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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고 일하고싶다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또 한 명의 사내하청노동자가 죽어 나갔다
살얼음 걷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조선소 노동자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어쩌면 우린 죽음에 면역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윤 극대화에 눈 먼 자본가들 저들은 입만 나불거리며 다그치고 우린 몸으로 때우며 다치거나 죽임 당하면 값싼 중고기계 부품 값으로 계산되어 기억에서 멀어져간다
며칠만 지나면 죽은 사람이 참 안됐구먼 에이 죽은 놈만 불쌍하지 슬픔은 잠시 뿐, 죽음의 마무리 조건인 보상액수에 대한 얘기만 오고가고 안 봐도 뻔하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
오늘도 노동자 죽음을 뒤로 한 채 우리가 만든 배 명명식을 하면서 휘황찬란한 식장에는 높으신 나리들 손뼉 치는 소리와 뱃고동 소리는 하늘을 찌른다
저 배 어딘가에는 죽어간 동료의 땀 냄새가 배어 있는데
ⓒ현중사내하청지회 김백선사무장과 조합원, 현대미포조선 현장투 김석진의장 추도발언 <현중 고 이종백 노동자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