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문자 한통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있다. 잡담을 했다는 이유로,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그 해 7월 노동조합으로 뭉쳤고, 8월 24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현장점거 파업농성, 삭발, 세 차례의 고공농성, 두 차례의 여당 원내대표실 점거, 94일간의 단식농성을 거쳐 2010년 11월 1일에 회사와 합의를 했다. 지난 5월 2일 다시 기륭전자(현 기륭이앤이)로 복귀한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 이들이 현장으로 복귀하기까지 2,809일이 걸렸다.
복귀를 앞두고 회사에서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 조합원 10명이 들어와도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륭분회 조합원의 현장복귀는 단순한 복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1,895일간 싸웠던 기륭분회 노동자들의 발걸음은 비정규문제의 심각성을 온 세상에 알려냈고, 불법파견과 간접고용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들의 투쟁은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와 연대를 받았으며, 많은 이들의 힘을 모아 쟁취한 최종합의안은 ‘사회적 합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륭분회 노동자들의 복직은 부당한 해고와 탄압에 맞서 끈질기게 싸워온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자랑스럽고, 소중하다. 그렇기에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기륭분회 조합원들의 현장복귀를 가슴 깊이 환영한다.
아직도 쌍용자동차, 코오롱, 전북고속, 재능, 골든브릿지, 현대자동차 등 많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투쟁하는 이들에게 기륭분회 조합원들의 복직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기륭분회 조합원들이 비정규문제를 공론화 시켜냈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은 많다. 그리고 기륭분회 조합원들은 회사와 합의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비정규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역시 함께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