.6%가 지하에 있어 습하고 쾌적하지 못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휴게공간,최저임금, 고용 불안, 치료비 자부담등 상황 속에서 58.5%가 당사자 단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의 노동은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며, 처우 개선과, 입주민의 인식 향상이 필요하다.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


○ 미조직 노동자 노동인권 ‘한밥’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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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생활하는 마을 주민 활동가와 함께 마을에 있는 소규모 사업장 미조직 노동자에게 한 끼 도시락을 나누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마을 활동가가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서 경비 노동자, 배달 노동자, 요양보호사, 소규모 공장 종사자 등 마을 곳곳의 작은 사업장 노동자를 만나 한 끼 식사와 함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가 소외받지 않고 마을에서도 당당한 주인으로 함께하고 마을 활동가는 노동인권 감수성을 높일 수 있어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데 큰 의미가 있다.


○ 대덕구 공동주택 경비실 미니태양광 보급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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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 관내 공동주택 경비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대덕구청, 주식회사 대청이엔지, 대전충남녹색연합, 에너지전환 ‘해유’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주택 경비실 50곳에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니태양광 설치 자부담 비용을 센터에서 부담해 경비초소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할 수 있어 경비 노동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지역 사회가 함께하여 경비 노동자 권익 보호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으로 ▲공동주택 절전, 에너지 효율화 등 에너지 전환 행정에 대한 상호협력 ▲공동주택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의 홍보 및 교육에 관한 상호협력 ▲공동주택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의 환경·사회적 가치 확산에 관한 상호협력 등의 내용을 담았다.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일하는 사람도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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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노동자 모임

부천센터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후 3시 아파트 경비 노동자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내 아파트 경비원 모임 구성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8월부터는 부천아파트경비원모임에서 회원가입 원서를 마련하여 회원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아파트 경비 노동자 및 휴게시설 실태조사

부천시 관내 187개 의무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관리사무소, 경비원, 미화원 노동 실태조사 및 휴게시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휴게실 개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홍보 포스터 배포 

‘입주민과 아파트 노동자 모두 행복한 아파트’ 홍보 포스터 및 게시판용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 부천시 제조업 실태조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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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천센터는 2020년 정책연구사업으로 부천지역 제조업 노동자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태조사는 부천시흥김포지역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아파트형 공장, 산업단지 등에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9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11월에는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 중대재해 유가족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_안전사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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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목요일,  17시부터 21시까지 서산호수공원 분수대 광장에서 충남인권센터, 충남노동권익센터,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와 함께 충남도민 인권의식 설문조사와 각 센터 홍보, 무료 노동법률 상담을 진행했다.

이동 상담을 마치고 이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세종충남운동본부와 함께 ‘중대재해 유가족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_안전사회를 말하다’를 진행하였다. 토크 콘서트는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최진일 대표의 진행과 임정득 가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수의 공연,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이준석 님, 플랜트 노동자 홍명기 님,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 이백윤 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운동본부 정재현 님, 산업재해 피해자 모임 ‘다시는’ 강석경 님이 함께 출연해 ‘노동자와 시민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법, 최고경영책임자의 처벌, 기업 자체에 대한 처벌, 공무원의 관리 감독 책임, 산재 사망은 살인이다’라는 5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산지역에도 많은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더 많은 비정규 노동자와 서산 시민들이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누구도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자는 취지로 행사를 준비했다. 매우 무거운 주제이기에 음악과 이야기로 서로에게 위로를 나누고 싶어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했다.

서산센터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세종충남운동본부와 함께 법 제정 촉구 각 단체 성명서 발표, 도심 선전전 및 서명운동, 법안 해설 및 교육 등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노동자, 시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 당연한 바람을 또다시 다 같이 바래본다.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 무료 노동법률 강좌 무사히(?) 진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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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매주 화요일 19시부터 2시간씩 무료 노동법률 강좌를 4강으로 진행했다.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등 방역 조치와 수강 인원을 제한하여 거리 두기를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강의마다 많은 노동자와 아산시민이 참여했다. 

