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갑질과 부조리로 죽임을 당한 문중원 기수,
죽음마저 갑질 당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 죽이는 공공기관, 정부도 공범입니다.
대통령이 나서야 합니다.
한국마사회의 또 다른 이름은 흔히 복마전이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수많은 비리의 온상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개 사기업도 아니고, 대한민국 공기업이 복마전이 돼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입니까. 더욱이 그 복마전 마사회에서, 한두 명도 아니고 벌써 일곱 명째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두 명씩 죽어갈 때 실질적인 사용주인 마사회와 감독 책임자인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했다면, 구조를 제대로 바꾸었다면 또 다른 죽음은 없었을 것입니다.
마사회가 이 죽음의 주범입니다. 경마기수와 말관리사들에 대한 모든 권한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마사회가 7명을 죽인 것입니다. 마사회는 마사회장 면담을 요구하는 유족들을 경찰을 앞세워 가로막고, 몸싸움 과정에서 고인의 부인을 밀쳐 넘어뜨리고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고 목을 조르기까지 하는 천인공노할 패륜까지 저질렀습니다.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사죄하고 책임자 처벌과 제도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마사회가 교섭자리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고인의 유서를 들먹이며 정당성을 운운합니다. 다단계 하청구조도 모자라 노사관계를 부정하며 개인사업주 운운합니다. 통제하고 갑질할 땐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던 마사회가, 책임져야 할 일에는 개인사업주 운운합니다. 이런 태도의 마사회가 설 전 해결을 위해 교섭에 성실하게 나설 리 없습니다. 그저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 교섭을 공전시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교섭 중임에도 동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 기수들을 협박하고, 인지수사를 하겠다면서 개개인에게 출석통지서를 보내는 등 노조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 죽음의 공범입니다. 이 정권이 출범한 뒤 사망한 희생자만도 네 명입니다. 그런데도 마사회장을 임명한 청와대는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사회의 관리감독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적폐에 대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의 갖가지 핑계를 내세워 설립신고를 보완하라며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고인이 마사회의 구조적 비리를 고발하며 목숨을 끊은 지 두 달이 다 돼가고, 가족들이 차디찬 서울 길바닥에 스스로 나앉은 지도 한 달이 되어가는데, 설 전까지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는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시민사회가 설 전 해결을 촉구하며 4박 5일 동안 땅바닥을 기며 배밀이 기도로 과천 경마장에서 청와대까지 왔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경찰의 근거도 명분도 없는 공무집행을 빙자한 행진 방해였습니다. 무관심과 방치도 모자라 경찰 폭력과 근거 없는 공권력으로, 절규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두 번 세 번 짓밟았습니다.
그 가족들이 청와대가 지척에 바라다 보이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매일 대통령에게 SNS 메시지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50여 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여덟 번째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까?
더 이상은 안 됩니다.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한국마사회는 유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합니다.
마사회 비리의 피해자인 고인의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피해보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민사회를 대표한 우리 참여자들의 요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더 이상 시민사회를,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람 죽이는 공공기관을 50여 일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셨습니까’라는 말이 튀어 나옵니다.
우리 시민사회는 강력히 요구합니다. 설 전 해결을 위해, 제8의 문중원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청와대가 나서십시오.
- 사람 죽이는 공공기관 대통령이 책임져라!
2020년 1월 22일
한국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설 전 장례 성사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
[기자회견 참여 단체 및 사회원로명단]
1. 참여 단체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생명안전 시민넷,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일과 건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평등노동자회,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정의당 노동운동본부,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민주언론시민연합, 원불교인권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천주교예수회사회사도직위원회, 천주교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가톨릭 예수회, 데모당,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노동건강연대, 건강한노동세상, 경북노동인권센터,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노동당, 노동해방투쟁연대,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라이더유니온, 마산창원산재추방운동연합,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민중당, 박영진열사추모사업회, 반올림, 발전비정규연대회의, 보건의료학생 매듭,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사회변혁노동자당, 새움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일과노래, 주권자전국회의, 청년전태일, 촛불교회, NCCK인권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민예총,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향린교회, 형명재단, 노동당 부산시당, 노사과연 부산지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부산지부, 부경울열사회, 부산공공성연대, 부산교육희망넷, 부산녹색당, 부산민예총, 부산민중연대, 부산시민연대, 부산지역공공기관노동자협의회, 부산참여연대, 부산학부모연대, 평화통일센터, 문화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전태일재단, 국제민주연대,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원, 인권운동사랑방, 자유언론실천재단, 4월혁명회 / 전체 87개
2. 참여 사회원로중진 명단
강남훈(한신대), 강내희(중앙대 명예교수), 고영구(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곽노현(전 서울시 교육감), 권낙기(통일광장 대표), 강만길(고대 명예교수), 고성휘(목민사목연구소소장), 고은광순(평화어머니회), 권영국(변호사),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권오헌(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정숙(자유언론실천재단이사), 권형택(전 민청련동지회회장), 김갑배(변호사), 김경호(목사), 김귀옥(전 민교협 상임공동의장), 김근자(수녀), 김민웅(경희대 교수), 김병상(신부), 김병오(전 민추협 위원장), 김삼열(독립유공자회 대표), 김삼웅(전 독립기념관 관장). 김상준(경희대 교수),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김성복(목사), 김성환(신부), 김세균(서울대 명예교수), 김승균(민주평화노인회 이사장), 김승호(사이버노동대학 이사장), 김영호(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옥녀(수녀), 김용수(신부), 김율옥(수녀), 김정대(신부), 김정욱(신부), 김정헌(4.16재단 이사장),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언론인, 동아투위), 김주언(언론광장 대표), 김준기(전 신구대 교수), 김중배(전 MBC 사장), 김태동(성균관대 명예교수), 김학민(전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김호철(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노정선(연대 명예교수), 남상헌(민주노총 지도위원), 단병호(평등사회노동교육원 대표), 두시영(민미협 회장), 림구호(민청학련계승사업회), 명진(스님), 문규현(신부), 문정현(신부, 4.9통일평화재단 이사장), 민정기(화가), 박계현(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박래군(인권재단 사람), 박불똥(화가), 박상훈(신부),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석운(한국진보연대 대표), 박순희(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위원), 박승렬(NCCK인권센터 소장), 박연철(변호사), 박재동(만화가), 박중기(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연대 명예의장), 박종렬(목사), 박치관(민주인권평화재단준비위원회),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배다지(민족광장 상임대표), 배은심(전 유가협회장),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백승헌(변호사), 법안스님, 서관모(충북대 교수), 서광선(목사), 서상섭(전 국회의원), 손미희(한국여성연대 전 대표), 손혁재(경기대 교수), 손호철(서강대 명예교수), 송두환(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송주명(한신대 교수), 신경림(시인), 신학림(전 미디어오늘 대표), 신학철(화가), 신형식(전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신철영(경실편 대표), 신필균(우분투재단 이사장), 안병욱(가톨릭대 명예교수), 안재웅(목사), 안정호(신부), 안충석(신부), 양규헌(노동자역사 한내 대표), 양길승(6월 민주포럼 대표), 양춘승(사회투자포럼대표), 염무웅(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염성태(전 노후희망유니온 위원장), 오세일(신부), 오세철(연세대 명예교수), 우희종(서울대 교수), 유영표(전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유홍준(명지대 교수), 윤경로(전 한성대 총장), 윤석인(전 희망제작소 대표), 윤승길(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 이광일(목사), 이길재(통일농수산 대표), 이덕우(변호사), 이도흠(한양대 교수),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이부영(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부영(전 전교조 위원장), 이삼열(대화아카데미 이사장), 이선종(원불교 교무), 이수호(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애주(서울대 명예교수), 이요상(문화공간 온 대표), 이장희(외대 명예교수), 이창복(6.15남측위 상임대표), 이종헌(민미협 전 회장), 이철(민청학련계승사업회 대표), 이주형(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한용(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해동(목사), 이해학(목사), 이호윤(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임동확(시인), 임미정(수녀), 임수진(국민농업전북포럼), 임순혜(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임옥상(화가), 임재경(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임진택(판소리 명창), 임진철(목사),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유남영(변호사), 장남수(유가협 대표), 장순향(민족춤협회 대표), 장임원(중앙대 명예교수), 장회익(서울대 명예교수), 장준영(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정대영(송현경제연구소장), 정동익(4월혁명회), 정병문(서울대민주동문회 공동대표), 정의헌(전 노후희망유니온 공동위원장), 정연순(전 민변 회장), 정재돈(전 가톨릭농민회 회장), 정지영(영화감독), 정진우(목사), 정태효(목사), 정현찬(전 카톨릭농민회 회장), 조돈문(노회찬재단 이사장), 조성우(겨레하나 이사장), 조세열(민족문제연구소), 조순덕(민가협), 조영선(전 인권위사무총장), 조헌정(목사), 조현철(신부), 조희주(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주재환(화가), 천영세(전 민주노동당), 청화스님, 최갑수(서울대 교수), 최민화(전 민청련), 최병모(전 민변 회장), 최성주(미디어개혁시민넷 공동대표), 최열(환경재단 이사장), 최영민(신부), 최윤(강원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 최형묵(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홍대(신부), 최창의(고양시 전교육위원), 최태욱(교수), 한도숙(전 전농의장), 한봉열(수녀), 한승헌(변호사, 전 감사원장), 한충목(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한택근(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허상수(한국사회과학연구소장), 허영구(평등노동자회 대표), 현기영(소설가), 현상윤(자유언론실천재단), 홍세화(노동당 고문), 현이섭(해직언론이협회 대표) / 전체 188명