1강과 2강은 ‘임금 제대로 알고 받자’와 ‘코로나19 노동 현장에서 알아야 할 노동법’을 주제로 진행했고, 3강은 ‘유익한 생활법률’이라는 내용으로 진행했다. 상속, 이혼, 주택/상가 임대차보호법 등 실생활에 밀접한 내용으로 구성해 수강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마지막 4강은 성공회대 하종강 교수의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노동’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는 국내외 정세 속에 노동자들의 고용 변화와 그에 따르는 정부의 역할, 그리고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목소리가 높아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1~3강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충남사무소의 노무사, 변호사들이 수고해주셨다.


○ 아산시민 노동자를 위한 무료 노동법률 상담 진행 중


3월부터 진행하려던 무료 노동법률 상담을 코로나19로 인해 5월부터 늦게 시작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아산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매월 2회씩 진행하고 있는데 7월은 혹서기라 센터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센터에는 아직 상근노무사가 없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충남사무소의 노무사, 변호사들과 함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급휴직과 해고가 노동 취약계층으로 대변되는 단시간, 기간제, 도급, 하청 노동자들에게 집중 발생하고 있다. 상담은 12월까지 이어지며 1년 통계를 바탕으로 다음 사업계획에 반영하기도 한다. 아산센터, 당진센터, 서산센터, 충남노동권익센터, 민주노총 충남본부는 상담내용을 구글 프로그램에 취합해 충남의 노동 상담 유형과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내용을 공유함과 함께 사업으로 연계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은평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 아산시민과 함께한 청소년노동인권지킴이 양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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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에는 10개 고등학교가 있다. 아산센터는 2016년부터 해마다 8개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 상담과 노동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지킴이들은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상담과 노동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센터의 청소년 노동인권 사업에 결합해 활동하고 있다. 처음 3개 학교로 시작했으나 대상학교가 증가하면서 지킴이단 확대가 필요하게 되어 센터에서 최초로 지킴이 양성과정을 진행하게 되었다. 양성과정은 지난 6월 3일부터 6월 17일까지 총 10강에 걸쳐 진행했다. 양성과정 내용으로는 한국의 노동역사,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인권, 노동자의 이해와 관점, 청소년에 대한 공감과 상담기법, 노동법 등으로 청소년 노동인권 상담과 교육에 필요한 내용으로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양성과정 주제를 하나씩 정해 강의 시연을 하고 피드백을 통해 교육과 교수법을 수정했다. 양성과정은 처음에 15명이시작해 8명이 수료했다. 청소년 노동상담, 교육에 대한 강사단 확보와 아산시민들의 주체적 참여로 청소년의 이해와 권익 보호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 코로나19로 인한 안산시 노동환경 변화 실태조사 결과 보고 및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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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수) 오후 2시 안산시의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안산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보고 및 토론회’를 개최한다. 센터는 지난 6월 안산시 노동자 및 구직자 1.900명, 50인 미만 사업주 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로 인한 노동 조건과 경영 조건 변화를 조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안산시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 한도병원 부도, 제조업 중견사업장 폐업 등 다양한 지역 현안들로 안산시민의 고용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어 지역 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모색한다.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


○ 8기 안산노동대학 ‘세계의 노동을 만나다’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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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안산노동대학 ‘세계의 노동을 만나다’를 개강한다. 이번 노동대학은 9월 2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전체 11강으로 구성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0인씩 4그룹으로 나누어서 온라인 강좌를 실시간으로 함께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강좌는 ‘코로나 특집’으로 기획하여 코로나19로 마주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성찰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대응, 노동계 전반과 위기업종을 위한 대안들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울산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 학교 급식 노동자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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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학교 급식실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사업을 해오고 있다.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사업은 외부 전문가가 와서 작업환경을 평가하고 개선해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함께 토의하여 자신들의 작업과 작업환경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도록 돕는 사업이다. 

다른 급식실에서 활용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그것으로부터 좋은 아이디어와 자극을 받아서 능동적으로 급식실의 개선점을 찾도록 돕는데 ① 거창하지 않은 아이디어와 재료를 사용하고 ② 비용이 적게 드는(또는 안 드는) 개선 방법을 먼저 제안하며 ③ 아주 작은 개선에서 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참여형 방식은 대책 제안 점검표(우수사례 목록집), 그룹 토의, 현지 개선사례(사진), 네트워크화(우수 개선사례 공유)라는 도구를 활용한다. 

문제점을 찾아내기보다 잘하고 있는 것을 먼저 칭찬하고, 참가자들이 낸 아이디어와 개선 방법을 스스로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는데, 함께 결정하고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어서 개선 결과에 대한 만족도와 자긍심이 높다. 

지난 2년간 14개 학교 급식실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였고, 2019년에는 울산광역시 교육청과 MOU를 맺고 안전보건 교육 시간에 워크숍을 진행해오고 있다. 8월 7일, 신복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올해는 6개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과 참여형 작업환경 개선을 할 예정이다.


○ 울산광역시 북구 취약 노동자 건강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지난 6월 22일, 우리 센터가 2014년부터 진행해온 소규모 사업장 및 취약 노동자 건강지원사업의 성과로 조례가 만들어졌다. 축하해주세요.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


○ 지역 공동사업으로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 긴급 상담전화 사업’을 준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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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장마가 48일째 지속된다는 보도다. 역대 최장인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 긴 장마가 시작되기 전 기상청의 예보는 다음과 같았다. 

“올여름 기온이 평년 대비 0.5~1.5℃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폭염일수는 20~25일로 평년(9.8일)이나 작년(13.3일) 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컴퓨터로 무장한 기상청 일기예보가 이 정도로 틀릴 만큼 날씨는 여전히 ‘혼돈’의 영역이다. 초깃값의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그 결과는 예측 불가능할 만큼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나비의 날갯짓’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재하는 변수가 된다. 

코로나 19도 그렇지만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이런 일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때 우리는 이것을 재난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재난의 영향은 얼핏 무작위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분명한 규칙을 갖는다. 그 규칙은 이 사회에서 누가 약자인지를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기생충〉의  홍수 시퀀스는 그저 영화적 과장만은 아니다. 


충남에서는 지난 6월, 지역 노동단체들이 모여 올여름 폭염을 걱정했다. 그 폭염 속에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을지 모를 노동자들을 위한 사업을 고민했다. 지난 6월 9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장시간 냉각장치 수리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측정된 현장 온도는 43℃였다. 이 사건은 그런 고민을 더욱 촉발했다. 그래서 함께 가칭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 긴급 상담전화’를 운영하기로 했다. 현수막을 게시하고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상담 메뉴얼을 준비했다. 이주 노동자를 위한 번역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창문을 열었을 때 우리가 확인한 것은 작열하는 태양이 아니라, 쏟아지는 장대비였다. 


물론 외부적 온도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온열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길지는 않겠지만 장마 후 불볕더위를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힘은 좀 빠지지만 준비했던 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새움터)에서는 안내서와 교육을 준비하고, 아산, 서산, 당진 비정규직지원센터와 충남노동권익센터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캠페인과 홍보사업을 진행한다. 아산과 홍성의 이주센터에서는 이주 노동자를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지역 노동자를 위해 힘을 모아 기획과 실천을 함께한다는 사실도 보람된 일이다. 


한편, 이번 장마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심지어 목숨을 잃었다. 평택에서는 산사태로 노동자 세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춘천 의암댐 사고로 희생된 이들은 춘천시 소속 공무원 노동자와 기간제 노동자들이었다. 이천의 한 면에서는 이재민이 100여 명 발생했는데 이들 중 80% 이상이 이주 노동자들이었다. 피해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집중된 이유는 이들이 하천부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이렇듯 재난은 불평등하다. 


더욱 안전한 사회, 평등한 사회로 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면 그 방향은 무엇이어야 할까? 코로나19를 통해, 폭염을 통해, 홍수를 통해 우리는 인프라와 시스템의 개선 못지않게 권리의 부재, 권리의 불균등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절박한 심정으로 확인한다. 권리는 제도로 성문화되고 시스템과 인프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자에 앞서 집단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춘천에서 하위직 공무원과 노동자들이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다면, 지난 6월 9일 당진에서 쓰러진 노동자가 휴식을 포함한 적절한 예방조치를 요구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고용노동부가 비닐하우스는 기숙사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단속하게 강제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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